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퇴출논란이 되어 왔던 베타차단제가 고혈압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베타차단제는 2006년 영국고혈압학회가 LIFE 연구 결과를 근거로 1차 약제에서 뺀 후로 한동안 국내에서도 논란이 됐던 약물이다. 또 ASCOT-BPLA연구도 근거가 됐다. 결과적으로 ARB계열 보다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한때 베타차단제의 인기는 하한가였다.

이같은 현장의 반응은 실제 처방으로도 이어졌다. 실제로 지난해 베타차단제의 처방건수는 1400만건으로 전년도 1,390만건과 거의 차이가 없다(심평원 EDI청구실적). 당연히 시장 규모도 지난해 1,500억원으로 거의 제자리 걸음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제약사들의 제품 홍보도 사라진지 오래다. 그랬던 베타차단제가 올해부터 변화를 추구할 조짐이다. 대세는 아니지만 심부전 등 특정 환자들은 반드시 베타차반제가 필요한 만큼 이를 알려나가겠다는 것. 덩달아 제약사들의 마케팅도 살아나는 분위기다.

이 같은 모습은 지난 17일 열린 순환기 통합학회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칼슘길항제, ARB 등 내로라하는 품목이 학회장을 휘어잡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주목을 끌었던 것은 머크세로노의 콩코르였다.

이날 머크세노로는 시판되고 있는 베타차단제로는 유일하게 초대형 세틀라이트 심포지엄까지 개최하고 콩코르의 우수성을 알렸다. 1조 5천억원의 고혈압시장에서 불과 120억원대의 품목이 세미나까지 했다는 점에서 향후 마케팅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콩코르는 이날 시판중인 베타 차단제 중 베타-1 선택성이 가장 뛰어난 치료제로 심장에만 작용하여 다른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과 베타차단제 중 반감기가 가장 길어 24시간 약효가 지속된다는 점을 알렸다.

머크 측은 세미나를 진행한 배경에 대해 “베타차단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특히 맥박수 조절등 항협심증 1차 약제로 추천되고 있는 만큼 반드시 필요한 약임을 강조했다.

이같은 움직임과 함께 글락소 스미스클라인은 새로운 제품으로 주목을 끌었다. 새로운 베타차단제가 거의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GSK는 이날 신제품을 대대적으로 선보이며 맞불을 놨다. 제품은 네비롤롤 성분의 네비레트.

이날 GSK도 대규모 론칭 심포지엄을 진행하며 의사들에게 제품의 존재를 알렸다. 허가사항에 따르면 네비레트는 고혈압과 고령의 만성 심부전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 학회 심포지엄에서도 네비레트가 고령자에 효과적인 베타차단제임을 강조했다. GSK측은 강력한 베타차단제의 효과를 알려나가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이같은 다국적 제약사들의 행보에 기존의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종근당(딜라트렌)과 현대약품(현대약품)은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존 회사들이 안주하고 있는 사이 다국적 제약사들의 적극적인 행보가 올해 베타차단제 시장의 변화를 이끌지 주목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