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가 높은 지역에 거주할 수록 자살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김남국 교수는 미국 유타대학교 뇌 연구소 렌쇼(Renshaw) 교수와 공동으로 수행한 역학 연구에서 ‘고도(高度)'가 자살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에 발표했다.

김 교수는 “고도가 영향이 있는 이유는 기분장애(mood disorder)가 있는 사람들이 오랜 기간 동안의 저산소증 때문에 생성된 뇌 물질대사 스트레스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는 미국의 지역별 자살률과 다양한 자살 원인들을 분석해 기존에 알려진 원인 이외에 ‘고도에 따른 가벼운 저산소증’이 뇌에 영향을 미쳐 자살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지리정보시스템과 다양한 통계자료 분석을 통해 검증했다.

여기에는 한국의 자료를 동일한 기준에 맞췄기 때문에 국가별, 인종별, 문화 등과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자살의 위험도는 해발 고도 1천미터 이상에 거주하는 경우 미국은 약 34.2% 증가했고, 한국은 약 6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실적으로 한국의 경우 평균 고도가 1,000m 이상인 지역은 없지만 통계학적으로는 고도에 비례한 자살 위험도가 미국보다 유의하게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의 의미에 대해 "높은 지역에서 장기간 거주할 경우 저산소 상태로 인한 뇌손상을 규명한데다 이를 이용한 여러 형태의 신약 개발에도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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