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만성 췌장염은 확정 진단이 어렵고 치료법도 한정돼 있어 영상검사나 내시경검사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임상상 또는 치료상의 이점이 없는 경우도 있어 영상 검사의 의뢰는 신중해야 한다”고 하버드대학 마크 캘러리(Mark P. Callery), 스티븐 프리드먼(Steven D. Freedman) 양교수가 JAMA에 발표했다.

다양한 영상소견 보여

만성 췌장염에서 가장 자주 나타나는 증상은 만성 또는 재발성 복통이다. 통증은 심와부에 많이 나타나지만 오른쪽이나 왼쪽 상복부에 국재하거나 등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만성췌장염의 진단 기준에는 다음 항목이 포함된다.

(1) 단순 또는 횡단 X선상에서 특징적인 석회화 영상
(2) 내시경적 역행성 담관췌관조영(ERCP) 또는 자기공명 담관췌관촬영(MRCP)으로 낭포장 췌관 또는 췌관 결석을 보이는 특징적인 비정상적 췌관상
(3) 초음파내시경(EUS)으로 췌관의 이상 또는 실질의 이상상(만성 췌장염과 일치하는 고초음파의 병변군과 섬유화, 석회화, 간옆구조의 이상)
(4) 췌기능 검사(세크레틴 시험)에서 중탄산염의 최고 농도 75mEq/L 미만
(5) 병리조직검사에서 만성 췌장염에 특징적인 소견

만성 췌장염 또는 재발성 급성 췌장염의 병인은 구조적 원인과 비구조적 원인으로 나눌 수 있다.

구조적인 원인으로는 췌관 폐색을 들 수 있다. 여기에는 결석, 협착, 팽대부 또는 팽대부 주변의 기계적 또는 기능적 협착(유두괄약근 기능장애 등) 또는 선암이나 췌관내 유두점액성 종양에 의한 폐색이 포함된다.

비구조적 원인으로는 대사이상[저칼슘(Ca) 혈증이나 고트리글리세라이드혈증(TG) 등], 감염증, 독소, 약제, 유전자 변이가 있다.

과도해지기 쉬운 영상검사

캘러리 교수팀은 “만성 췌장염 환자는 영상검사나 내시경검사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임상상 또는 치료상의 장점이 없는 경우도 있어 영상 검사의 의뢰는 신중해야 한다. 다만 병력을 들은 다음에 영상검사를 하는게 바람직하다. 여기에는 CT 또는 MRCP가 포함되지만 어느 쪽이 우수한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교수팀은 “이상이 안보이면 ERCP 또는 세크레틴 시험 등의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ERCP에는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EUS는 숙련도가 요구될 뿐만 아니라 복수의 특징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단독으로 확정 진단할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고 지적하고 “내시경 검사는 선암의 대표가 되는 종양, 특히 췌관 내 유두점액성 종양이 있는 경우의 감별 진단에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유전자 변이의 검진 내용은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다고 한다. 10대 환자에서 특히 췌장염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프로테아제세린1(트립시노겐)을 코드하는 유전자(PRSS-1)에 대해 평가해야 한다.

40세 미만 환자에는 낭포성 섬유증막관통 조절인자(CFTR) 유전자 변이의 근거가 되는 발한(發汗) 시험을 고려해야 한다. 혈액검사로는 TG와 Ca 외에는 측정할 필요가 없다.

아밀라제 및 리파아제 수치는 급성 췌장염 진단에 중요하지만 만성 췌장염은 예측할 수 없다. 만성적 설사가 있는 경우 변중 엘라스타제 수치가 200μg/g 미만이면 췌장 지방변을 확인할 수 있다.

외과적 수술 효과는 일시적

캘러리 교수팀은 “내과적 치료는 현장 의사의 의견에 근거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적절한 비타민과 항산화물을 포함한 균형잡힌 식사가 유익하기 때문에 저지방식(1일 20 g미만)이 추천된다.

난치성 동통이 있고 경구 섭취가 어려운 환자에서는 영양 보급과 췌장의 안정을 위해 완전 정맥 영양법을 몇주 또는 그 이상 실시하는 경우가 있다.

췌장 효소의 보충은 췌장지방변과 동통 양쪽을 모두 치료하는게 효과적이지만 동통에만 한정시킬 경우 비장용제 피막 처방이 효과적인 경우가 있다. 동통이 줄지 않는 환자에는 마약성 진통제와 제토제를 처방한다.

신경절단술(경피적 또는 내시경적 복강신경 박리)과 흉강경하 내장 신경절제술은 모두 효과가 한정적인데다 효과는 대부분 단기간만 지속된다.

췌관협착과 유두협착, 췌관결석을 동반한 만성 췌장염 환자에서는 내시경수술로 폐색을 제거하여 단기간에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다만 기초 질환이 있으면 이 방법은 장기간의 해결방책은 되지 않는다.

외과적 수술이 유익한 경우도 있지만 췌장 절제술을 받은 환자의 40% 이하에서 동통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장기간의 기능 개선과 QOL이 높아질 수도 있지만 수술은 기본적으로 완화의료의 역할을 담당한다.

외과 수술의 선택에 대해서는 여전히 활발히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