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가 '고난이도 조제료'라는 회심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부의 조제료 인하를 막을 수 없다면 또 다른 보상 기전이라도 찾아야 한다는 의지의 발로로 풀이된다.

대한약사회(회장 김구)는 최근 '고난이도 조제료' 신설에 주안점을 둔 약국 수가 재검토 연구용역 발주를 결정했다.

이번에 약사회가 진행하려는 약국 수가 구조 개편은 ▲약국관리료 ▲조제기본료 ▲복약지도료 ▲조제료 ▲의약품관리료 등 총 5가지의 수가를 재분류하는 가운데 조제시간 및 강도, 방식 등에 따른 수가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조제에 있어 고난이도인 경우 보상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약사회 내부적으로는 예전부터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약 1정을 조제할 때와 1/2정으로 조제할 때 그리고 가루약이나 시럽 등의 조제, 하루 치, 삼십일 치의 약 조제의 경우 노동력 차이가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수가 보상의 적절성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이번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현재의 조제료를 평균값보다 더 인하되는 부분과 인상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연구용역과 관련해 “대한의사협회에서 수가 인상을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이 같은 상황은 지난 달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약국 조제료와 관련 병·팩 단위의 조제료 산정 기준 개선 시 낱알모음포장도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건복지부에 전달한 것에 대한 반격이라는 일각의 시선이 있다.

즉 조제료 인하 주장과 그 반대의 주장이 부딪히게 된 것이다.

이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본다면 정부의 수가에 대한 지적이 있는 상황에서 우리로서는 연구용역을 통해 합리적인 정보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만큼 이번 연구용역은 조제료에 대한 내부적인 자료를 갖고 있자는 취지다.

그는 “정부와의 협상이 있을 때를 대비해 수가에 대한 근거 자료가 필요한 것 아닌가”라며 “그러한 점은 의협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현재 의협과의 수가 싸움은 내부 분란만 일으킬 뿐”이라며 “건보재정의 ‘파이’를 높이기로 뜻을 모아야하는 상황에서 맏형 격인 의협이 중심을 이끌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11일 오후에 진행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상정됐던 병·팩 단위 약제 조제료 등의 산정기준을 개선하는 ‘약국 수가 산정기준 합리화 방안’과 5가지의 약국 수가에 대한 단순화 방안 등은 이 달 안에 소위원회를 거쳐 건정심에 재상정하기로 결정됐다.  /메디칼트리뷴 기사제휴 데일리메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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