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신약 약가는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고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가 주장했다.

협회는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2006년 12월 시행된 약제비적정화방안(DERP) 이후에 등재된 국내 특허 신약 가격은 A9 국가의 약가 대비 35%로 매우 낮다"고 밝혔다. A9 국가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일본, 싱가포르, 대만이다.

협회는 신약의 저평가 이유에 대해 복잡한 약가 협상 절차와 다층적 약가 인하 기전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 결과는 KRPIA가 DERP 시행 연도(2007년)를 기준으로 이전과 이후에  출시된 의약품 가운데 진료군을 기준으로 한 매출 상위 의약품(IMS데이터 기준)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나온 것이다.

협회는 또 "최근 약가를 추가로 낮추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약가가 낮은 상황에서 더 낮추는 것은 신약개발의 저하와 신약 도입의 지연이라는 더 나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며 추가 약가인하에 대한 거부의사를 시사했다.

아울러 신약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R&D 투자를 유인하는 정부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도 요구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다국적제약사들의 국내 R&D 투자 유치도 줄어들 수 있다는게 협회의 주장이다.

협회측에 따르면 2009년 국내 R&D 투자는 총 2,500억원 이상으로 전체 매출액 대비 6~7%로 전년 대비 15.5% 증가했다. 다국적 제약사들의 국내 다국적 임상시험 건수 역시 매년 증가했으며 초기 임상(제I, II상) 건수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는 "이같은 결과는 다국적제약사의 지속적인 R&D 투자로 인해 관련 인프라와 인력수준이 향상됐고 이를 통해 다국가 임상시험과 초기 임상시험의 유치 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선순화 구조를 갖춰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규황 KRPIA부회장은 "제약사들은 R&D와 임상시험 투자를 결정할 때 해당 국가의 토지비용이나 노사관계 등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밝히고 "R&D 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약가"라고 밝혔다. 이기섭 부사장도 "외국계 제약사의 공장 철수도 이와 일맥상통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참석한 군터 라인케 베링거인겔하임사장은 "현재 한국은 R&D 투자 분위기가 높아졌고 인프라도 많이 구축된 상태다. 그런 만큼 이제는 약가를 적정 수준에 맞게 높일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최근 불거진 해외학술행사에 대해 학술행사의 참여인원, 비용 등에 대해 분명한 기준을 마련해 투명성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제가 될 때에는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 부회장에 따르면 회원사가 주최하는 학술행사로는 자문위 모임, 학술교육, 제품설명회가 있으며 이번에 문제가 되는 제품설명회에 대해서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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