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맨체스터-자살기도자의 대부분은 사망하기 전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지만 응급실에서는 자살하는 사람을 미리 파악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맨체스터대학 다미안 다 크루즈(Damian Da Cruz) 교수가 Emergency Medicine Journal에 발표했다.

교수는 또 "이러한 환자 대부분이 응급실 치료를 받은 그 해 자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살기도자 10명 중 4명이 진찰받아

잉글랜드와 웨일즈에서는 매년 약 5천명의 자살자가 발생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한편 지금까지 연구에서 응급실은 자살 경향이 있는 환자를 발견하는데 중요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 크루즈 교수는 2003~05년에 자살하고 사망 전 12개월 이내에 정신치료를 받은 286명을 대상으로 잉글랜드 서북부 지역 병원의 응급실 기록을 검토했다. 총 38개 병원의 응급실 데이터가 평가됐다.

분석 결과, 자살기도자 286명 가운데 124명, 즉 10명 중 4명이 사망한 해에 응급실에서 1회 이상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124명 중 35명(28%)는 사망한 해에 응급실을 3번 이상 다녀갔다.

응급실을 자주 가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마지막 응급실 진찰 후 상당히 빨리 자살했다.

자살기도자의 반수 이상(55%)이 사망 당시에 실업 또는 장기 병가 중이었다. 대상의 평균 나이는 47명(19~95세)이고 남성이 여성보다 약 2배 많았다.

5명 중 1명이 이전에 정신분열증 등의 망상성 장애로 진단받았다. 약 절반(48%)이 양극성장애와 우울증 등의 정동장애였다. 10명 중 약 1명(9%)이 알코올의존증이고 3%는 약물의존증으로 진단됐다.

응급실 자살예방에 중요한 역할

응급실에 자주 오는 사람의 경우 자상(自傷)과 알코올남용 기왕력을 가진 비율이 유의하게 높았다. 또한 이들은 실업률과 자상을 포함한 심리학적 이유로 치료받는 비율도 높았다.

진료 가이드에서는 응급치료가 필요한 자상환자에게는 심리사회적 평가가 필요하다고 권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평가된 경우는 거의 없었다.

다 크루즈 교수는 "정신과가 정신적 치료를 받는 환자의 자살예방에 매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확인됐지만 응급치료 부문도 자살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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