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우울증 환자들 상당수가 약을 잘먹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재발률도 높다는 역학 연구조사가 나왔다.

심평원 심사평가정보센터 김남순 팀장은 지난 11월 4일 열린 제3회 아시아태평양 약물역학위해관리학술대회에서 이같은 연구조사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서 김 팀장은 2002년에 우울증으로 진단받고 1회 이상 우울증치료제를 처방받은 18-85세 환자 117,087명의 2년간 자료를 분석 결과를 토대로 우울증치료제의 지속적사용과 재발 연관성에 대한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조사기간 중 우울증치료제를 처방받은 일수의 비중이 75%이상인 경우 지속적인 치료를 받았다고 정의하였을 때, 지속적인 치료를 받은 환자의 비율은 3개월 24%, 6개월은 15% 수준으로 매우 낮았다.

김 팀장은 "이 수치는 선진국의 1/3내지 1/2수준으로 대부분의 우울증 진료지침은 재발예방을 위해 최소 5~6개월의 유지치료를 권고하고 있는것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반면 노인이거나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SSRI) 사용 환자, 정신과의사에게 진료받은 환자, 종합병원 환자, 대도시에서 진료받은 환자는 우울증치료제 복용을 지속하는 비율이 높았다.

우울증 증상 시작 후 2년이내에 29%의 환자가 증상이 재발하였으나, 우울증치료제를 꾸준히 처방받은 우울증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재발 위험성이 40% 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또는 고연령층이거나, 불안장애, 알코올장애, 성격장애 및 정신과적 입원경험이 있는 경우, 초기 치료제로서 삼환계항우울제를 처방받은 경우, 정신과 의사에게 진료받지 않은 경우에 우울증 재발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김팀장은 2004년 외래 진료를 받은 18-85세 우울증 환자 648,237명을 대상으로 환자 특성 및 의료이용행태를 분석한 결과도 공개했다.

연구 결과 여성이 남성에 비해 약 2배 정도 많았고, 평균 연령은 52세로 연령별로는 40대가 가장 많게 나타났다.

외래진료 후 우울증으로 진단한 건강보험청구 건 중 우울증치료제를 처방한 비율은 73%였다. 우울증치료제 중 가격이 비싸지만 안전성이 높은 선택적 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SSRI)는 종합병원에서 처방률이 높았고, 가격이 저렴한 삼환계 항우울제(TCA)는 의원에서 처방률이 높았다.

이번 조사에 대해 김 팀장은 "우울증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우울증 환자의 비율은 외국에 비해서 매우 낮은 반면에 우울증 재발은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연구를 통해 우울증의 조기발견을 높이고 꾸준히 치료를 받도록 유도하기 위한 대국민 홍보가 필요하며, 우울증 치료를 지속할 가능성이 낮은 젊은 연령층, 중소도시 및 군지역 환자를 집중적으로 관리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