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고혈압의 진료 가이드라인은 진단과 치료의 지표로 수축기혈압(SBP)의 평균치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혈압의 변동(variability)도 예후 지표로서 유용하다고 존래드클리프병원 뇌졸중예방연구유니트 피터 로드웰(Peter M. Rothwell) 교수가 Lancet과 Lancet Neurology에 발표했다.

실제 평균혈압이 정설

고혈압은 치료가능한 뇌졸중의 위험인자이며 가장 일반적이다. 성인의 절반은 고혈압을 갖고 있으며 고혈압에 걸릴 위험은 약 90%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고혈압이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기전은 충분히 해명되지 않고 있다.

로드웰 교수는 현재 가장 많이 알려진 가설에 대해 "기초가 되는 '실제' 평균 혈압이 있다. 이를 정확히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이는 합병증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이라고 생각되며 강압제 효과를 판정할 때 근거가 되고 있다. 반면 혈압 변동은 정보가치가 없고, 실제 혈압 측정에서 장애물로만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변동 큰 환자 위험 6배

로드웰 교수가 Lancet(2010; 375: 895-905)에 발표한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병원에 갈 때마다 측정한 SBP의 변동이 평균 혈압과는 독립적으로 뇌졸중, 심부전, 협심증, 심근경색의 강력한 예측인자로 밝혀졌다.

이 연구에서는 우발적인 혈압고치, 이른바 episodic hypertension은 치료할 필요가 없다는 현행 가이드라인과는 대조적으로 이러한 환자에서는 뇌졸중이나 다른 합병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는 일과성뇌허혈발작(TIA) 기왕력이 있는 4가지 코호트(각각의 환자수는 2천례 이상)에서 나타나는 혈압변동과 SBP가 검토됐으며 어떤 코호트에 관해서는 고혈압 치료 후 잔여 변동이 뇌졸중의 예측인자가 되는지 여부도 조사됐다.

그 결과, 7회 이상 통원치료에서 SBP 변동을 10개 범위로 나누었을 때 가장 큰 범위에 속한 환자군에서는 가장 적은 환자군에 비해 뇌졸중 발병 위험이 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장 높은 SBP를 기록한 환자군에서는 이 위험이 15배 높았다. 교수는 이 결과에 대해 "지속적인 고혈압은 혈관질환의 주 원인으로 적절히 치료해야 한다. 그러나 episodic hypertension도 일상진료에서는 자주 만나기 때문에 무시해선 안되는 위험인자다. 환자나 의사 모두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해도 안심해선 안된다"고 설명한다.

약효차에 변동차 관여

로드웰 교수가 발표한 또다른 연구는 Lancet 에 발표됐다. 이 연구는 강압제의 효과를 비교한 389건의 무작위비교시험(RCT)의 메타분석에서 약제 클래스에 따라 혈압변동에 대한 효과가 다르며 이것으로 뇌졸중 예방효과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수는 혈압 변동을 안정시키는 약제(blood-pressure stabilising drugs)로서의 효과에 주목하고 "다른 클래스의 약제에 비해 칼슘(Ca)길항제와 비(非)루프계 이뇨제 복용환자에서는 각 SBP의 변동률이 낮아졌다. 위약과 비교시 변동률의 저하는 ACE억제제, 안지오텐신II수용체길항제(ARB) 및 베타차단제에 비해 Ca길항제 복용환자에서 가장 컸다"고 설명한다.

그는 또 "왜 Ca길항제의 뇌졸중 위험감소 효과가 평균 혈압치에서 기대되는 수치보다 크고 베타차단제에서는 적은 것일까"에 대해 검증했다(Lancet Neurology).

이 연구에서는 2건의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도 분석하고 있다(1건은 고혈압 등의 혈관위험인자를 가진 1만 9,257건을 대상으로 한 암로디핀과 아테놀롤의 비교시험. 또다른 1건은 65~74세 고혈압환자 4,396례를 대상으로 아테놀롤과 이뇨제를 위약과 비교한 시험).

그 결과, Ca길항제와 베타차단제에서는 혈압 변동에 미치는 작용이 다르며, 이것이 평균 혈압치에서 예상되는 뇌졸중위험 감소효과에 차이를 보이는 원인으로 나타났다.

교수는 "이 연구에서 위험을 줄이려면 평균혈압의 저하 뿐만 아니라 변동폭을 줄여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하고 있다.

평균혈압을 보완하는 지표로

로드웰 교수는 리뷰(Lancet)에서 현재 많이 알려진 혈압가설의 문제점에 대해 논의하고 혈압 변동이 혈관질환 위험의 예측과 강압제 효과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들 논문에 대해 보충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향후 연구에 관한 임상적 의의와 그 방향성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스웨덴 우메오대학병원 보 칼버그(Bo Carlberg) 박사와 라스 히얄마르 린돔(Lars Hjalmar Lindholm) 박사는 관련 논문(Lancet)에서 "이번 논문은 로드웰 교수는 평균 혈압의 중요성에 이의를 제기하는게 아니다. 혈압변동을 함께 측정하면 진단을 좀더 정확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향후에는 혈압변동과 뇌졸중의 종류(심색전성, 대혈관질환, 소혈관질환 등)별로 위험 관련성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고혈압치료의 시작과 강압제 증량시 episodic high blood pressure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표준화된 측정치와 치료제를 이용한 임상시험 결과를 일상진료에 그대로 적용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실제 일상진료에서 환자는 여러 약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고 종종 단기간에 변경된다"고 설명한다.

한편 "교수가 제시한 견해에 대해 많은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이번 지견이 일반 주민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와 RCT의 데이터라고는 해도 다른 위험인자를 고려해 재현할 수 있는지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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