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국가임상시험사업단이 발족한지 6년. 그동안 총 15곳의 임상시험센터를 설치하고 투자를 하면서 국내 임상시험 사업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2005년 임상시험 실시 건수 30위에서 2010년에는 13위로 껑충 뛰어올라 국가임상시험사업단의 혁혁한 업적이 고스란히 데이터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데이터는 빛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가임상시험사업단 신상구 단장은 일부 기자들과 만나 현재의 한국 임상시험 실시건수는 2007년을 기점으로 크게 늘지도 줄지도 않는 답보 상태에 있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임상시험 건수는 그대로인데 순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 신 단장은 "이는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라 여러가지 국제적 상황에 따라 다른 나라들이 임상시험을 잘 못하기 때문"이라며 장밋빛 데이터를 경계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가파른 순위 상승으로 한국이 이제는 임상시험 수준이 국제화됐다고 안심해 더 이상의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 자칫하다 지금까지의 지원이 헛수고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 단장은 "임상시험사업은 서비스 산업이다. 그런만큼 임상시험 인프라 구축은 지속적인 투자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면 지속적인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몇년간 우리나라를 벤치마킹해 간 일본이 최근들어 신 5개년 임상시험 계획을 발표하면서 엄청난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전국 30곳의 임상시험센터를 선정해 메인(main)과 코어(core)로 나누고, 2012년에는 이 가운데 글로벌센터 5곳을 선정 연간 50억엔(한화 500억원)을 투자한다는 것이다.

중국 역시 전국의 각 병원에 꾸준하게 투자하고 있다. 신 단장에 따르면 현재의 추세로 보면 중국이 엄청나게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임상시험사업단에서도 핵심역량강화(임상시험 2단계 발전전략) 기획연구안(가안)을 제시했다.

기존 3, 4상 임상시험 비중이 과다하고 각 국의 경쟁적 지원에 임상시험 주 무대가 미국과 유럽에서 아시아 남아메리카로 이동하는데 따른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신 단장은 "과거 임상시험사업에서 황금기를 구가했던 호주가 한순간의 정책 실수로 지금은 맥을 못추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임상시험사업의 존폐 여부는 정부의 과감한 투자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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