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노르위치】 의료보장이 잘 돼 있는 영국에서도 고령자가 누리는 의료혜택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스트앵글리아대학 보건정책·진료학 니콜라스 스틸(Nicholas Steel) 박사팀은 영국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 결과 “고령자는 권장 진료의 62%만 받고 있다”는 검토 결과를 BMJ(2008; 337: a957)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의 대상자는 50세 이상 8,688명. 질문표나 면접을 통해 심질환이나 당뇨병, 뇌졸중, 우울병, 변형성관절증 등 13개 분야의 질환과 건강상태를 고찰하여 50세 이상에서 심각한 건강문제가 있는 사람에게 공적 및 민간 의료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질환에 따라 적절한 치료나 권장 치료를 받는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 간에 큰 차이가 나타났다.

허혈성 심질환의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는 비율이 높았지만(83%), 변형성 관절증의 경우 권장 치료를 받는 경우는 29%에 불과했다.

총 1만 9,082회 치료를 받을 수 있었지만 실제 치료받는 경우는 1만 1,911회(62%)에 그쳤다.

또한 낙상이나 변형성관절증, 요실금, 시각장애(백내장), 청각장애, 골다공증 등 노인성질환·병태에 대한 치료(57%)보다 일반적인 질환이나 병태에 대한 치료(74%)가 더 많았다.

이에 대해 스틸 박사는 “영국보건서비스(NHS)나 민간 의료보험은 영국 국민의 대다수, 특히 고령자나 허약자에 대해서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P4P 효과에 기대

한편 이번 연구에서 흥미로운 점은 진료 과정이나 결과에 따라 진료비를 받는 일반 진료의(GP)용 영국판 페이·포·퍼포먼스(P4P)인 ‘질 높은 의료제공에 대한 인센티브제(QOF)’로 커버되는 질환이나 병태 쪽이 의료수준이 높았다.

QOF가 커버하는 범위의 75%는 적절한 치료를 받았지만, 그렇지 못한 질환이나 병태를 가진 환자에서는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경우는 58%에 불과했다.

다만 우려해야 할 점은 장애나 신체허약과 관련하는 병태에 대해서는 기본 치료 조차 받지 못하는 사람이 가장 많았다는 것이다.

의료개입의 종류로는 스크리닝이나 예방적 관리가 80%로 가장 많았고 처치나 추적관찰·관리(64%), 진단 검사(60%)가 그 뒤를 이었다.

연구팀은 모든 병태에 대한 의료의 질적 향상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그 중에서도 고령자의 QOL을 좌우하는 만성적 병태에 대한 의료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