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틴을 이용한 LDL콜레스테롤(LDL-C) 관리가 웬만큼 수준에 오른 현재 포스트 스타틴(post statin)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되기 시작됐다. 논의에 큰 화제를 몰고 온 것은 작년 미국심장학회(AHA)에서 보고된 ARBITER 6-HALTS.

이 시험의 결과는 스타틴을 복용 중인 심혈관질환자에서는 LDL-C를 추가로 낮추는 에제티밉보다 HDL콜레스테롤(HDL-C)를 상승시키는 나이아신을 병용하는게 경동맥내막중막두께(IMT) 및 심혈관 사고위험의 감소에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포스트 스타틴의 방향성을 나타내기에는 이 시험의 디자인에는 여러 문제가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이 시험의 결과를 중심으로 일본 데이쿄대학 내과 데라모토 타미오 교수로부터 포스트 스타틴의 방향성에 대해 들어본다.

ARBITER 6-HALTS는 디자인에 문제있어

ARBITER 6-HALTS의 대상은 5~6년 동안 스타틴을 복용한 심혈관질환자 363례.

이 연구는 서방성 니코틴산제제인 나이아신(최대용량 하루 2,000mg) 병용군과 콜레스테롤 트랜스포터 억제제 에제티밉 10mg 병용군으로 무작위 배정하고 14개월간 추적하여 효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1차 평가항목인 IMT감소와 2차 평가항목인 주요 심혈관사고(MACE) 감소효과 모두 나이아신군이 에제티밉군에 비해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NEJM 2009; 361: 2113-2122).

이 결과는 2007년 콜레스테롤에스텔전송단백질(CETP) 억제제 톨세트라핍이 심혈관사고를 증가시킴으로써 HDL-C 상승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리고 포스트 스타틴으로서는 LDL-C의 추가 저하보다는 HDL-C를 높이는게 우수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 시험의 디자인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데라모토 교수는 지적한다.

그 중 하나가 이 시험이 PROBE법을 이용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1차 평가항목을 IMT라는 서로게이트마커로 정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심근경색 등의 하드 엔드포인트를 1차 평가항목으로 정했음에도 대상은 매우 적은 262례였다.

또한 나이아신군에서는 LDL-C도 상당히 낮아져 이러한 효과를 모두 HDL-C상승 덕분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즉 “이 시험은 나이아신과 에제티밉을 비교한 시험이었지만 LDL-C의 추가 저하와 HDL-C상승을 비교한 시험은 아니었다”는게 데라모토 교수의 견해다.

‘지질관리엔 스타틴’ 공식 변함없어

스타틴과는 달리 소장에서 콜레스테롤 트랜스포터를 억제해 LDL-C를 낮추는 에제티밉은 임상 도입때 부터 포스트 스타틴의 후보로 크게 기대되고 있었다.

그러나 관련 임상시험인 ENHANCE에서는 스타틴과 에제티밉의 병용은 스타틴 단독에 비해 LDl-C, C반응성단백(CRP)을 유의하게 낮추는데도 불구하고 IMT감소는 스타틴 단독투여와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스타틴과의 병용으로 심혈관사망과 대동맥판협착증관련 사고 억제효과를 검토한 SEAS에서도 스타틴 단독에 비해 유의한 억제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때문에 에제티밉의 에비던스는 현재 진행 중인  IMPROVE-IT과 SHARP등의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에제티밉은 좀처럼 소기의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 배경에 대해 교수는 “스타틴이 구축해 온 에비던스가 매우 확고하기 때문에 그 이상의 증거를 구하기 위해 상당히 무리해서 시험디자인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교수에 따르면 스타틴의 최초 증거가 된 4S에서 스타틴이 콜레스테롤 흡수가 높은 환자에서 효과가 낮은 것으로 나타난 것처럼 스타틴으로 효과를 얻기 어려운 환자군은 확실히 존재한다.

이러한 환자 군을 타깃으로 한 임상시험이라면 에제티밉의 효과는 좀더 명확해질 것이라는게 교수의 설명이다.

한편 HDL-C 상승효과가 입증된 나이아신이지만 여기에는 부작용으로 유명한 안면홍조(나이아신 플러쉬)가 있으며 임상적으로는 사용을 꺼리는 인상을 갖고 있는 의사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

데라모토 교수 역시 “포스트 스타틴에서 HDL-C상승을 목적으로 전면적으로 나이아신을 사용하게 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피브레이트제제 역시 HDL-C 상승작용을 갖고 있지만 이에 관해서는 2형 당뇨병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FIELD에서 위약과 비교에서 주요 관상동맥사고는 11% 낮아졌지만 유의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Lancet 2005; 366: 1849-1861).

데라모토 교수는 “지질대사 개선에서는 스타틴이 구축해 온 증거는 절대적이며 향후에도 스타틴을 우선하는 상황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포스트 스타틴이라는 논의도 이 상황을 근거로 한 다음에 논의하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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