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피아 안티폴리스-약 한달뒤면 뒤 남아공월드컵이 열린다. 올림픽보다 지구촌을 더욱 뜨겁게 달구는 월드컵 기간에는 그러나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환자도 늘어난다. 지나치게 흥분하기 때문이다.

최근 이러한 폭발적인 인기를 받고 있는 축구에서 관중들의 심장사고에 대한 조치는 매우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럽의 축구 빅리그 경기 관람 중에 심근경색을 일으킨 관중에 구명조치를 위한 대책이 부족하다고 스웨덴 예테보리대학 샬그렌스카병원 매츠 보리에슨(Mats Borjesson) 교수가 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한 것이다.

경기장 4분의 1 이상 AED 설치안해

유럽심혈관질환예방, 재활협회(EACPR) 스포츠심장병학부문인 보리에슨 교수는 190개 유력 축구팀이 사용하는 유럽내 대표적 경기장 187곳을 조사했다.

그 결과, 자동체외식 제세동기(AED)를 갖추지 못한 시설은 전체의 4분의 1 이상이었다. 또한 의료행동계획이 없거나 1차구명처치(BLS) 또는 2차구명처치(ALS) 강습을 하지 않는 시설이 더 많았다.

조사한 2005~06 시즌에는 심근경색을 일으킨 선수와 심판은 없었지만 관중에서는 77례나 발생했다. 이는 관객 58만 9천명 당 1례에 해당하는 수치다.

교수는 "이번 결과는 관중에 대한 심근경색 대책이 없는 경기장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관중과 선수의 안전을 위해서 정식으로 권고해야 한다. 시설이 좋은 경기장일수록 의무화해야 한다. 자금력이나 환경이 좋은 클럽 조차 갖추지 못한 곳이 있다는 점에서 원인은 자금이 아니라 안전불감증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있다.

팀닥터 관점에서 조사

보리에슨 교수는 1급 팀닥터로서 스웨덴 축구 1부 리그인 GAIS와 여자축구대표팀에서 활약하고 있다.

공동연구자 가운데 루이스 세라토사(Luis Serratosa) 교수는 레알마드리드, 안도니오 펠리치아(Antonio Pelliccia) 교수는 이탈리아 올림픽대표, 클라우스 피터 멜빅(Klaus-Peter Mellwig) 교수는 독일핸드볼대표팀 주치의를 맡고 있다.

보리에슨 교수에 따르면 이번 연구동기는 팀닥터로서의 임상경험에 기초하고 있다. 심근경색 대처 수준이 경기장 마다 차이가 있고 실태도 잘 파악이 안돼 있는데다 유럽을 대상으로 한 조사도 없었기 때문이다.

교수는 EACPR운동심장학부문 멤버를 통해 각 출신국 10개국에 12문제로 구성된 조사표를 배포했다. EACPR는 유럽심장병학회 산하 정식 부문이다.

질문내용은 (1)1시즌의 평균 관중수 (2)문서에 의한 의료행동계획의 유무 (3)응급시 대책의 전문직원 수 (4)경기장내 AED 이용 가능 여부 (5)인근 병원까지의 거리와 평균 소요시간 (6)응급시 스태프의 훈련수준과 내용 (7)한 시즌에 기록된 심근경색의 발병수-다.

조사대상 10개국 190개 축구클럽은 잉글랜드 37, 프랑스 29, 네덜란드 25, 스페인 24, 스웨덴 21, 그리이스 16, 노르웨이 14, 세르비아 9, 오스트리아 8, 이탈리아 5곳이었다.

한 구장을 2~3곳의 클럽이 같이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경기장 총 수는 187개였다. 각 국의 1부 리그에 소속된 팀이 135개, 2부 이하 리그에 속한 팀은 55개였다.

190개 클럽 가운데 AED를 갖춘 곳은 137곳 (72%), 운동경기 개최시 의료행동계획을 문서화한 곳은 122곳(64%), BLS 강습은 123곳(65%), ALS 강습은 48곳(25%)에서 실시했다.

가는데 5분 이상 걸리는 병원 가운데 4분의 1은 AED를 갖추지 못했다. 조사한 시즌 전체에서 총 관중수는 4,500만명 이상이었으며 이것이 심근경색이 58만 9천명 중 1명이라는 추정을 하게되는 근거다.

보리에슨 교수는 "가는데만 5분 이상 걸리는 병원에 AED가 없으면 5분 이내의 제세동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없다. 또 스태프가 사용법 훈련을 받지 않으면 AED가 있어도 의미가 없다. 따라서 심폐소생법 강습과 의료행동계획이 없는 것은 우려할만한 일"이라고 설명한다.

또 교수는 "축구 경기를 보다 지나치게 흥분하면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발작 위험이 높은 중고령층에서 특히 증가하고 있다. 이번 결과로 선수 뿐만 아니라 관객에게도 현장의 응급의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관객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심혈관 안전 프로그램의 주요 대상이 될 수 있다. 유럽에서 최대이자 흥행성이 높은 운동인 축구에서 이정도면 다른 운동 경기장에서는 사태가 더 심각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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