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이 첫 졸업생을 배출, 모두 의사가 됐다. 4년간의 첫 결실을 맺은 건국대 의전원장인 한설희 교수를 만나 향후 발전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한 교수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먼저 자신을 새내기라고 소개했다. 3월 초에 의전원장을 맡았으니 한달도 채 안된 신입생이라는 뜻이다.

의전원을 바라보는 한 교수의 생각은 기대반 우려반이다. "의학전문대학원에 오는 학생들은 일단 우수합니다.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있는데다 나름대로 공부하는 방법도 갖고 있지요. 게다가 4년간 다른 학문을 배운 터라 열성 또한 남다릅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이 의학 공부에 대한 장애물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나름의 가치관과 시각이 이미 정립돼 있어 가르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의전원 졸업생이 모두 임상의사를 원한다는 점이 한 교수의 또다른 우려다. 기초의학이 어려운 길인데다 경제적인 수입도 적어 어찌보면 당연한 일. 경제난에 취직난까지 겹친 지금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그저 부러움 외에는 없는 상황이다.

"의전원 진학생들이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있다는 말은 취직이 어렵기 때문에 의사라는 안정된 직종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목표의식이 뚜렷한 학생들은 시험성적도 좋아요. 의대가 원래 시험이 많은 학과라서 힘들다고 하지만 현재의 사회 현상을 감안한다면 이들에게는 오히려 쉬운 일이죠."

건대 의전원의 향후 발전 계획에 대해 한 교수는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를 처음 개발한 교수를 석좌교수로 영입했다고 말하고 향후에는 치매치료제를 세계에서 처음 개발하는게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건국대는 의생명과학원을 세워 실험을 위한 제반 여건을 갖추고 있다. 임상도 중요하지만 기초의학 분야를 강화시켜 난치병을 고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병원 건물 바로 옆에 한창 건설 중인 건물이 의생명과학원이다. 어떤 각도에서 보면 병원보다 더 큰 건물로 보이기도 하는 의생명과학원은 현재 뇌졸중과 혈관성치매 분야를 연구 중이다.

의생명과학원은 또 대학생들에게 실험 내용을 공모하는 등 오픈 마인드의 자세도 갖고 있다. 특히 여름방학때 아르바이트 겸 해서 실험에 참여토록 하는 인센티브제도도 도입했다.

건국대병원은 최근 적극적 투자와 저명한 의사의 영입 등 의대 발전을 위해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역사가 오래된 타 대학병원에 비해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조만간 국제 의료평가위원회(JCI)의 인증을 준비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 교수는 "건국대의대가 의전원 제도의 특혜를 받은 건 사실입니다. 물론 요즘 국내 의과대학은 상위 0.5%에 들어가야 들어갈 수 있지만 그래도 네임밸류가 낮은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의전원 제도가 도입되면서 더 훌륭한 인재가 몰렸습니다. 이를 통해 학교 발전 속도도 빨라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교수는 또 올바르고 필요한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임상과 연구를 동시에 할 수 있게 해주는 시설과 함께 윤리교육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의사의 인성교육을 위해 국내 저명한 명사를 초청, 강연회도 자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상과 연구를 잘하고 여기에 인성까지 갖춘 의사가 건국대에서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