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업한지 5년 이상된 전국 산부인과 의료기관의 절반 가량이 지난 5년간 단 한번도 분만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개업한지 5년 이상된 산부인과 중 지난 5년간 분만수가를 청구하지 않은 산부인과 의원이 558곳으로 전국 1,111개 기관의 절반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대구가 전체 67개 기관 중 58개인 86%가 단 한번도 분만을 한 적이 없었으며, 부산과 울산, 제주도가 그 다음으로 분만율이 낮았다. 특히 울산과 제주도는 전체 17개 산부인과 의원 중 단 6개 만이 분만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1년간 300건 이상 분만을 한 산부인과는 전체 기관의 11%인 132곳에 불과했으며, 하루 평균 1건 이상 분만을 하는 산부인과은 10곳 중 채 1곳도 되지 않았다.

개업 및 폐업한 산부인과의 분만현황도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04~07년까지 개업한 산부인과 가운데 분만수가를 그해 일년간 단 한번도 청구하지 않았던 의원이 매년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이는 개업초기부터 분만의 목적이 아닌 타과 진료 등의 목적으로 산부인과를 개원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 의원은 분석했다.

전 의원은 "산부인과가 본업인 분만을 포기하게 된다면 향후 이 같은 부정적인 현실은 몇년 후 부메랑처럼 돌아오게 될 것"이며 "이미 일본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것처럼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임산부 혹은 태아에게 돌이킬 수 없는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산부인과 수가의 현실화,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적 배상대책 마련, 24시간 분만대기 직원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등을 통해 산부인과를 택해 진료할 수 있는 정책적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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