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국내 의학발전의 역사를 전통의학과 서양의학의 변천을 함께 이해하는 국내 최대 서양의학관련 유물을 소장한 의학박물관이 개관됐다.
연세대학교 의학도서관 건물 4층에 문을 연 동은(東隱)의학박물관에는 선교의사 알렌이 사용한 의료기구들과 서양의학 도입 초기의 교과서를 비롯해 1885년 9월 13일 알렌박사가 발행한 국내 최고(最古) 서양의학 진단서, 1939년 당시 의학교육에 사용됐던 해부학궤도 등 서양의학의 유물과 각종 한약조제기구, 동의수세보원을 편찬한 이제마의 처방문 등 전통의학(한의학)과 관련한 유물이 전시됐다.
이번 개관된 동은의학박물관은 소장, 전시유물이 아니라 국내 서양의학발상지인 광혜원과 관련된 소장품만을 전시하는 학교사에만 국한시키지 않았다. 국내 서양의학 발전을 전통의학과 함께 역사의 발전이라는 맥락에서 의학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국내 각지의 병원 및 의학교에서 발굴한 자료를 전시한 점이 특징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국내 최초의 서양의학 활동보고서인 ‘제중원 1차년도 보고서’. 이 보고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의료기관인 광혜원이 1886년부터 4월 10일부터 1995년 4월 10일까지 1년간의 진료환자 1만 4백 60명의 환자기록과 통계 및 분석, 알렌박사의 경험담이 수록돼 있다. 최초의 입원환자면서 최초의 수술환자는 12년간 다리에 흐르는 고름으로 고생하던 환자로 알렌박사의 치료기가 실려있다. 또 당시 유행하던 학질환자 등에 관한 치료기록과 소견 등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한편 ‘동은(東隱)’은 1947년 연세의대(당시 세브란스 의대)를 후원하기위해 많은 땅을 기증한 김충식 옹의 아호로 그의 유지를 기리기 위해 동은의학박물관으로 명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