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하 보건연)과 건국대병원 송명근 교수의 CARVAR수술(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술) 안전성 및 유효성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보건연의 실무위원 교체와 관련,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이 부분이 명쾌하게 해소되지 않으면 보건연의 '카바수술 잠정 중지' 결정의 정당성은 물론 조사 과정의 도덕성에 치명적인 결과가 예상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마련한 실무위원회 운영지침에 따르면 운영위원은 대한흉부외과학회장이 추천하는 흉부외과 전문의 3인, 대한심장학회장이 추천하는 순환기내과 전문의 3인, 한국보건의료연구원장이 추천하는 임상시험분야 전문가 2인, 성과연구분야 전문가 1인, EBM 전문가 2인 총 11명으로 구성된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흉부외과학회장이 추천하는 흉부외과 전문의 3인 중 한 명이다.

지난해 가을 대한흉부외과학회 이사장으로 서울대병원 A 교수가 선출되면서 이 교수가 실무위원 자리를 내놓게 됐다. 이후 위원이 P 교수로 바뀌면서 교체 과정은 물론 누가 위원이 됐는지 자체를 대한흉부외과학회장이 전혀 몰랐다는 점이다.

대한흉부외과학회 김상형 회장(전남의대)은 9일 데일리메디와 통화에서 “실무위원회가 작년에 꾸려졌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위원이 누구인지, 위원이 교체됐는지 등에 대해서는 최근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무위원이 젊은 교수들인데 이름은 들어봤지만 솔직히 자세히 잘 모른다”며 “회의때 실무위원들에 대해 언급이 됐을지는 몰라도 문서상 공문으로 내가 추천하고, 결재를 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결국 바뀐 P 교수는 운영지침 3조(위원회 구성)에 명시된 대한흉부외과학회장이 추천한 흉부외과 전문의가 아닌 셈이 된다.

현재 대한흉부외과학회가 이사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운영지침을 위반한 것은 분명하다. 더욱이 새로 위원회에 참여하게 된 P 교수는 송명근 교수 측에서 "카바 수술을 가장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비판적 인사로 알려졌다.

김상형 회장은 “흉부외과학회가 회장은 1년, 이사장은 2년이 임기라서 회장이 학회 업무 파악하는 데 조금 그렇다”며 “학회가 이사장 체제로 돌아가고 있어 회장한테 보고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 사안도 모르고 있다가 현재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실무위원 추천에서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고 배제된 것이다.

보건연 실무위원회는 지난해 5월 29일 보건복지가족부 고시 제2009-99호(2009.5.29)에 근거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설치된 조직이다.

실제로 송명근 교수는 수차례 실무위원의 편향성을 지적해왔다. 그는 “평가위원 대다수가 CARVAR수술을 반대하는 사람들로 구성돼 있고 중립적이지 못하다”며 “개발자로서 CARVAR수술에 대한 내용을 설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고 위원들 중 일부는 노골적으로 처음부터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심평원 관계자는 “정식 공문을 받고 일을 처리했기 때문에 절차상으로 실무위원 구성에 논란이 될 여지가 없다”며 “학회 내부 사정이 있다면 그것은 심평원에서 관여할 사안이 아니고 잘못이 있다는 가정 자체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메디칼트리뷴 기사제휴 데일리메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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