계속해서 사망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원인 미상 폐질환 환자들이 집중적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서울아산병원(원장 박성욱)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서울아산병원을 찾지만 원인 파악이 안되는 상황에서 사망자가 또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새벽, 원인미상 폐질환으로 서울아산병원에서 집중치료를 받던 36살 산모가 사망했다.

이 산모는 처음엔 가벼운 기침증상을 보이다가 갑자기 폐가 딱딱해져 강제출산을 했고, 지난달 폐이식까지 받았다. 그러나 폐이식 후 급성 거부반응에 뇌출혈 합병증까지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치료를 행했지만 결국 사망에 이른 것이다. 이로써 지금까지 이 같은 폐질환으로 사망한 산모는 4명에 이른다.

또 현재 서울아산병원에는 같은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한 명 더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폐섬유화 증상을 보여 입원한 환자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확인된 원인 불명 폐렴환자 중 두 명을 제외한 전원이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 등에서 치료받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대부분의 환자가 우리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면서 "첫 집단 발병사례로 알려진 모녀도 입원해 있다. 어머니는 11일, 딸은 9일 부산의 대형 병원에서 우리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 원인을 알 수 없는 이번 질환의 '집중 치료병원'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질병관리본부에서 특별히 환자들을 서울아산병원으로 안내하지 않는데도, 환자들은 여전히 이 곳으로 몰리고 있다.

처음에는 우수한 의료진과 시설 때문에 환자들이 아산병원을 찾았지만, 현재는 지금까지 비슷한 증상을 보인 환자들이 모두 이 곳에 모여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일로 우수한 의료진과 시설에 대한 세간의 인식을 확인했다고 해도 서울아산병원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병원은 거의 모든 인터뷰도 사양하는 등 신경이 곤두서 있다.

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료진의 어깨가 매우 무겁다.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기 때문에 병원으로서는 무척이나 조심스럽고 긴장된다"고 병원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임산부와 가족 간 또 다른 발병 사례로 알려진 모자(母子)는 현재 신촌과 강남 세브란스병원에서 각각 치료를 받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두 환자 다 신촌에서 치료를 받다 어머니는 폐이식이 가능한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돼 지난 11일 폐이식을 받았다”면서 “두 살 난 아들은 신촌에서 치료 중이다”고 밝혔다.  /메디칼트리뷴 기사제휴 데일리메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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