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런던대학 아니서 라먼(Anisur Rahman), 데이빗 이센버그(David A. Isenberg) 박사는 전신성 홍반성루프스(SLE)의 발병 기전 해명이 치료법을 개선시킨다고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2008; 358: 929-939)의 총설에서 설명했다.
 
면역계 모든 측면 관련

SLE 증상은 피진, 관절염, 빈혈, 혈소판감소, 장막염, 신장염, 경련, 정신장애 등 다양하다.

특히 15∼50세 여성 환자에서 이러한 증상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감별진단하여 SLE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SLE에서 조직이 손상되는 주요 원인은 병원성의 자기항체다. 그러나 면역계의 구성 요소 전체가 SLE의 발병 기전과 관련하고 있으며 병원성 자기 항체의 복잡한 발현 기전에는 면역계가 모두 관련한다. 즉 면역계의 다양한 요소가 SLE 치료제의 타깃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진행되는 임상 시험에서는 자기 항체의 활성을 낮추는 여러 신약이 검토 중이다. SLE 발병에는 유전적 요인과 역학적 요인이 관여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은 불확실하다. SLE 환자의 90%가 여성이라는 점에서 호르몬 분비가 관여할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또한 선행하는 이벤트도 SLE 발병과 관련할 가능성이 있다. 약제 유발성 루프스의 존재, SLE 발병시나 재연 직전에 바이러스성 질환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는 사실, 자외선 노출이 SLE와 관련하는 환경 요인의 하나라는 사실 등이 이 가설을 증명해 주고 있다.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나타나 있듯이 유전적 요인도 SLE와 관련하지만 발병하는데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금까지의 유전학적 연구에서는 SLE와 관련한 8개의 감수성 유전자좌(자리)가 발견됐으며, 면역계의 구성 요소를 코드하는 유전자가 SLE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초기 단계의 보체 성분이나 인터페론(IFN) 관련 유전자와 관련하는 유전자가 분류돼 있다.

핵내 자기항원에 대한 면역관용의 부족, B세포의 활성항진, T세포의 제어 이상 등을 유도하는 유전자도 중요해진다.
 
조직 손상 주요인은 자기 항체

SLE 환자의 조직이 손상되는 주요 원인이 자기 항체라는 사실이 나타나면서 SLE 발병 기전에서 항이본쇄 DNA 항체의 중요성이 확인되고 있다.

항이본쇄 DNA 항체는 SLE에 매우 특이적이다. SLE 환자의 70%에서 발현한다. 하지만 건강한 사람이나 류마티스관절염(RA) 등 다른 자가면역질환자에서 나타나는 빈도는 0.5% 미만이다.

SLE의 임상 증상에 관여하는 병원성 자기항체는 항이본쇄 DNA 항체 뿐만은 아니다.

SLE의 다양한 증상에는 다른 자기 항체가 각각 관여하고 있다. 예를 들면 N-메틸D-아스파라긴산(NMDA) 수용체에 대한 항체는 중추 신경 루프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NMDA는 뉴런이 방출하는 흥분성 아미노산이다. 또 항리보핵산 단백질복합체(Ro) 항체나 항누클레오솜 항체는 특히 피부 루프스와 관련한다.

루프스 신장염에서 자기 항체에 의한 조직 손상과 관련한 가설은 주로 2가지다. 루프스 신장염은 SLE에서 자기 항체에 의한 조직 손상에 대해 가장 많이 해명된 병태다.

첫번째의 가설은 “SLE 환자에서는 항이본쇄 DNA 항체가 혈중에 방출된 누클레오솜과 결합하는데, 이 항체·누클레오솜 복합체가 신장의 사구체 기저막에 정착한다”는 것이다.

면역복합체는 보체를 활성시키고 활성된 보체는 사구체신염을 일으킨다. 누클레오솜은 아포토시스 후에 방출되는 염색체의 단편으로, 세포 밖 이본쇄 DNA는 주로 누클레오솜 형태로 존재한다.

2번째 가설은 “항이본쇄 DNA 항체나 항누클레오솜 항체는 신장의 단백질과 교차반응하기 때문에 신장 세포에 대한 직접적인 병원성을 갖고 있다”는 것.

1종류 항체는 구조는 다르지만 표면 형태가 유사하거나 전하 영역을 가진 복수의 항원과 결합할 수가 있다는 다양한 반응성을 나타낸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자기 항체는 무해하지만 SLE 환자에서는 병원성 자기 항체가 발현한다.

SLE와 특히 관련한 자기 항체는 이본쇄 DNA와 고친화성 결합하는 면역 글로불린(Ig) G항체다.

항원에 대한 림프구 표면의 Ig 친화성이 높을수록 세포에 강한 자극을 주어 증식하게 만든다.

일반적으로 이 항원에 기인하는 과정은 T림프구와 항원에 자극된 B림프구에서만 일어난다.

이 과정은 T림프구 헬프(T-lymphocyte help)라고 부르는데 B세포와 T세포가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 자극한다는 사실은 밝혀졌기 때문에 이 개념은 SLE의 발병 기전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복수 치료제로 시험 진행

라먼 박사팀에 의하면 SLE에서 조직 손상과 밀접하게 관련하는 고친화성 IgG 자기 항체는 T세포 헬프가 만들어 낼 수 있다.
앞서 설명한 누클레오솜도 관련한다. 누클레오솜의 단백질 코어는 히스톤으로 구성돼 있다.

SLE 환자에서는 히스톤 유래 펩타이드가 T세포를 자극하며, 자극받은 펩타이드 특이적 T세포는 누클레오솜에서 유래하는 항원 에피토프에 대한 B세포의 반응을 증강시킨다.

이러한 B림프구와 T림프구의 상호작용은 고친화성 병원성 자기항체를 생산하도록 만든다.

SLE 환자에서는 누클레오솜이 T세포 에피토프와 B세포 에피토프를 포함할 뿐만 아니라 항누클레오솜 항체가 출현해 발병을 유발한다.

제어성 T세포는 헬퍼 T세포와 B세포의 활성을 억제하지만 SLE에서는 제어성 T세포수가 줄어들고 기능이 떨어진다는 보고가 있다.

SLE에서 누클레오솜 기원은 아포토시스에 의해 방출되는 세포 파편으로서, 아포토시스 과정에서 세포내 물질이 누출되어 면역반응이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SLE 환자에서는 아포토시스에 의해 발생하는 세포 파편이 정상적으로 제거되지 않는다.

SLE에서는 사이토카인의 역할에도 주목해야 한다. 환자에서는 혈청 인터류킨(IL)-10 수치가 항상 높고 그 수치는 질환 활동성과 관련하기 때문이다.

활동성 SLE 환자에서는 혈청 IFN-α도 상승한다. 종양괴사 인자(TNF)-α의 관여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SLE에서는 혈중 B림프구 자극 인자(TNF 리간드 슈퍼패밀리의 하나)의 혈중 수치도 높아지지만 RA, 쇼그렌증후군 등에서도 상승한다.

SLE 환자에서 자기 항체 레벨을 낮출 수 있는 일부 타깃이 밝혀지고 있다.

특히 SLE 치료제로서 부신피질 스테로이드를 검토 중이다. 항이본쇄 DNA 항체 증가에 대해 부신피질 스테로이드의 용량을 늘리면 항체의 평균 레벨이나 중증 재연, 질환의 빈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부작용이 문제가 된다.

현재 리툭시맙, abetimus sodium, 항CD22 단클론항체, 항B림프구 자극인자, 항CD40 리간드, CTLA-4-Ig, 병원성항DNA 항체에 유래하는 펩타이드, 항TNF-α항체, 항IL-10 항체 등 복수의 SLE 치료제가 연구·시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