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최고의 발견으로 평가되는 휴먼인슐린. 당뇨병 치료에 새로운 기원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휴먼인슐린에는 저혈당증과 체중 증가라는 약점을 갖고 있다. 저혈당증은 심한 경우 의식을 잃는 경우도 있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체중증가와 인슐린 사용에 대한 사회적 편견 등 과거에는 문제점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도 지적되기 시작했다. 다행히 최근에는 새로운 기저인슐린이 개발되면서 휴먼 인슐린의 약점들이 개선되고 사용 편리성도 높아지면서 당뇨병 치료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 물론 비용과 사회적 편견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거리다. 얼마전 열린 대한내분비학회 심포지엄에서는 새 인슐린이 담당하는 역할과 인슐린을 주입하는 디바이스인 펜형 별 장단점에 대한 강연이 있었다. 이날 발표된 내용을 정리해 본다.

당뇨병환자 삶의 질 개선하는 새 인슐린

The Role of Modern Insulin

- 새 인슐린의 역할 -

 민경완 을지의대 내분비내과 교수

‘저혈당증, 불편한 사용, 체중증가’ 휴먼 인슐린의 단점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로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휴먼 인슐린을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휴먼 인슐린 사용시 가장 큰 어려움은 저혈당이다. 저혈당으로 인해 인슐린 사용을 두려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한 저혈당은 환자의 약 25~30%에서 발생하는데,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야간 저혈당이다.

휴먼 인슐린 사용시 불편함(inconvenience)은 주사 시간에도 있다. 속효성 인슐린은 식사하기 30분 전에 주사하는게 일반적이지만 식사하기까지 시간이 길어질 경우를 대비해 70% 이상의 환자가 식사 전 30분 이내에 인슐린을 주사한다. 이러한 불편으로 인해 인슐린을 장기간 부적절하게 사용하게 되면 급·만성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인슐린을 사용할 때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으로는 체중증가(weight gain)를 들 수 있다. 체중증가는 심혈관계 질병의 위험인자이자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혈당 수치의 변동성과 비예측성(BG variability-unpredictability) 역시 부작용의 하나다. 인슐린을 투여한 다음 어느 정도의  혈당이  떨어지는지를 일정하게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세번째로는 사회적으로 환자들이 인슐린 사용을 꺼려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다양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나와 있다.

새 인슐린의 장점은 ‘저혈당 위험 감소·편리성’

다행히 휴먼 인슐린의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모던 인슐린(modern insulin)이 최근 출시되면서 이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그 장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우수한 혈당 강하 효과(efficacy)를 들 수 있다. NovoRapid?는 초속효성, Levemir?는 지속형 인슐린으로 기저 인슐린(basal insulin)이다. 단독 투여 또는 경구용 혈당강하제와 병용한다. NovoMix? 30은 1일 1~3회 투여하는데 단독 사용한 경우와 비교해 보았다. 

HbA1C(HbA1C), FBS(공복혈당)에서는 이들 3가지 모던 인슐린이 적어도 휴먼 인슐린만큼 효과적으로 나타났다.[그림]

 

PP2(식후혈당)은 NovoRapid?와 NovoMix? 30에서는 더욱 줄어들었으며 Levemir와 경구용 혈당강하제를 병용했을 경우에는 휴먼 인슐린의 효과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Levemir?와 NovoRapid?를 병용하면 HbA1C, FBS, PP2는 모두 더욱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두번째로는 저혈당 위험성의 감소다.

인슐린을 처음 사용할 때 기저 인슐린과 경구용 혈당강하제를 병용투여하면 저혈당 위험성이 47~55%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 번째로는 편리성이다. 새 인슐린은 약효가 즉시 나타나기 때문에 식사하기 30분 전에 사용해야 할 필요가 없으며 식사 직전이나 직후에도 사용할 수 있다. Levemir의 경우 아침, 저녁에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네 번째로는 체중증가가 적다는 것이다. 이러한 장점은 저혈당 감소 효과와 투여 편리성으로 환자의 만족도를 높여주는 효과로 이어진다.

약력학적인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FBS의 변동이 크면 저혈당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는 것처럼 3가지 새 인슐린은 모두 공복 혈당의 변화 폭이 더 적다.

비용-효과적 측면에서 보면 휴먼 인슐린 보다 비싸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합병증 예방 효과면에서는 새 인슐린이 비용효과가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있다.

The Role of Devices in Improving Compliance and Glycemic Control

- 혈당조절과 환자의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펜의 역할 -

 조재형 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당뇨병 환자에서 혈당 조절은 인슐린 분비(secretion)와 인슐린 감수성(sensitivity)의 문제로 볼 수 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개별적인 치료 접근으로 인슐린 감수성을 증가시키거나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것이다.

혈당을 잘 조절하면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은 DCCT(Diabetes Control and Complications Trial)와 UKPDS (The UK Prospective Diabetes Study)를 통해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bA1C(HbA1C)가 7% 이하로 잘 조절되는 사람의 비율은 미국, 유럽, 아시아에서 20%로 나타나 있어 혈당 조절이 결코 잘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혈당조절을 위해서는 베타세포 부하(loading)를 감소시키고 베타세포 결함을 개선시켜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 필요하다.

베타세포의 부하를 줄이는 방법은 운동, 음식조절, 체중감소, 스트레스 감소를 들 수 있다.  베타세포 결함에 대한 치료는 현재 상용화된 치료로서 인슐린 보충을 들 수 있다.

인슐린 보충 시점 너무 늦다

경구용 혈당강하제를 사용하다가 합병증이 발생하면 인슐린을 병용하는게 일반적인 방법이다. 많은 환자들도 이처럼 인식하고 있지만 여전히 인슐린 사용 시점은 상당히 늦은 편이다.

인슐린을 쓰게 되는 과정을 보면 대부분 약물 단독요법부터 시작하다가 용량을 늘리고 HbA1C가 올라가면 용량을 증가시키킨다. 그리고 다시 조절되지 않으면 병용 법을 하고 조절되다가 다시 HbA1C가 올라가고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면 기저 인슐린을 보충하는 식이다. 이 경우 고혈당에 노출되는 기간이 많아지기 때문에 이러한 방법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 보다는 처음에 당뇨병 진단을 받고 HbA1C가 목표(7% 또는 6.5%)치만큼 충분히 조절되지 않으면 바로 단독요법을 시작하고, 그래도 HbA1C가 7% 이내로 감소되지 않을 경우에는 상승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즉시 병용요법을 하는게 바람직하다.

그리고 잘 조절되다가 다시 상승하면 기저 인슐린을 추가하고, 다시 HbA1C가 상승하면 기저 인슐린 분할요법 (multiple split)을 사용하는 방법이 추천할만하다. 이는 고혈당에 노출되는 시간을 최대한 감소시키는 방법이다.

실제로 식이요법만 단독으로 했을 때 목표 혈당에 도달하는 비율은 9%이고, 약물을 사용했을 때에는 약 30% 이내지만 인슐린을 사용했을 경우에는 44%에 이른다.

국내환자에게는 조기투여가 바람직

당뇨병 환자에서는 비정상 췌장 섬세포(islet)가 많이 존재하며 베타세포의 양도 감소돼 있다.

환자의 1개 췌장 섬세포 (Islet)에서는 알파 세포와 베타 세포의 비율이 역전돼 있는게 대부분이다. 이는 당뇨병 진단 당시 베타세포가 50% 존재하다가 진단 후 18% 정도로 급격하게 줄어들어 베타세포 기능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 당뇨병환자들의 특징으로서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인슐린의 조기 투여가 타당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국내에서는 설포닐요소제(sulfonylurea)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 약물을 3년 이상 사용하면 베타세포 실패를 야기시킬 수 있다. 따라서 HbA1C가 잘 조절되지 않을 때 조기에 기저 인슐린을 추가하면 베타세포 스트레스를 낮춰 식후 인슐린 분비를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이러한 예상에 대해 예비조사 연구를 해 본 결과, BMI 25인 환자에서 설포닐요소제(대부분 글리메피리드, 메트폴민)를 사용할 때 이를 유지하면서 기저(basal) 인슐린을 추가했을 때 HbA1C가 9.4%에서 8.3%로 약 1.1% 감소됐다.

그 후 인슐린을 48시간 중단하고 인슐린을 측정했을 때 혈당은 내려갔지만 그다지 많이 감소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베타세포 기능도 많이 회복됐지만 만족스로운 수준은 아니었다.

그 이유는 식후 혈당이 충분히 감소되지 않아 HbA1C를 많이 감소시키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국내 환자들은 특히 식후 혈당 감소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관련지식부족과 불편함이 조기치료의 장애물

이처럼 인슐린의 장점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치료시기가 늦어지는 원인은 무엇일까. 여기에는 관련 지식의 부족, 평생 사용에 대한 우려, 주사통증, 불편함, 환자들의 잘못된 인식, 교육의 어려움, 병실 부족, 저혈당에 대한 두려움을 들 수 있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환자가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순응도를 높이고 사회적인 반감을 줄여 인슐린 사용에 따른 환자의 삶이 방해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환자에 맞는 제형 선택해야

인슐린의 종류에는 바이알과 시린지 등 여러 제형이 있는데 이 중에서 각 환자에 맞는 제형을 선택해야 한다.

제 2형 당뇨병 환자가 인슐린 100 단위를 처방받으면 이에 대한 순응도는 77% 정도로 순응도가 낮다고 한다.

하지만 바이알, 시린지 사용 환자가 FlexPen?으로 바꾼 경우에는 순응도가 36%에서 55% 정도로 증가됐고 저혈당 횟수도 약간 줄어들었다.

비용도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그 이유는 약값 자체는 증가했지만 응급실 방문이나 외래 방문이 줄어든 덕분에 전체 비용은 줄어든 것이다.[그림1]

 

또한 휴대하기도 FlexPen?이 더 효과적이다. 바이알과 시린지는 휴대하면서 인슐린을 주사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특히 바늘에 대한 공포감이 이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FlexPen?의 경우 주사 바늘에 대한 불안감과 사회적 거리낌을 감소시킬 수 있어 삶의 질 역시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FlexPen?이 용량을 설정 편리하다는 장점까지 갖추고 있어 본인이 혈당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들게 하여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

Lawton S 등이 Diabetes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전문가의 82%가 FlexPen?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왔다.[그림2]

단위 주입이 정확한 플렉스펜

그렇다면 플레스펜의 정확도는 어떨까. 바이알, 시린지와 FlexPen?을 전문가와 일반인이 10 단위를 투여하는 경우로 비교했을 때 바이알과 시린지는 주입한 단위가 일정하지 않게 나타난 반면 FlexPen?은 단위가 일정하게 주입되어 정확한 용량을 투여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새로운 펜형 인슐린 제품인 솔로스타를 포함해 3가지 펜형의 용량 설정의 오차 범위를 순서대로 알아보았다. 그 결과, FlexPen?은 용량 설정에서 가장 안정한 것으로 나왔다.

휴마로그 펜과 비교했을 때에도 주사에 대한 자신감과 사용상 편리성 등을 이유로 75%가 FlexPen?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인슐린 종류와 펜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이들이 가진 장단점을 모두 고려하여 환자에 맞는 최적의 제형을 선택해야 한다.

조재형 교수는 “철저한 혈당 조절은 당뇨병 치료의 기본이다. 이를 위해서는 조기 인슐린을 투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환자의 순응도, 선호도, 정확도를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바이알과 시린지 보다는 인슐린 펜이 우수하며, 그 중에서도 FlexPen?이 선호도, 정확도면에서 좀 더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당뇨병 치료의 궁극적 목표는 당뇨병 합병증을 감소시키고, 이를 통해서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사용하는 동안에도 쉽게 사용하는 것이 삶의 질을 개선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Q. 인슐린 시작 후 성공한 경우와 실패 가능성이 많은 경우가 있다면..

....인슐린을 시작한 후 추적관찰은 1주일, 늦어도 2주일 이내 꼭 환자를 방문하도록 해야 한다. 순응도에 따라 2주, 1개월 후에 그 다음 추적관찰을 하게 되는데, 경구제에서 인슐린으로 바꾸는 경우에는 실패한 증례가 거의 없다.

하지만 경구제를 최대 용량까지 사용하지 않고 인슐린을 일찍 바꾼 경우에는 반응도 좋고 환자 순응도도 더 좋다. 그러나 경구약을 최대 용량까지 사용하다가 인슐린을 사용하면 인슐린 투여량도 많아져 저혈당 위험이 높고 환자 순응도 역시 좋지 않게 된다.

Q. 인슐린 분비에 따른 인슐린의 사용

....인슐린 분비가 적은 경우에는 처음부터 인슐린을 투여할 것을 권장한다. 2회 투여로도 부족하며 최소 3회까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인슐린 분비가 충분하면 경구용 혈당강하제만으로도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혈당이 높은 경우 조기에 인슐린과 경구용 혈당강하제를 병용하면, 나중에 혈당 조절이 잘 될 경우 인슐린없이 경구용 혈당강하제만으로도 조절할 수도 있고, 나중에 혈당 조절이 잘 안될 때 인슐린에 대한 저항이 더 적어 간단하게 인슐린과 경구용 혈당강하제 병용으로 혈당을 적극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장점이 더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