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학의료센터 요한 마켄바흐(Johan P. Mackenbach) 박사팀은 유럽 22개국을 대상으로 사회경제적 차이와 건강상태를 비교한 결과 “거의 모든 나라에서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군에서는 사망률이 높고, 건강에 대한 자기 평가가 낮은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지만,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군과 낮은 군 간의 차이는 각 국가간에 크게  다르게 나타났다”고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2008; 358: 2468-2481)에 발표했다.

게다가 “이러한 차이는 교육기회, 소득분포, 건강 관련 행동과 의료 접근성을 높이면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수준 낮을수록 사망률 높아

유럽 전역을 비롯해 모든 나라에서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사망률이 높게 나타났으며, 이러한 차이는 국가마다 다르게 나타났다.

예를 들면 스웨덴이나 영국에서는 교육수준이 가장 낮은 군의 사망률은 교육수준이 가장 높은 군 사망률의 2배 미만이지만 헝가리, 체코, 폴란드에서는 전자의 사망률이 후자의 4배를 넘었다.

매켄바흐 박사팀은 유럽 전체에서 교육수준이 낮은 사람일수록 유방암을 제외한 전체 사망률이 확실히 높다. 건강하게 대한
자기 평가에 대해서도 유럽 전역에서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군일수록 좋지 않았다.

특히 심혈관질환(CVD)에 의한 사망률 차이가 뚜렷하고 CVD에 의한 사망의 차이는 남성에서는 전체 사망률에서 나타난 교육 관련 격차의 33%를 차지하며(10만인·년 당 사망 1,328례 중 442례), 여성에서는 50%를 차지했다(489례 중 246례).
 
흡연·음주 사망률에 차이

매켄바흐 박사팀은 “국가 간에 나타난 차이 중 일부는 흡연이나 음주로 인한 사망 때문이며 의학적 개입을 통해 수정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유럽 전체에서 알코올 관련 사망의 차이는 남성의 경우 전체 사망률 차이의 11%, 여성의 경우는 6%를 차지했다.

과음하는 비율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군에 비해 낮은 군에서 높았으며, 특히 남성에서 높았다.

이는 사회적 지원을 받기 어렵고 생활에 대한 자기 관리 능력의 부족, 물질적 빈곤이 과음을 용인하는 문화와 어우러져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박사팀은 지적하고 있다.

“유럽 전체에서 흡연 관련 질환으로 인한 사망의 차이가 남성에서는 전체 사망률 차이의 21%, 여성에서는 6%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교육수준이 낮은 사람에서는 흡연과 비만 모두 빈도가 높다. 흡연에서 교육 수준차가 미치는 영향은 남성이 강했으며, 비만에서 미치는 영향은 여성이 강했다.

박사팀은 그러나 사회경제적 지위와 관련한 비만의 차이는 전체적인 경향에 영향을 줄만큼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고 말했다.
박사팀은 그 증거로서 남부 유럽 지역에서는 비만 차이가 비교적 크지만, 이들 나라에서는 사회경제적 지위와 관련한 사망률 차이는 비교적 작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고급 의료에 대한 접근성의 부족이 사망률에 차이가 나는 원인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박사팀은 덧붙였다.
 
문화적 태도·습관도 영향

문화적 태도나 습관도 병적 상태나 사망률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를 들면 이탈리아나 스페인의 복지서비스는 북유럽만큼 높지 않고 지원도 적은 편이지만 사망률에서 계층간 차이가 비교적 작았다.

매켄바흐 박사팀은 그 이유로 지중해 요리의 섭취나 여성이 흡연을 기피하는 등의 문화적 요인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물적 자원에 대한 부족한 혜택이 생활습관 관련 위험인자의 차이로 나타나는 것을 문화적 요인이 막아준다는 것이다.

한편 교육, 직업과 소득의 관점에서 사회경제적 지위를 평가한 박사팀의 이번 연구는 적절한 국제 비교가 가능한 데이터가 흡연과 비만 뿐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