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적으로 사용되어온 게보린, 펜잘, 사리돈에이 등 두통약에 함유된 특정 성분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3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이하 건약)은 진통 해열제 성분으로 사용되는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이 열액질환, 의식장애, 혼수 등 심각한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며 '의약품 적색경보 6호'를 지난 주말에 발령했다고 밝혔다.

건약에 따르면, 주로 해열제, 진통제 등에 사용되는 '이소프로필안티피린' 성분은 지난 1970년대부터 국내에 널리 사용돼 현재 국내 약 40여개 제품이 식약청 허가를 받아 약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 게보린, 펜잘, 사리돈에이 등이 있다.

건약 측은 “'이소프로필안티피린'과 구조적으로 비슷한 약물으로 '아미노피린'이 있다. 이 약물은 100여년이 넘게 사용됐지만 1970년대 발암성, 열액질환 유발 등 심각한 부작용으로 전세계 시작에서 퇴출됐다”면서 “유사한 계열의 약물인 '설피린'도 치명적인 혈액질환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1970년대 대부분의 국가에서 퇴출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계열의 약물들은 골수억제작용에 의한 과립구감소증과 재생불량성빈혈 등의 혈액질환과 의식장애, 혼수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건약 측은 밝혔다.

독일의 독극물정보센터(Poisons Information Center) 임상연구 자료에 따르면, 이같은 부작용이 나타나는 양상은 '이소프로필안티피린'과 이미 퇴출된 약물들 간에 비슷한 비율로 보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각한 부작용을 나타내는 확률의 경우 오히려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을 복용한 환자들에게서 더 높게 나타났다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혼수는 이소프로필안티피린에서 가장 높은 빈도로 발생했다. 이러한 의식장애과정은 아주 치명적일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기면, 혼수, 경련의 순서대로 나타난다는 것이 건약의 설명이다.

건약 측은 이러한 이유로 이 약물은 캐나다와 미국, 뉴질랜드 등에서는 시판되지 않고 있으며 아일랜드와 터키에서는 치명적인 재생불량성빈혈 등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시판을 금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건약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사용돼 왔던 약물들은 당시에 독성시험을 하지 않아서 특별히 임상시험 등 자료를 찾기 어려운 면도 있다"며 "그렇게 때문에 끊임없는 부작용 모니터링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의 경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퇴출된 약물"이라며 "식약청도 시급히 '이소프로필안티피린' 단독 성분에 대한 안전성 검토를 면밀히 실시해 책임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