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베른】 베른대학 사회예방의학연구소 안케 허스(Anke Huss) 박사는 스위스 국민 코호트(Swiss National Cohort) 시험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고압 송전선 가까이에 사는 주민은 알츠하이머병(AD)으로 사망할 위험이 높다고 American Journal of Epidemiology (2009; 169: 167-175)로 보고했다.

거주기간에 비례

허스 박사팀은 스위스 국민 약 470만명(30세 이상)의 2000~05년 데이터를 근거로 220 또는 380kV의 고압 송전선에서 거주지까지의 거리와 거주 기간 및 신경변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의 관계를 Cox 비례 해저드모델로 분석했다.

그 결과, 고압 송전선에서 600m 이상 떨어진 지역에 사는 사람에 비해 50m 이내에 거주하는 경우 교란인자 조정 후 AD 해저드비(HR)는 1.24[95%신뢰구간(CI) 0.80~1.92]였다.

또한 고압 송전선 근처에 거주한 기간과 AD질환 사망 사이에는 용량의존관계(dependencies)가 나타났다. 즉 50m 미만인 지역에 5년 이상 거주한 경우 조정 후 HR은 1.51(95%CI 0.91~2.51)인데 비해 10년 이상 거주한 경우에는 1.78(95%CI 1.07~2.96), 15년 이상인 경우 2.00(95%CI 1.21~3.33)이었다.

또한 고압 송전선에서 50~200m 떨어진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은 AD 사망 위험이 높아지지 않았다.

노인성 치매 역시 AD와 같은 경향이 나타났지만, 다발성 경화증, 파킨슨병, 근위축성측삭경화증은 고압 송전선에 의한 자장과 관련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장에 의한 신경변성질환 위험의 존재는 강한 자장에 노출되는 열차승무원이나 전기공을 대상으로 한 여러 연구에서 시사됐다. 박사는 그러나 ꡒ이번 데이터는 대규모 주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로는 거의 처음ꡓ이라면서 성급한 평가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공동 연구자인 이 대학 마티아스 에거(Matthias Egger) 교수도 "이번 데이터만으로는 고압 송전선 및 그 자장과 가까이 거주하는 주민에서 AD 사망 위험 정도의 인과관계를 증명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장이 AD위험을 높인다는 기전 역시 확실하지 않다.

허스 박사는 "지금까지 나온 결과는 단순한 추측이다. '자장이 신경세포와 다른 세포와 접촉하는 부위를 방해한다'거나 '자장의 영향으로 프리래디칼 생산량이 증가해 AD를 비롯한 신경변성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가설이 나오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