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세계보건기구(WHO) 멜바 고메스(Melba Gomes) 박사가 이끄는 Study13 연구팀은 저렴한 가격의 항말라리아제 아르테스네이트(artesunate) 좌약(고형 외용제)이 아프리카나 아시아 등의 오지에 사는 중증 말라리아 환자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Lancet에 발표했다.

오지환자 치료에 위력

말라리아로 사망자 대부분은 오지에 사는 유아다. 급성기 말라리아는 때로 삼킴능력을 현저하게 떨어트려 경구제도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고메스 박사팀은 이러한 환자가 주사제를 투여할 수 있는 의료시설까지 이송하는데 몇시간이 걸리는 지역에 산다면 즉시 효과를 발휘하는 아르테스네이트 좌약을 이송 전에 투여할 수 있는지를 검토했다.

박사팀은 아르테스네이트 좌약이 사망·영구적 후유장애의 발생률을 줄여주는지 알아보았다.

대상은 방글라데시, 가나, 탄자니아에서 중증 말라리아로 의심되지만 경구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로 아르테스네이트군(8,954례)과 위약군(8,872군)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치료 전에 혈액검사를 하여 말라리아 원충이 검출되지 않은 환자는 아르테스네이트에 효과가 없는 바이러스 감염이거나 세균감염으로 의심해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그 결과, 6시간 이내에 주사가 가능한 시설에 도착한 환자의 경우 실약군과 위약군에서 사망·영구적인 후유장애 발생률에 유의차가 없었다.

그러나 6시간을 넘어도 병원에 도착하지 못한 환자(그 중 절반은 15시간이 지나도 이송할 수 없었다)에서는 아르테스네이트 좌약의 사전 투여로 사망·후유장애 발생 위험이 절반으로 줄었다(아르테스네이트군 1,566례중 29례, 위약군 1,519례 중 57례).

응급치료법으로서 기대

고메스 박사는 “말라리아에 의한 사망은 효과적인 항말라리아 치료가 지연되고 있음을 반영한다. 이번 결과는 경구 치료가 불가능하고 병원 이송까지 몇시간이 걸리는 중증 말라리아 환자에게는 이송 전에 아르테스네이트 좌약을 투여해야 사망·후유장애 발생률이 유의하게 감소한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지적했다.

박사는 또 “중증 말라리아의 발생이 예측되는 지역에서는 가까운 장래에 경구 치료가 불가능하고 응급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많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서의 좌약 투여는 이러한 응급치료법으로서 기대할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합동 말라리아 프로젝트 로렌츠 폰 시들라인(Lorenz von Seidlein) 박사와 이 프로젝트의 멤버인 한국의 백신연구소 재클린 딘(Jacqueline L. Deen) 박사는 관련논평(2009; 373: 522-523)에서 “이번 논문은 10년마다 발표되는 말라리아 치료법에 영향을 주는 논문 가운데 하나다. 이제 다음 단계는 아르테스네이트 좌약을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 그 효과를 다양한 의료현장에서 검토하는 연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