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약협회가 역점을 두고 진행해 왔던 투명성 제고 사업이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제약협회 문경태 부회장은 13일 경기도 한 음식점에서 가진 제 14회 제약산업 전문기자 워크숍에 참석해 “제약사들의 투명성 제고가 전혀 달라지는 게 없다”며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문 부회장은 “CP도입, 윤리규정 개정, 대국민결의 등을 통해 모든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전혀 달라는 게 없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제약사들 간의 제로썸 게임을 보는 것 같다. 또는 이보다도 못하다”며 안타까운 입장을 밝혔다.

제로썸은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는 말인데 이날 부회장은 눈앞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불물 안가리는 제약사들을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리베이트 등을)근절할 방법이 없다”고 말해 투명성 제고 사업 진행이 사실상 불가능함을 시사했다. 그는 또 “협회는 조사권이 없어서 단속이 어렵다. 약가정책만이 리베이트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부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결국 보건복지부 장관 앞에서 대국민 자정 결의를 하는 등 갖가지 노력이 한계를 드러낸 것이며, 결국 강력한 약가인하, 쌍벌제 등의 조치만이 리베이트 근절의 마지막 수단임을 시사하고 있다.

아울러 이날 문회장은 탈크 사태로 힘들어하는 제약사들을 위한 방편으로 중앙약심을 열어줄 것을 제안했다.

문 회장은 "각 제약사들이 탈크사태로 수거한 의약품만 1800억원어치에 달한다"면서 "현재 이 약들은 위해성이 입증없이 탈크가 사용됐다는 이유만으로 폐기 처분될 위기에 놓여 있다. 따라서 식약청이 국가 공인 연구원에 의뢰해 이상이 없다는 것을 증명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