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을 대상으로 먼저 시범사업을 검토하는 등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와 일차의료활성화를 위한 '전담의제 도입'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에 이미 이환됐거나 이환 가능성이 있는 노인들을 지속적으로 관리, 과도한 입ㆍ내원 및 불필요한 고가 의료기기 사용을 방지해 건강보험 재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또 대형병원으로 경증질환자가 쏠리는 현상을 해소, 동네의원을 살리자는 취지에도 부합된다.

24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안정화와 종별기능 재정립을 위한 방안으로 '노인전담의제 시범사업'을 검토 중이다. 조만간 사업모형, 표준서비스 및 진료지침, 지원체계, 인센티브 등 구체적인 제도를 설계해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시범사업은 고혈압과 당뇨 등 이상 만성질환을 가진 65세 이상 노인은 동네에 전담의사를 지정, 진료를 받는 것이 골자다. 평소에는 건강상담을 받고 병이 생기면 진료를, 병이 심각할 경우 상급 병원에 진료의뢰를 하게 된다.

앞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건강보험 재정안정을 위한 중장기 대책 중 하나로 외래부문 노인전담의제를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복지부는 건정심 제도개선소위원회보다는 의료기관 기능재정립TF와 일차의료활성화협의회 등에서 세부 논의를 거친다는 계획이다.

의료계 일부에서 '일차의료 전담의제'에 대해 주치의제도의 전 단계로 인식,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는 점은 걸림돌이다. 실제 전국시도의사회장단에서는 '전담의제'에 대해 논의를 중단키로 의결하기도 했다.

2009년 기준 65세 이상 건강보험 적용 인구가 사용한 진료비는 총 12조원으로 전체 건강보험 급여비의 32.3%를 차지했다. 특히 이들의 진료비 사용은 2003년 이후 연평균 18.8%씩 증가하고 있으며 입원ㆍ내원 등 의료기관 이용 빈도도 연평균 11.3%씩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입원을 통해 가장 많이 치료받은 질환은 백내장과 수정체 기타장애였으며, 뇌경색증, 폐렴, 골절 순이었다. 만성질환, 고비용 질환으로 알려진 치매와 당뇨병은 각각 7, 8위에 올랐으며 특히 치매는 1인당 진료비가 704만으로 노인 다빈도 질환 중 진료비가 가장 높았다.

이에 따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도 보고서를 통해 "전담의사제를 통한 일차진료(primary care)는 노인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동시에 의료비 제출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노인전담의제는 일차의료 활성화 등을 위해 제시된 많은 제도 가운데 선별된 방안 중 하나"라며 "아직 확정사안은 아니지만 올해 안으로 정책의 방향성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노인전담의제 시범사업 시행여부도 내달 중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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