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마타제 억제제에 실패한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유방암 신약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는 아로마타제 억제제에 실패한 다음에는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은 없었다. 대부분 다시 화학요법을 사용할 수 밖에 없어 독성 문제가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파슬로덱스(성분명 풀베스트란트)을 전격 출시하면서 화학요법을 재사용하지 않고 대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파슬로덱스의 특징은 기존 아로마타제 억제제에 실패한 환자에 투여했을 때 반응률을 개선시켜 질병 진행을 늦추고 동시에 내약성을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이는 대표적인 임상인 'Trial 0020/0021' 결과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이 스터디는 내분비 치료를 받다가 질병이 진행된, 즉 아로마타제 억제제에 실패한 진행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아나스트로졸과 비교한 것.

0020은 유럽인(북미인 제외) 451명, 0021은 미국인 400명을 대상으로 모두 이중맹검 방식으로 다기관에서 실시됐다.
환자들을 무작위 배정하여 1개월마다 파슬로덱스 250mg을 근육내 주사하거나 매일 아나스트로졸 1mg을 경구 복용시키고, 1차 엔드포인트로 TTP(time to progression), 2차 엔드포인트로 ORR(objective response rate), Median DoR(duration of response), 내약성 등을 평가했다.

그 결과, Trial 0020에서 TTP는 파슬로덱스군과 아나스트로졸군에서 각각 5.5개월과 5.1개월로 나타났다. 2차 엔드포인트인 ORR은 각각 20.7%와 15.7%, Median DoR은 각각 15.0개월과 14.5개월로 나타났다. 반응률은 44.6%와 45.0%였다.

두 치료 모두 내약성이 우수했으며 이상반응으로 치료를 중단한 비율은 각각 3.2%와 1.3%였다. ORR에서만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또한 0021임상에서는 TTP가 각각 5.4개월과 3.4개월로 파슬로덱스가 우수했다. ORR은 17.5%로 같았으며 Median Dor는 각각 19.0개월과 10.8개월로 나타났다. 종합적 반응률은 42.2%와 26.1%였으며, 두 치료 모두 내약성이 우수하였다.

2개 임상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TTP는 5.5개월과 4.1개월, ORR도 19.2%와 16.5%, Median Dor도 16.7개월과 13.7개월로 파슬로덱스군이 아나스트로졸에 비해 유의하게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적인 반응률은 43.5%와 40.9%였다.

한편 이상반응으로 인한 투여중단율은 각각 0.9%와 1.2%였으며, 특히 관절통의 경우 파슬로덱스군에서 유의하게 적었다(P = 0.0036)

한국아스트라제네카 김미영 이사는 “지금까지 아로마타제 억제제 또는 항에스트로겐으로 치료받은 다음 재발한 환자들은 고통과 전신 부작용이 따르는 화학요법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내약성 측면에서 기존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비교해서 우수한 파슬로덱스는 호르몬 치료제라는 특성상 화학요법치료 시 나타나는 부작용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정재홍 PM

Q. 약소개를 한다면...
…파슬로덱스는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의 폐경기 이후 여성으로서 타목시펜과 같은 항에스트로겐과 아리미덱스와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아로마타제 저해제 투여 후 질병이 재발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의 치료제다. 종양세포 증식에 관여하는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차단해 종양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지난 2007년 10월 국내 식약청의 허가를 받았으며 11월 3일 출시했다.

Q. 주요 특징을 꼽는다면...
…기존 아로마타제 억제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크게 줄였다는 점이다. 아리미덱스 등 기존 약물의 경우 환자의 30~40%에서 관절통을 호소하지만 파슬로덱스는 이러한 증상발생을 절반 이하로 낮췄다.

Q. 신약인 만큼 제품출시 의미도 다를 것 같은데..
…현재 아로마타제 억제제로 치료했는데도 질병이 진행되는 환자는 화학요법 외에는 별다른 요법이 없는 상태다. 문제는 화학요법은 독성 부작용의 고통이 크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파슬로덱스가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의 대안을 마련했다는 의의가 있다

Q. 파슬로덱스가 필요한 환자규모는?
…진행성 유방암 환자 중 15%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Q. 용법 용량 및 가격은?
…1개월에 1회, 250mg 근육 내 주사한다. 비급여 제품이라 병원에 따라 57~100만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마케팅 계획
“유방암하면 AZ로 입지 굳혀”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파슬로덱스 급여화에 실패하면서 지난 11월 3일 비급여 출시를 결정했다.
이웃 제약사들의 사례를 통해 비급여 항암제의 어려움을 알면서도 강행한 결정이었다. 대안은 마케팅 계획을 통해 손실을 어느정도 보완하겠다는 계획. 그만큼 마케팅 전략도 철저하게 세워놓고 있다.
전략은 일단 크게 2가지다. 하나는 철지한 임상사례를 발굴해 이를 알리는 전략이다.
정재홍 PM은 “2007년부터 올해 9월까지 시행한 동정적요법 사례에서 좋은 데이터가 많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를 통해 철저한 에비던스 베이스드 마케팅 전략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올해 12월에 열리는 샌안토니오유방암학회에서 발표되는 파슬로덱스의 연구인 Firsttrial 연구에서 약물의 1차 치료효과를 소개할 예정이다. 두 번째는 항암제 전문회사로서 입지를 굳히는 전략.
현재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이번 파슬로덱스 출시로 놀바덱스(성분명 타목시펜)와 아리미덱스(성분명 아나스트로졸)와 함께 유방암 항호르몬 치료약물의 라인업을 모두 갖추게 됐다.
정 PM은 “모든 단계의 호르몬 치료약물을 갖춘 만큼 유방암 전문회사라고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이라면서 “공격적인 전략으로 비급여라는 장벽을 허물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