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약품이 자체개발한 국산신약 11호 ‘레보비르’가 판매 중지에 들어갔다. 부광은 20일 공시를 통해 미국 파마셋사에서 '클레부딘'에 대한 글로벌 3상 임상시험을 중단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레보비르의 국내 판매를 잠정적으로 중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임상이 중단된 결정적인 배경은 48주 이상 레보비르를 복용한 환자 140명 가운데 7~9명에서 근육무력 등 근육병증이 발생했다는 국내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파마셋은 현지 발표자료를 통해 "한국 내 자발적 부작용 보고를 통해 심각한 근육 부작용이 보고됐다는 것을 최근 알게 됐다"며 "이를 고려해 연구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의 이같은 발표에 따라 美식품의약국(FDA)에서는 임상시험 참가자들에게 ‘레보비르’ 복용을 중단하고, 근육 부작용 발생 여부를 미국에서 임상을 진행 중인 파마셋에게 추적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이런 가운데 제휴사인 파마셋이 국내 부작용 사례만으로 임상을 중단했다는 점은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국내 부작용을 포함한 임상 전반은 파마셋이 라이센스 계약시 약효인정 차원에서 이미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새로운 결과가 나온 것도 아닌데 부광약품이 국내 판매중단을 결정한 것도 궁금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 부광약품은 21일 "레보비르의 안정성과 약효를 신뢰하고 있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임상시험에 대한 결론을 내고 조속히 판매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2년간 문제없이 사용돼 왔고 관련 국제 학회 등에서 사용 권고를 내릴 정도로 약효는 이미 공인을 받은 것"이라며 "관련 학회, 식약청 등 보건당국과 논의를 거쳐 안정성에 대한 결론을 내려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판매중단 조치로 레보비르는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약은 지난해 B형 간염 처방약 시장에서 174억원 어치가 팔릴 만큼 국내시장에서 대형블록버스터 품목으로 자리잡았으며 이를 필두로 해외시장을 겨냥해왔는데 치명적인 흠짐으로 향후 판로가 불투명해진 상태다.

미래에셋증권 신지원 연구원은 "부작용 발생으로 인한 이번 미국 파마셋사의 임상3상 중단으로 현재 에자이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중국 임상3상 진행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부광약품 기업가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클레부딘의 가치산정에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치명적인 부작용이 나오면서 판매 중지라는 결단을 내렸다. 이에 대해 부광약품은 레보비르 관련 임상시험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레보비르가 일정기간 투여 후 투여중지해도 그 효과가 유지되는 임상시험이 완료되는데로 관계당국과 협의 후 판매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소식에 현재 부광약품 주가는 하한가로 떨어지고 있다. 10시 3분 현재 종가는 전날 대비 2950원이 떨어진 16,850원이다. 한편 이번 소식에 경쟁제품인 헵세라(GSK)와 바라크루드(BMS)의 매출에 어떤 변화가 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