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좁은 공간 문제로 고민을 거듭해 온 서울대병원이 그 해답을 ‘지하’에서 찾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선다.

서울대병원(원장 성상철)은 최근 시계탑 건물과 본관 사이에 위치한 노상 주차장 부지를 비롯, 수 만평에 달하는 도로와 녹지 공간의 지하 개발사업에 착수했다.

병원의 지하 공간 개발사업은 그동안 부족한 주차공간 해결과 열악한 편의시설 확충, 각 건물 간 이동경로 축소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염두해 둔 조치다.

실제 현재 서울대병원의 주차 가능 공간은 1300여 대로, 1일 외래 환자와 입원환자 수를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해 주차난에 따른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병원 직원들은 아예 병원 내 주차는 엄두를 못내고 외부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

병원은 지하공간 개발사업이 완성되면 1300여 대의 주차공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어 주차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편의시설 역시 지하공간에 대폭 확충된다.

현재 서울대병원이 운영하고 있는 편의시설은 커피숍, 편의점, 은행 등 기본적인 수준에 불과하지만 지하공간이 개발되면 한 차원 업그레이 된 다양한 편의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편의시설은 병원이 직접 운영하지 않고 지하공간 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컨소시엄 업체에 사업권을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은 지하공간 개발시 본관, 암센터, 어린이병원, 치과병원 등을 동시에 연결, 이동경로를 대폭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때문에 사업 설계 단계부터 각 건물 간 지하 이동통로 확보를 요구할 예정이다.

지하 6층에 총 1000억원의 비용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정부 보조금과 임대형 민자사업인 BTL(Build-Transfer-Lease) 방식을 동시에 취하게 된다.

우선 서울대병원은 정부로부터 300억원의 예산 확보를 위해 현재 공신력 있는 기관에 사업의 적정성 평가를 요청한 상태다.

나머지 700억원의 자금은 컨소시엄을 통해 조달된다. 현재 서울대병원 지하공간 개발사업 BTL에는 GS, 두산건설, 농협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과 태영, 삼성중공업, 신한은행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은 적잖은 투자금의 대가로 해당 컨소시엄에게 향후 20년 간의 사업권을 보장한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정부의 승인과 컨소시엄 결정 문제가 마무리 되면 내년 상반기에라도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울대병원 고위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한 차원 업그레이드 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조만간 첫 삽을 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칼트리뷴 기사 제휴 데일리메디 제공.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