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비스바덴- 건강한 18세 여성이 며칠전부터 갑자기 피로감, 무기력, 점상출혈이 나타났다.

진단 결과 중증 후천성재생불량성빈혈. 독일 울름대학 임상수혈학 후베르트 쉬레진마이어(Hubert Schrezenmeier) 교수가 내과학회에서 이 증례에 대해 보고했다.

왼쪽 눈 실명, 안내출혈도

이 환자는 엑스터시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었지만 그밖에 약물은 경구피임제 외에는 복용하지 않았다.

신체소견에서는 하지에 뚜렷한 점상출혈과 구강점막의 출혈 이외에 이상한 점은 없었으며 림프절 종창이나 비장에 붓기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혈액검사 결과 헤모글로빈(Hb)치가 8.4g/dL, 망상적혈구수 감소, 혈소판수 2만/μL저하, 호중구수 대폭 감소 등 뚜렷한 범혈구감소 보이고 있었다.

또 골수생검에서는 모든 세포계에 저형성이 나타났다. 말초혈도말표본에서 아세포는 나타나지 않아 백혈병은 제외됐다.

경과가 매우 빠르고, 젊고, 빈혈 체질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중증 후천성재생불량성 빈혈로 진단됐다.

조혈세포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에 응급처치로서 동종조혈줄기세포 이식을 실시했지만 이 환자의 자매는 HLA가 일치하지 않았다. 적합한 기증자도 발견되지 않아 면역억제요법을 시작했다.

항흉선세포글로불린,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사이클로스포린(Cs)A를 병용한 면역억제요법이 실시됐으며 농후적혈구, 농후혈소판의 보충요법도 같이 실시했다.

그러나 이 치료 도중 안면의 연부조직에 광범위한 봉소직염이 나타나 일단 CsA 투여를 중단하고 항균제를 투여했다. 이후에는 왼쪽 눈이 실명, 안내출혈도 나타나 농후혈소판을 증가시켜야만 했다.

이에 대해 슈레젠마이어 교수는 "재생불량성빈혈이 자주 나타나는 합병증이 발생한 것"으로 추측했다. 사망례의 사인 중 70%는 중증 감염증이고 30%는 출혈 합병증이라고 한다.

치료 후 3년, 완전관해 유지

치료한지 수개월 후 이 환자는 부분적 응답을 보였다. 백혈구수는 3,300/μL, 혈소판수는 10만 5,000/μL, Hb치는 14.9g/dL로 상승했다.

슈레젠마이어 교수는 "환자 상태는 서서히 안정됐으며 그 후 3년이 지나도록 수혈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2008년 5월 이후에는 세포수가 정상이 되고 완전관해도 얻어져 CsA 투여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치료 후 전형적인 경과는 어떤 것이었나"라는 질문에 대해 교수는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80%가 병용면역억제요법에 응답했다"고 대답했다.

치료 시작 후 2개월간은 혈액소견에 대부분 변화가 없었지만 3~5개월 후가 되면 비로소 개선되기 시작했다.

교수는 또 "환자가 완전 응답을 보이면 CsA 투여량을 서서히 줄일 수 있지만 이 때 중요한 것은 매월 0.3mg/kg 정도씩 매우 천천히 줄여야 한다. 그래야 재발률이 크게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이 환자의 경우 1년 이상에 걸쳐 매월 20g씩 줄여 현재도 완전관해가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교수는 "병용면역억제요법에 양호한 응답을 보였어도 10년 재발률은 40%에 이른다. 또 다른 조혈장애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15~20년 이내에 2차성 급성골수성백혈병을 일으킬 확률은 30%를 넘는다. 이러한 진행을 일찍 발견하려면 환자를 면밀하게 관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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