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바티스가 지난 1일자로 DPP-4 억제제(dipeptidylpeptidase-4 inhibitor) 계열의 당뇨약인 '가브스(성분명 빌다글립틴)'를 선보이면서 당뇨약 시장의 세대 교체가 예고되고 있다.

이 계열은 2개월 전 한국MSD가 '자누비아'라는 제품을 출시한 바 있어 잘 알려졌는데 이번에 가브스가 추가되면서 양 제품에 대한 다양한 차별점이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최대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DPP-4 억제제의 최대 장점은 인위적으로 혈당을 낮추는 기존 약물과는 달리 장기의 기능을 활성화시켜 혈당을 조절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전 덕분에 기존약에 실패한 환자에서 우수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가브스는 현재까지 다양한 임상을 진행왔고 또 진행 중에 있다. 지난 2007년 발표된 가브스 병용 임상은 이 약의 효과를 잘 설명해줄 수 있는 랜드마크 연구 가운데 하나다.

이 연구는 메트폴민 단독요법으로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 416명에게 24주간 메트폴민에 가브스를 병용 투여해 베이스라인 대비 HbA1C(당화혈색소), 공복혈당 및 식후 혈당의 변화를 위약과 비교 측정한 연구다. 아울러 저혈당 발생 및 체중증가 등의 부작용과 내약성을 측정했다.

연구결과는 결론적으로 우수했다. 병용군이 단독군에 비해 위약 대비 당화혈색소치를 최대 -1.1% 감소시켰으며, 공복혈당도 위약 대비 최고 1.7mmol/l 감소했다. 또한 인슐린 분비율에서 베타세포 기능 개선 효과도 위약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효과가 나타났다 (p<0.001). 저혈당과 체중증가도 위약에 비해 위험성이 증가하지 않았다.

올해 2월에는 가장 많이 병용 처방되는 설포닌우레아+메트폴민 병용요법과 가브스+메트폴민를 비교한 연구도 발표돼 주목을 끌었다.

메트폴민 단독요법으로 조절 불가능한 제2형 당뇨환자군에 가브스(50mg 1일 2회, 1,396명)+메트폴민군과 글리메피리드(1일 6mg까지 증량, 1393명)+메트폴민군으로 나누어 52주간 혈당 강하 효과를 비교한 연구다.

연구 결과, 가브스 병용요법은 글리메피리드 병용군 대비 동등한 수준의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를 보이면서도 저혈당 발생은 오히려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체중 역시 대조군에 비해 2kg 감소하는 등 같은 효과를 보이면서도 내약성은 우수한 약제임이 증명됐다.

최초로 한국인 연구자가 글로벌 임상 책임자(PI) 자격으로 진행한 피오글라타존 단독 및 병용요법 임상도 주목을 끄는 스터디다.

제2형 당뇨병 신규 진단환자 607명을 대상으로 24주간 가브스(100mg)와 피오글리타존(30mg) 각각의 단독투여 대비 저용량(가브스 50mg+피오글리타존 15mg)과 고용량(가브스 100mg+피오글리타존 30mg) 등 4개군의 당화 혈색소의 변화를 측정했다.

연구 결과, 각 군의 당화혈색소치의 변화는 피오글리타존 단독 투여군에서 -1.4±0.1%, 가브스+피오글리타존 저용량 병합군에서는 -1.7±0.1%, 가브스+피오글리타존 고용량 병합군에서 -1.9±0.1%, 가브스 단독 투여군에서 -1.1±0.1%으로 나타나 단독요법 보다 저용량(p=0.039)과 고용량(p<0.001) 병합투여가 우수한 혈당 강하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아울러 공복혈당에서도 가브스와 피오글리타존 각각의 단독요법(p<0.001)보다 병합요법(p=0.022)에서 보다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Q. 경쟁품인 자누비아와 차이점은...
…같은 계열이라도 가브스는 적은 용량으로도 표적인 췌장 섬세포의 기능을 강화시킨다는 점이다. 또한 임상적으로는 한국데이터가 많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글로벌 임상책임자에 한국인 교수를 선정할 정도로 처음부터 이 약물은 동양환자에 초점을 맞춰왔으며 따라서 동양인 관련한 데이터가 방대하다. 1일 2회 복용하는 메트폴민과 복약법도 같아 환자가 편하게 복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있다.

Q. 단일제와 함께 복합제 경쟁도 치열하다. 출시계획은?
…오는 2/4분기 중에 메트폴민 750mg, 1500mg이 들어간 복합제를 출시할 계획이다.

Q. 가이드라인 변경으로 인슐린도 경쟁제품이 됐는데..
…사실상 인슐린과도 경쟁을 해야 할 상황이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도 인슐린에 대한 인식도가 낮아 다른 경구치료법이 있다면 인슐린보다는 선호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췌장보호기능을 강화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어 아직은 초기 당뇨병 환자가 메인 타깃이라서 직접적인 경쟁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본다.

향후 마케팅 계획
노바티스의 마케팅전략은 가브스를 한국인에 특화된 당뇨약으로 만드는 것이다. 국내 모 제약사가 자사의 두통약에 ‘한국인의 두통약’이라는 컨셉을 붙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유수연 본부장은 이러한 컨셉을 잡은 이유에 대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데이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대부분의 글로벌데이터에 한국인 환자가 포함돼 있고 모두 결과가 좋다”고 말해 특화된 당뇨약이 될 것임을 자신했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에 수만명의 한국 환자가 참여하는 대규모 글로벌 임상도 추진한다. 특히 이를 총괄하는 연구자(PI)도 서울아산병원 교수로 선정, ‘한국인의 당뇨약’으로 위치를 굳히기 위해서다.
약효가 반드시 매출 상승을 보장해 주는 것이 아닌 만큼 당뇨병치료제 영업으로 짭짤하게 재미 본 한독약품과도 손을 잡았다. 한독의 영업력을 잘 활용하겠는 전략이다.
한독약품은 아마릴 팀과 별로로 가브스팀을 운영한다. 출시 초기인만큼 기존 약물과의 병용요법을 통한 매출 상승 전략도 감안한 부분이다.
이러한 다양한 전략을 통해 가브스의 출시 첫해 시장의 10%를 차지하는게 목표다. 지난해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2,700억원이었다.



한국노바티스 유수연 본부장

Q. 제품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가브스는 체내 인크레틴 기능을 억제시켜 혈당 조절을 방해하는 DPP-4 효소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약물로, 췌장 섬세포 기능부전을 타깃으로 작용한다. 제2형 당뇨환자에서는 췌장 섬세포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며, 이로 인해 췌장 섬세포 중 알파 세포에서는 당 과잉 생성을 유발하고 베타세포에서는 인슐린 분비가 저해된다. 가브스는 췌장의 알파와 베타세포 모두를 타깃으로 작용하여 신체의 자연적인 혈당조절 능력을 개선시킨다. 또한 베타세포의 기능을 장기적으로 개선시켜 당뇨병 진행을 늦추는 기전을 가진 치료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