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 미국과 유럽의 국제연구팀이 실시한 게놈와이드 분석 결과, 전체 뇌졸중, 그 중에서도 허혈성 뇌혈관장애와 밀접하게 관련하는 유전자변이를 발견됐다.

텍사스대학 보건과학센터(UTHSC) 인류유전학 에릭 보어윙클(Eric Boerwinkle) 박사팀이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그 결과를 발표했다.

백인과 미국흑인에서 따로 재현

미국에서는 뇌졸중이 사망 원인 제3위이며 매년 15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있다. 생존하더라도 대부분 지속적인 관련 장애를 겪게 된다.

전체 뇌졸중의 약 90%는 뇌에 피가 공급되지 못해 발생하는 허혈성 뇌혈관장애다.

보어윙클 박사에 따르면 뇌졸중의 유전적 연구는 계속돼 왔지만 일반집단에서 뇌졸중 위험의 기초가 되는 유전자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인간게놈은 약 30억개의 DNA염기대로 이루어져 있으며 개인별로 일부에 1염기다형(SNP)이라는 DNA 배열 변이가 나타난다.

이들 SNP는 게놈에서 질환유전자 위치를 발견하는 지표로 이용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미국과 유럽의 4건의 게놈와이드 관련분석(GWAS)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하여 뇌졸중을 일으키지 않은 1만 8,058명과 뇌졸중을 일으킨 1,544명의 게놈을 비교했다.

그 결과, 염색체 12p13상의 2개 SNP가 전체 뇌졸중 및 허혈성 뇌혈관장애, 죽상혈전성 뇌경색과 관련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SNP는 특히 허혈성 뇌혈관장애와 밀접하게 관련했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이번 결과가 미국흑인과 백인을 별도로 나눈 연구집단에서 재현된 사실이다.

검토 결과, 백인의 약 20%와 미국흑인의 10%가 이 유전자 변이 카피를 1개 이상 갖고 있으며 이러한 카피가 허혈성 뇌혈관장애 위험을 약 30%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유전자 변이는 12번 염색체상에서 NINJ2라는 뇌장애 수복에 관련하는 유전자와, WNK1이라는 혈압 조절에 관련하는 유전자 가까이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UTHSC분자의학연구소(IMM) 마리암 포네지(Myriam Fornage) 박사는 “NINJ2가 실제 원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면서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향후 게놈 연구의 지표가 되는 지견을 얻었다는 점에서는 성공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비허혈성 뇌혈관장애와 무관

보어윙클 박사는 이번 연구에 대해 미국에서 뇌졸중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공통된 유전자 변이를 확인한 최초의 보고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박사는 “미국과 유럽의 약 2만명의 게놈 또는 DNA의 분석에서 얻어진 이번 결과의 포인트로는 백인과 미국흑인 양쪽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유전자 변이는 비허혈성 뇌혈관장애 위험의 증가와는 아무 관련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견은 발병 전에 뇌졸중 위험이 높은 사람을 발견했다는 점, 그리고 뇌졸중 위험과 관련한 분자 기전을 타깃으로 한 치료법 개발의 새 전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UTHSC 연구부장인 피터 데비에스(Peter Davies) 박사는 “새로운 첨단 유전자 기술을 이용한 이번 연구를 통해 뇌졸중 처럼 파괴적인 질환의 검출과 예방수준을 한단계 높였다”고 말했다.

박사는 또 “IMM팀이 발표한 이번 지견과 전세계 다른 연구팀에 의한 연구에서 얻어진 여러 유사한 지견을 합치면 차세대 의학의 기반이 될 것이다. 이는 사회나 환자에 도움이 되는 실제 개별화 건강 관리의 실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프래밍검심장연구의 주임연구자이기도 한 필립 울프(Philip A. Wolf) 박사는 “뇌졸중의 발병과 관련하는 유전자의 발견은 예방조치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 환자를 구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뇌졸중 위험을 줄이는 약제 개발로도 이어질 것”이라고도 말했다.

유전자보다 환경이 중요

한편 흡연, 고혈압 등의 환경요인도 뇌졸중 발병에 영향을 준다.

보어윙클 박사는 “유전자의 구조와 환경인자가 조합되어 질환 위험이 된다. 예컨대 이 유전자의 변이 빈도가 높아져도 뇌졸중 위험에 미치는 영향은 많지 않다. 따라서 이 유전자 변이의 캐리어인지 아닌지에 상관없이 고혈압과 흡연 등의 뇌졸중 위험인자에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위험인자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서는 게놈역학심장노화연구(CHARGE) 컨소시엄에 의한 주민 연구에서 얻어진 GWAS의 결과를 합쳤다.

CHARGE 컨소시엄의 최대 연구인 지역사회 죽상동맥경화증 위험(ARIC) 연구는 미국 4개 지역에서 실시됐으며 미국립심폐혈액연구소(NHLBI)에서 자금을 지원한 전향적 역학 연구다.

CHARGE 컨소시엄에는 기타 연구로서 심혈관보건과학이 포함돼 있다. 이 연구는 NHLBI가  지원하는 65세 이상의 성인에 대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관찰하는 연구다.

심혈관 치험으로서 1948년에 시작한 프래밍검심장연구, 90년에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전향적 코호트 연구인 로테르담연구 등의 심혈관보건연구 등도 이 컨소시엄에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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