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UCSF(캘리포니아대학 샌프란시스코) 소아과 멜빈 헤이먼(Melvin Heyman) 교수팀은 염증성장질환(IBD)으로 진단된 소아 78례의 혈중 엽산치를 측정한 결과, 환아에서는 대조군에 비해 수치가 매우 높았다고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했다.

성인환자에서는 낮아

이번 지견은 IBD 환자에 엽산이 부족한 경향이 있다는 통설에 의문을 던지는 것이다. UCSF 소아 IBD 프로그램 부장이기도 한 헤이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엽산의 역할과 젊은 층 환자에서 IBD 발현의 유전적 기반 연구에 첫발을 내딛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발생하는 모든 질환을 일컫는 IBD에는 궤양성대장염이나 만성크론병 등이 포함된다.

IBD는 소아의 나이에 상관없이 어떤 연령대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질환으로 복통, 설사, 발열, 출혈이나 영양실조 등이 나타난다.

연구책임자인 UC버클리의 유전학·독성학 니나 홀랜드(Nina Holland) 교수에 의하면 기존 연구에서는 성인 IBD 환자에서는 건강한 사람보다 엽산치가 낮은 경향을 보인다.

그 원인은 (1) 장에 흡수되는 엽산량이 줄어든다 (2) 식사를 통해 엽산이 충분히 섭취되지 않는다 (3) 약물상호작용- 등으로 다양하다.

그러나 교수에 의하면 소아의 IBD는 성인형 IBD와는 약간 다르다. 따라서 이번 연구를 하기 전까지는 IBD로 진단된 소아의 혈중 엽산치에 대한 지견은 거의 얻어지지 않았다.

섭취량 적지만 혈중수치 높아

미국립보건원(NIH)에 의하면 엽산은 수용성 비타민B의 일종이며 새로운 세포의 복제와 유지에 필요하다. 엽산은 시금치 등의 녹색잎 야채, 감귤류나 콩류 등에 들어있으며 영양보조식품으로도 판매되고 있다.

홀랜드 교수는 “엽산은 건강 유지에 필수적인 영양소다. 암이나 선천적 이상 등을 일으키는 DNA의 손상도 막아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내 주요 6개 시설로 이루어진 소아 IBD 컨소시엄(애틀랜타, 보스턴, 시카고, 휴스턴, 필라델피아, 샌프란시스코) 참가 시설에서 진찰받은 5∼17세 환아 7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 중 37명은 새로 진단된 미치료 IBD군, 41례는 대조군이며 양쪽 군의 적혈구 속 엽산치와 전체 혈중엽산치를 비교했다. 혈액시료의 처리, 분석과 보관은 UC 버클리 소아환경보건연구소에서 실시됐다.

그 결과, 대조군에 비해 IBD군에서는 적혈구속 엽산치가 19.4% 높고, 전체 혈중 엽산치는 11%높았다. 또한 식사나 비타민제에서 섭취하는 엽산량을 비교한 결과, IBD군에서는 대조군에 비해 18.8% 낮았다.

헤이먼 교수는 “IBD환아의 엽산 섭취량은 대조군보다 적은데도 불구하고 혈중 엽산치는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높다는 결과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번 지견은 소아 IBD 치료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교수는 “현재 많은 의사가 모든 IBD 환자에게 엽산을 추천하고 있지만, 이번 연구에서 신규 진단례에서는 엽산수치가 정상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추천 사항은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는 NIH의 지원을 받았으며 UCSF와 시카고대학의 기부금도 이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