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때 천식을 심하게 앓은 어린이는 그렇지 않은 어린이에 비해 50세에 COPD에 걸릴 위험이 3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호주 멜버른로열어린이병원 타이(A. S. N. Tai)교수의 장기간 추적연구에서 밝혀졌다.

소아기 천식이 성인 COPD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많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장기간에 걸쳐 전향적 코호트 연구의 결과로 제시한 것은 이 연구가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7세 때 천식 앓은 378명 50세까지 추적

타이 교수의 연구 대상자는 1964년 당시 7세(1957년생)인 멜버른시내 초등학생 가운데 무작위로 선별한 천식어린이 378명과 비천식어린이 106명 등 총 484명.

50세 이상 까지 추적하여 7,10,14,21,28,35,50세때 천식증상과 폐기능을 평가하여 COPD 발병을 조사했다.

7세때의 천식증상 정도에 따라 대상자를 간헐성(바이러스 감염 등에 의한 천명). 지속성(호흡기감염증이 없지만 천명이 있는 경우), 중도 지속성 등 3개군으로 나누었다.

또 50세 때 COPD발병은 GOLD(Global Initiative for Obstructive Lung Disease)의 정의에 따라 기관지 확장제 사용 전후의 1초율(FEV1/FVC)이 모두 70% 미만인 경우를 발병례로 정했다.

484명 중 50세까지 생존하여 정기적인 천식증상과 폐기능 평가, COPD발병 체크를 모두 마친 경우는 197명이었다.

7세때 비천식아동(대조군)은 48명으로 이 중 COPD 발병은 1명(2%)이었다.

간헐성 천식군은 66명이었으며 이 중 COPD발병은 4명(6%). 지속성 천식군은 49명이었고 이 중 COPD 발병은 8명(16%). 중도 지속성 천식군은 34명이었고 이 중 COPD발병은 15명(44%)이었다.

중증 지속성 천식군의 COPD발병 위험은 32배

단변량 분석으로 대조군에 대한 천식군의 COPD 발병 해저드비(HR)를 구했다. 그 결과, 지속성 천식군에서는 9.1[95% 신뢰구간(CI) 1.1~76.4], 중증 지속성천식군에서는 37.1(95%CI 4.6~300)으로 유의한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간헐성 천식군과 대조군에서는 이러한 상관관계는 없었다.

성별, 과거 흡연력, 현재 흡연 유무, 소아기 고초열이환과 습진경험 등의 변수를 추가하여 다변량 분석도 실시했다.

그 결과, 대조군에 대한 지속성 천식군의 COPD발병 HR은 9.6(95%CI 0.9~97), 중증 지속성 천식군의 COPD 발병 HR은 31.9(95%CI 3.4~269)로 중증 지속성 천식군에서는 여전히 유의한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스파이로메트리의 FEV1은 대조군의 경우 10세때 89%(95%CI 86~92%), 50세때 78%(95%CI 76~80%)였다.

COPD를 일으킨 총 28명에서는 10세때 75%(95%CI 73~77%), 50세 때 63%(95%CI 61~65%)였다.

대조군에 비해 COPD발병군의 폐기능은 모든 연령대에서 낮게 나타났다. 그러나 10세때부터 50세까지의 경시적인 폐기능 저하 경향에는 양쪽군에 유의차가 없었다.

중증화되지 않으면 유의한 위험 없어

소아기 천식은 폐기능을 저하시키고, 기도리모델링 등을 통해 폐 성장을 억제시킨다. 이 때문에 성인 이후 COPD 발병의 기반을 형성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소아기 천식이 향후 COPD발병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를 천식 중증도별로 전향적 코호트연구를 이용해 검토한 것은 타이 교수의 연구가 단초라고 할 수 있다.

교수는 "중증 지속성 천식군에서는 비천식군에 비해 COPD발병의 HR이 32배나 급상승한다는 결과에는 우리도 놀랐다"고 말했다.

한편 교수는 간헐성 천식군이 COPD발병의 큰 위험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도 주목하고 "이는 소아때 천식에 걸려도 적절한 치료를 통해 중증화를 막으면 성인이 된 후COPD를 일으키는 위험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아기 천식이 지속, 중증화되면 폐기능도 함께 낮아지고 이것이 향후 COPD 발병의 기반을 형성하게 된다.

이는 대조군에 비해 COPD발병군의 폐기능이 베이스라인 당시 이미 낮은 상태이고 그 후 저하 경향에 차이가 없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교수는 "소아기 중증천식이 향후 COPD 발병의 기반을 형성하는 자세한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향후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COPD발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소아기 천식의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확실해졌다고 할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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