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자인 영국 요크대학 Preference Collaborative Review Group의 헬렌 틸브룩(Helen Tilbrook) 씨는 “환자의 기호는 무작위 전에 고려해야 할 인자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하는 치료받으면 효과높아
RCT는 현대 의료에 필수적인 evidence-based medicine (EBM)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방법론적으로는 아직 완전하지 않다는 게 단점이다.
틸브룩 씨는 최근의 조직적 검토와 메타분석를 검토하여 RCT의 바이어스가 될 수 있는 요인으로서 환자 기호(patient preference)를 채택했다.
환자 기호란 치료에 대한 선호도를 말하는 것으로, 특정 치료를 원하는 환자가 원치 않은 치료를 받으면 치료결과에 영향이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환자 기호를 고려한 무작위 시험 17건을 선택하고 나머지 시험은 제외시켰다. 이 중 11건에서 메타분석에 사용할 수 있는 충분한 데이터를 얻었다.
그 후 균일성을 높이기 위해 이 11건 가운데 검토 항목이 비슷한 8건의 근골격시험(피험자 총수 1,594례)을 선택했다.
이들 시험에서 환자는 비맹검으로 치료에 배정됐으며 통증이나 신체장애 등 QOL 결과도 직접 보고했다.
예상대로 원하는 치료를 받은 환자의 표준화 효과크기(ES)는 치료에 무관심한 환자보다 유의하게 큰 것으로 나타났다[ES 0.162, 95%신뢰 구간(CI) 0.011∼0.314, P=0.04]. 또한 유의차는 없었지만 원하는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는 원치않는 치료를 받은 환자보다 효과가 높았다(ES 0.152, 95%CI 035∼0.339, P=0.11). 한편 원하는 치료를 받은 환자와 치료에 무관심한 환자에서는 첫번째 경과 관찰을 위한 내원을 하지 않은 비율에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예상과는 반대로 원치않는 치료를 받은 환자와 치료에 무관심한 환자의 결과에 차이는 없었다. 그리고 원치않는 치료를 받은 환자가 치료에 무관심한 환자보다 첫번째 경과 관찰을 위해 내원하는 비율이 높았다[오즈비(OR) 1.70, 95%CI 1.076∼2.693, P=0.02].
틸브룩 씨는 “이번 검토에서 환자의 약 57%에는 치료에 대한 기호가 있으며 원하는 치료를 받은 환자는 치료에 무관심한 환자보다 치료 효과의 0.162 표준 편차만큼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지견에서 볼 때 기호는 시험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무작위화 전에 편입 예방
예컨대 만약 치료에 무관심한 환자에서 치료의 ES가 0.25일 경우, 원하는 치료를 받은 환자의 효과는 약 0.41(즉 64%의 효과 상승)이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러한 ES 증가는 반드시 선입견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으며 적극적으로 치료를 원하고 이를 받은 환자에서 치료 효과가 높아진다는 본질적인 효과가 작용했다. “원하는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서는 치료의 비용 효과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는게 연구팀의 견해다.
틸브룩 씨에 의하면 시험이 받게 되는 영향은 치료 선호도를 가진 환자의 비율, 선호 정도, 개입 그 자체의 ES 크기에 따라 다르다. 연구팀은 특히 다음과 같은 내용을 추천하고 있다.
(1) 무작위화 공개시험에서는 무작위 전에 각 환자의 치료 선호도를 확인하면 이를 고려해 분석할 수 있다. 어떤 새로운 치료법이나 약물이 임상시험에서만 사용할 수 있거나 결과 평가가 주관적일 경우에는 특히 필요하다
(2) 치료 선호에 따라 환자를 계층화시킨다. 특히 시험 규모가 적거나 치료에 적극적인 환자의 비율이 낮으면 시험 검출력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면 만약 참가자가 100례인 시험에서 특정 치료를 원하는 환자가 10례 밖에 없는 경우 그 10례 모두(또는 8, 9례) 같은 군에 들어가면 지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회귀 분석때 환자의 선호 영향을 조절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소규모 시험이나 치료에 대한 선호를 가진 환자의 비율이 낮은 시험의 경우 시험 담당자는 환자의 치료 기호를 계층화시키는 변수로 이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