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치료제인 ARB(안지오텐신II 수용체 억제제)의 복합제 처방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조만간 ARB 단일제 시장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ARB계열의 시장은 총 5천1,100억원(2008년 심평원 EDI 청구실적 기준). 단일제와 복합제 시장이 각각 2,527억, 2,443억원이었다. 점유율로는 각각 49.8%와 47.8%로 단일제가 박빙의 차이로 앞서고 있다.

하지만 성장세로 보면 복합제가 앞선다. 제약업계에서는 당장 올해부터 복합제가 단일제를 추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일제의 경우 3년 만에 한 자릿수 성장률로 급격히 떨어진데 반면 복합제는 여전히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약물은 이미 단일제를 제친 상태다.

지난해 복합제 성장률은 전년 대비 19.5%로 단일제 8.2%의 2배다. 현재 복합제 시장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약물은 9.73%의 로살탄 복합제. 발살탄 복합제(9.12%)와 텔미사르탄 복합제(8.31%)가 그 뒤를 잇고 있다.

로살탄 복합제와 텔미사르탄 복합제는 이미 단일제 시장을 넘어섰다. 특히 로살탄의 경우 단일제의 시장점유율이 7.53%인 반면 복합제는 9.73%로 격차도 큰 편이다. 텔미살탄 역시 7.54% 대 8.31%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복합제 처방이 강세를 보이는 현상에 대해 의사들은 처방과 복용상의 편리성을 가장 큰 이유로 들고 있다. 1정짜리라서 처방도 편리하고 환자의 복약 순응도도 높다는 것.

한 순환기전문의는 “ARB처방이 늘어나는 것은 임상효과에 따른 것이며, 복합제 처방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은 고혈압 환자의 80%가 목표혈압 도달을 위해 2가지 이상의 항고혈압제를 복용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약을 적게 먹어 편리하다는 점도 환자에게는 장점이라고 한다.

가격적인 메리트도 무시못하는 이유다. ARB와 병용하는 하이드로클로로치아짓이라는 이뇨제가 10원 이하로 저렴하지만 개별 처방시에는 이보다 비싸고 처방 단위가 1만여 건을 육박하고 있어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제약사의 마케팅이 복합제에 치중되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최근 ARB와 칼슘길항제를 섞은 한미의 아모잘탄과 한국MSD의 코자XQ 등 새로운 복합제가 나올 준비를 하고 있어 기존 ARB 복합제 보유사를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제약사들은 한번 밀리면 끝장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 ARB 제네릭을 갓 출시한 국내사도 처음부터 복합제 마케팅에 치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의 ARB 매출은 ARB 복합제가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성장 추세를 볼 때 복합제 점유율은 60%까지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