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몬트리올】 맥길대학 보건센터연구소(RIMUHC) 알렉산드라 클로에 빌라니(Alexandra-Chloe Villani) 씨는 만성크론병 발병 감수성을 높이는 유전자 변이를 분류하는데 성공했다고 Nature Genetics에 발표했다.

방어와 면역관용의 균형 필요

빌라니 씨는 이번 NLRP3라는 유전자 영역의 DNA 배열을 조사하여 변이의 위치를 분류했다. NLRP3은 만성크론병의 감수성을 높인다고 알려진 유전자.

만성크론병은 소화기계의 만성재발성 염증질환으로, 소화관 어느 부위에서나 발병할 수 있다.

증상은 복통, 출혈성 설사, 발열, 구토, 체중감소 등이 합쳐져서 나타난다. 또한 드물지만 피부 증상, 관절염, 눈 염증 등의 합병증도 나타난다.

이번 연구는 MUHC 소화기과 데니스 프란치몬트(Denis Franchimont) 교수[현 벨기에 에라스무스대학 병원]와 이 대학의 게놈퀘벡이노베이션센터 토마스 허드슨(Thomas Hudson) 교수[현 캐나다 온타리오암연구소] 지도하에 실시됐다.

만성크론병의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환경인자와 유전인자가 함께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만성크론병은 전세계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북미와 북유럽에서 특히 유병율이 높고, 캐나다는 전세계 최고의 이환율을 보인다. 북미의 만성크론병 환자 수는 40만∼60만명이다.

400㎡에 이르는 장관 흡수면적은 사람 신체의 안팎에서 가장 큰 단일 표면이다. 장내 세균총을 구성하는 막대한 수의 세균에 덮여 있다.

빌라니 씨는 “장관의 내측을 덮고 있는 세포층은 항상 대량의 세균과 병원균에 노출돼 있다. 이러한 세포는 유해 세균을 인식하고 적절한 반응을 나타내는 한편 장내 세균총의 구성 요소인 비병원성인 ‘좋은’균에 대해서는 면역 관용을 유지해야 한다. 소화관의 면역계는 이처럼 방어와 면역관용의 밸런스를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빌라니 씨는 “만성크론병의 감수성 유전자 NLRP3가 코드 하는 크리오피린(cryopyrin)이라는 단백질은 세포내의 세균 센서로서 면역계 초기 반응에서 열쇠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결과에 근거하여 만성크론병 환자 중에는 세균 센서인 크리오피린에 결함이 있어, 유해 세균의 존재를 정확히 인식할 수 없다는 가설을 세웠다.

그는 또 “소화관의 면역계가 충분히 반격하지 못하는 경우 세균이 장벽에 들어가게 된다. 소화관 면역계는 다시한번 공격을 막으려고 하지만 그 작용은 대부분 충분하지 못해 악순환에 빠져 장벽에는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한다”고 만성크론병의 발병 기전에 대해 설명했다.

허드슨 교수는 “이 유전자는 사람이 병원성 세균과 싸우기 위해 존재하는 가장 원시적인 방어 기구의 하나인 발열을 조절하는데도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NLRP3의 DNA 배열 변이는 유전성 주기성 발열증후군의 원인으로도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프랜치몬트 교수는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에서 만성크론병과 관련한 유전 인자는 이미 30개 이상 발견됐지만 이것만으로는 만성크론병의 유전성에 대해 5분의 1정도만 설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