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 소아 희귀질환인 중증 선천성호중구감소증(SCN)을 동반하는 새로운 증후군이 발견됐다. 질환의 원인은 글루코스-6-포스파타제의 촉매 서브유닛 3을 코드하는 유전자 G6PC3의 변이로 밝혀졌다.

하노버의과대학 크리스토프 클라인(Christoph Klein) 박사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이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했다.

유전자 진단의 첫걸음

연구책임자인 클라인 박사는 "이번 지견은 SCN 환자 집단의 유전자 진단을 한단게 업그레이드시킬 것이다. 유전자 이상과 관련한 정보는 타깃 치료를 개발하는데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에서는 또 면역세포의 생사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로(路)도 발견됐다.

대표연구자인 이 대학 칸 보츠구(Kaan Boztug) 박사는 “이번 지견은 새로운 약제를 개발하는 계기가 된다”고 말하고 그 대상은 SCN 환자 외에 다른 혈액질환자도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SCN은 이환율이 신생아 20만명 중 1명 미만으로 희귀질환이다. SCN환아는 호중구 수가 적어 세균감염증에 자주 걸린다. 1990년대에 재조합 사람과립구증식 촉진당단백질(G-CSF) 치료가 나오기 전에는 환자의 약 4분의 3이 3세 이전에 사망했다.

G-CSF 치료는 호중구 감소증의 기간과 중증도를 낮춰 임상 결과와 생존율을 높여준다. 하지만 SCN 환자는 결국에는 골수이형성이나 급성 골수성백혈병에 걸리게 된다.

최근 SCN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 이상이 발견됐지만 아직도 많은 환아에서는 근저에 있는 유전적 원인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SCN의 가장 일반적인 원인은 호중구엘라스타제2(ELA2) 유전자의 헤테로접합성 변이(유전자의 한쪽 카피는 변이되지만 다른 쪽은 변이되지 않는 것)이다.

클라인 박사팀은 2007년에 SCN 환자의 서브그룹에서 원인이 되는 또 하나의 변이를 발견했다. 이는 HAX1 유전자에서 나타나는 호모접합성 변이(유전자 양쪽 카피에 이상이 있다)였다.

이번 연구에서 박사팀은 터키계 소아 5명(4명는 친척 관계)에 주목했다. 이들 소아에는 지금까지 분류된 변이가 없었지만 열성 SCN였다(변이 유전자가 1개 있지만 발병하지 않은 부모로부터 변이를 받은 자녀). 연구대상의 소아는 SCN 국제 등록에서 선별됐다.

G6PC3 변이가 원인

미국립의학도서관(NLM) 미국립바이오테크놀로지 정보센터(NCBI) 알레잔드로 샤퍼(Alejandro A. Schaffer)박사는 이 소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의심되는 유전자는 제17염색체 258개 유전자 속에 들어있음을 확인했다. 추가로 위치를 분석한 결과, 의심스러운 유전자수는 36개로 좁혀졌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2007년 초반 미국립소아보건·인간성장연구소(NICHD) 재니스 추(Janice Chou) 박사팀이 G6PC3 결손 마우스에서 나타나는 호중구의 기능장애와 세균감염증에 대한 감수성 증가를 밝힌 연구가 큰 기반이 됐다.

G6PC3 유전자는 클라인 박사가 연구하고 있던 36개 유전자 가운데 하나로서 DNA 분석을 통해 대상환자 5명 전체가 이 유전자에 변이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그 후 SCN 국제등록에서 알 수 없는 변이를 가진 환자 104명을 추가하여 DNA 배열을 결정했다. 그 결과 소아 7명에서 G6PC3 변이가 확인됐다.

이들은 당초의 연구 대상자 5명과는 다른 G6PC3 변이를 갖고 있었지만 일련의 임상 증상은 같았다. 환자 12명 중 11명은 심기형 또는 비뇨생식기에 기형을 보였으며 10명은 피하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융기해 있었다.

이러한 임상적 특성을 가진 그룹은 지금까지 SCN에서는 보고되지 않아 G6PC3 변이에 동반되는 새로운 증후군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는 또 호중구를 생존시켜 감염증에 대한 적절한 면역응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적정 혈당치의 유지가 중요하다는 사실도 제시했다.

연구팀은 포도당 공급이 부족하면 호중구는 스트레스를 받고 신체의 스트레스 응답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에는 사멸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부족한 포도당과 세포 스트레스 응답의 관련성은 특히 글루코스 장애나 글리코겐 저장 장애 등에 관련하는 일반적인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대학 데이빗 데일(David Dale) 박사는 관련논평(2009; 360: 3-5)에서 "이번 지견은 SCN 환자의 치료와 이질환의 다양한 유전적 원인의 해명에서 중요하다. 하지만 G6PC 경로에 이상이 있으면 백혈병 위험이 있는지, 그리고 다른 SCN 환자처럼 혈액검사를 자주 해야 하는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