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댈라스-덴마크 오푸스대학병원 임상역학과 마리안느 탱 세브린센(Marianne Tang Severinsen) 박사는 중년이 되면 체지방의 축적 부위가 정맥혈전색전증(VTE) 위험에 영향을 주며, 여기에는 남녀간에 차이가 있다고 Circulation에 발표했다.

여성은 엉덩이 크기와 관련

세브린센 박사는 10년간의 추적조사에서 등록 당시 50~64세의 남성 2만 7,178례와 여성 2만 9,876례를 대상으로 체중과 체지방 분포와 VTE의 발병률의 관련에 대해 검토했다.

VTE에는 심부정맥혈전증과 폐색전증이 포함됐다. 의료기록에 따르면 10년간의 추적기간 중에 641건의 VTE 사고가 발생했다.

성인에서 질환·사망의 중요한 원인인 VTE는 정맥계에서 발생한 혈전이 붕괴되어 다른 혈관을 막아 발생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하지정맥에 발생한 혈전이 폐동맥을 막는다.

검토 결과, VTE와 모든 비만측정치(체중, BMI, 총체지방량, 허리둘레, 엉덩이둘레) 사이에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비례관계가 나타났다. 이는 VTE 종류와는 무관했다.

남녀 모두 VTE와 체지방분포가 비례했다. 허리둘레와 엉덩이둘레를 조정하자 여성에서는 엉덩이둘레와 VTE가 비례했지만, 남성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반대로 남성에서는 허리둘레와 VTE가 비례했지만 여성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이 상관관계는 흡연, 신체활동, 신장,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혈증, 여성에서는 호르몬보충요법 등의 다른 위험인자와는 독립적이었다.

박사는 “BMI는 비만의 표지자(마커)이고 성인의 체지방량과 밀접하게 관련하지만 체지방 분포는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반 사람에서는 어떤 형태의 비만이든 VTE 위험을 높이며, 체지방의 분포도 VTE 위험에 어떤 영향을 준다. 그리고 의료관계자에게는 VTE 위험을 평가할 때에는 모든 체지방분포를 고려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존 연구결과 부정

의사가 VTE 위험을 좀더 잘 평가하는데 도움이 되는 이번 결과는 엉덩이둘레의 증가가 동맥혈전을 예방한다는 기존 연구와는 상반되는 것이다.

세브링센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엉덩이둘레가 증가하면 정맥혈전에  방어적으로는 작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견은 지방조직의 형태 차이를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결과는 관상동맥성 심질환(CHD)과 비교하면 VTE에서는 체지방분포의 타입 간에는 확실한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엉덩이둘레를 지표로 한 말초성비만이 CHD와 관련한다고 밝힌 보고는 없었다. 또 지금까지 VTE위험에 대한 체지방분포의 중요성이 평가된 적도 없었다.

박사는 이러한 상관관계의 기반이 되는 메커니즘을 설명하는데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번 연구는 추적기간 중에 참가자의 체중이 바뀔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한계였다.

특히 마른 참가자보다 체중이 크게 늘어난 비만 참가자에 대해서 비만의 영향을 과소평가했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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