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루가노】 모노클로널 항체 세툭시맙으로 치료했을 때 평균 생존기간이 2배 늘어나는 진행 결장직장암환자를 확인하는 유전자 마커가 발견됐다고 제33회 유럽내과종양학회(ESMO)에서 보고됐다.

호주 플린더스 크리스토스 카라펩티스(Christos Karapetis) 박사는 세툭시맙의 치료와 최선의 지지요법을 비교하는 제III상 임상시험에서 결장직장암환자 394례를 대상으로 유전자를 분석했다.

이번 보고된 최신 데이터는 K-ras 유전자 변이가 총 생존율 및 총 무악화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비교 검토한 것이다.
K-ras는 표피세포의 성장신호를 세포표면에서 세포핵으로 전달하는 경로 상에 주요한 단백질을 코드한다.

성장인자가 표피증식인자 수용체(EGFR) 등 세포 표면에 있는 수용체와 결합하면 K-ras가 일시적으로 활성되어 세포의 성장과 증식을 촉진시킨다.

K-ras의 변이는 결장직장암의 최대 35%에서 나타나는데 변이가 일어나면 K-ras는 활성화된다. 즉 EGFR의 자극이 없어도 시그널 전달 스위치가 온(on) 상태가 되는 것이다.

박사팀에 의하면 변이형 K-ras를 가진 환자의 총 생존기간(중앙치)은 세툭시맙군에서 4.6개월, 지지요법군에서는 4.5개월로 차이는 없었다.

한편 야생형 K-ras를 가진 환자의 총 생존기간은 지지요법군이 4.8개월인데 비해 세툭시맙군에서는 9.5개월로 큰 차이를 보였다.

박사팀은 “이번 결과에서 EGFR를 타깃으로 한 치료가 적용되는 환자를 분류하는 새 치료기준에 K-ras 변이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FOLFIRI와 병용해 연장

벨기에 개스투이스베르그대학병원 에릭 반 커스템(Eric Van Cutsem) 교수도 CRYSTAL 시험에서 전이성 결장직장암 환자를 FOLFIRI군 또는 FOLFIRI와 세툭시맙 병용요법군으로 무작위로 나누고 변이형 K-ras의 영향을 검토, 관련 데이터를 발표했다.

교수는 최근 세툭시맙과 FOLFIRI의 병용이 야생형 K-ras환자의 무악화 생존율과 효과율을 유의하게 개선시킨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또한 이 학회에서는 CRYSTAL 시험에서 밝혀진 생존율에 관한 새로운 데이터를 발표했다.

교수는 “CRYSTAL 시험의 대상이 된 환자의 총 생존기간은 양쪽군에서 거의 같았다. 그러나 세툭시맙/FOLFIRI 병용요법군에서 야생형 K-ras 환자는 생존기간이 연장되는 경향이 강했다”고 보고했다.

야생형 K-ras를 가진 환자의 생존기간(중앙치)은 세툭시맙/FOLFIRI 병용요법군이 24.9개월인데 비해 FOLFIRI군에서는 21.0개월(위험비 0.84)이었다.

한편 변이형 K-ras를 가진 환자에서는 총 생존기간에 차이가 없었다.

네덜란드 나이메헨대학 세인트라드바드의료센터 미리암 쿠푸먼(Miriam Koopman) 박사는 진행 결장직장암환자의 순환혈액 중 암세포(CTC) 수가 생존율 예측에 유용하다고 보고했다.
 
혈중 암세포수로 생존율 예측

박사팀은 전향적 임상시험 CAIRO2(네덜란드 결장직장암연구팀)에서 치료받고 있던 467례를 대상으로 화학요법+베바시주맙(bevacizumab)과 화학요법+bevacizumab+세툭시맙을 비교 검토했다.

양쪽군 환자에 대해 치료 전과 치료 중에 수시로 CTC수를 측정했다.

박사는 “CTC수는 암의 악성도를 판정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치료 전 CTC수가 많은 전이성 결장직장암환자의 예후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사팀의 연구에 의하면 무악화 생존기간(중앙치)은 혈액 7.5mL 당 CTC가 3개 미만인 환자가 10.5개월인데 비해 3개 이상인 환자에서는 8.2개월이었다.

게다가 총 생존기간(중앙치)은 CTC가 3개 미만인 환자가 22.2개월인데 비해 3개 이상인 환자에서는 13.7개월이었다.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는 전이성 결장직장암환자에서 나타난 CTC수는 예후를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마커임이 밝혀졌다. 향후에는 CTC수에 근거해 치료방침을 수정하는게 유익한지를 알아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