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B는 이제 고혈압 치료제에서 뇌졸중 억제효과를 가진 적증증이 점차 넓어지는 약제가 되고 있다. 최근 JIKKEI 스터디 결과 ARB제제인 디오반(성분명 발사르탄, 노바티스)가 뇌졸중 억제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발사르탄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본지는 이번 JIKKEI 스터디 결과발표를 계기로 VALUE 스터디에서 보고된 발사르탄의 각종 질환 가운데 뇌에 대한 영향을 알아본다. ARB 발사르탄과 Ca길항제 암로디핀의 고위험 고혈압환자에서 예후를 관찰한 VALUE에서는 2차 엔드포인트로 뇌졸중의 발병이 검토됐다. 뇌졸중 발병은 암로디핀군과 발사르탄군 사이에 유의차가 나타나지 않아 양쪽 군의 오즈비를 시간경과에 따라 비교한 결과, 시험시작 초기에는 암로디핀에서 우위를 보였던 오즈비가 양쪽 군의 수축기혈압의 차이가 줄어들면서 점차 발사르탄에서 우위를 보이는 흥미로운 결과가 얻어졌다. 이 결과에 대해서 히로시마대학 뇌신경과 Masayasu Matsumoto 교수는 우선 시험시작 초기의 혈압차이가 강력한 영향을 주었다고 말하고 “이러한 효과가 다시한번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후반에 발사르탄의 효과가 더 우수하게 나타난 점에 대해서는 “발사르탄의 항동맥경화 작용, 내피기능 개선작용 등 플러스알파 작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발사르탄의 뇌졸중 예방 효과

 Masayasu Matsumoto Hiroshima University

 Shokei Mitsuyama Kumamoto University

뇌졸중 예방효과는 양쪽군 같아

Mitsuyama   VALUE의 2차 엔드포인트 가운데 하나인 뇌졸중의 결과를 보면, 발사르탄과 암로디핀 사이에 유의차는 없어 발병 억제효과가 같았습니다(그림1).

 

그러나 오즈비의 변화를 보면 전반부에는 암로디핀이, 후반부에는 발사르탄이 우위를 보였습니다(그림2).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분석해야 좋을지 임상 의사를 대상으로 앙케트 조사했는데요. 그 결과, 의견이 나뉘었습니다. 뇌졸중 예방을 위해서는 Ca길항제와 ARB 어느 쪽을 사용해야 좋을지 혼란스러운게 사실입니다.

Matsumoto 교수로부터 VALUE의 결과를 일상 임상에 활용하는 방법을 들어보겠습니다. 우선 VALUE시험의 뇌졸중 관련 결과에 대한 소감을 들려주시겠습니까.

Matsumoto   뇌졸중의 최대 위험인자는 나이와 고혈압입니다. 따라서 뇌졸중 예방을 위해서는 충분한 강압이 필수적입니다. 지금까지 밝혀진 증거를 보면 Ca길항제는 BPLTTC*에서 기존 약제(이뇨제, β차단제)보다 우수한 억제 효과가 입증됐습니다. ARB, ACE억제제 등 RA계 억제제 역시 HOPE, LIFE 등에서 강압 외에 뇌보호 작용도 시사됐습니다.

VALUE는 이 Ca길항제와 ARB를 비교한 첫번째 시험이라서 처음부터 주목됐습니다. 결과적으로 ‘유의차가 없다’고 나타났지만 동일한 강압 수치로 예후를 비교한다는 전제가 없어지면서 2개군 사이에 혈압차가 나타나 분석이 어렵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Blood Pressure Lowering Treatment Trialists’  Collaboration

초기부터 강력하게 강압해야

Mitsuyama   우선 혈압 문제인데요, 발사르탄, 암로디핀군 모두 15~17mmHg 낮아지면서 대규모 시험임을 감안하더라도 가장 양호한 저하효과가 나타났습니다. 그 결과, 어느쪽이나 뇌졸중 발병을 잘 억제시켜 양쪽군 사이에 유의차는 없었습니다.

다만 유의하지는 않지만 암로디핀군이 약간 우위를 보였다는 점에서 “암로디핀의 억제 효과가 우수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혼란을 일으키는 요인인데 어떻게 분석하시는지요.

Matsumoto   결론부터 말한다면 뇌졸중의 예방 효과는 같다고 보아야 합니다. 물론 전체적으로 암로디핀 효과가 우수한 경과를 보인 것은 사실입니다. 실제로 시험을 시작한지 3개월까지 약 4/2mmHg라는 혈압 차이가 큰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양쪽군의 질환발병수 차이 가운데 63%는 6개월 이내에, 76%는 1년 이내에 발생했습니다. 1년 째 이후 수축기혈압 차이(ΔSBP)가 2mmHg 이내로 줄어들자 이번에는 발사르탄의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오즈비의 추이를 보면 암로디핀이 우위를 보이는 우측에서 발사르탄 우위의 좌측으로 이동한 것은 이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Mitsuyama   초기 암로디핀이 우위를 보이는 경향은 혈압 차이가 원인이군요.

Matsumoto   그렇게 생각합니다. 뇌졸중은 혈압 의존성이 강하고 약간의 차이로도 발병에 영향을 미칩니다. VALUE는 이러한 의미에서 초기부터 엄격한 강압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Ca길항제에서 다른 약제로 급격한 교체가 혈압상승 초래

Mitsuyama   그렇다면 시작한 직후에 4mmHg의 혈압 차이가 나타난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는지요.

Matsumoto   고위험 고혈압이 대상인 VALUE는 환자의 90%가 이미 강압치료를 받고 있었고, 특히 Ca길항제를 많이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발사르탄군으로 분류된 환자는 시험시작과 동시에 갑자기 작용 메커니즘이 다른 ARB로 교체된 것입니다.

그 결과, 발사르탄군은 Ca길항제를 계속해서 받은 환자에 비해 혈압의 동요가 크게 나타났고, 이것이 초기 4mmHg의 차이를 일으킨 원인이 된 것입니다. 실제로 질환의 대부분이 변경 초기에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이 시기에 발병한 뇌졸중은 혈압 상승과 관련한다는 점에서 병형적으로는 뇌출혈이 많았다고 생각됩니다. 구미에서는 뇌졸중 빈도가 낮아서 그런지몰라도 대규모 시험에서도 병형별로 분석한 데이터가 없습니다.

그러나 위험인자와의 관련성 등을 밝혀내기 위해서라도 출혈성인지 허혈성인지, 그리고 허혈성이라면 열공뇌경색(lacunar infarction), 죽상동맥혈전성경색, 심원성 뇌색전 중 어떤 것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Mitsuyama   발사르탄군은 워시아웃 기간을 두지 않고 교체함으로써 혈압 조절이 어려워져 뇌졸중, 특히 고혈압성 뇌출혈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Matsumoto   저도 그렇게 추측하고 있습니다.

Mitsuyama   VALUE의 대상에는 강압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가 약 8% 포함돼 있었습니다. 치료하지 않은 환자의 강압도는 2개군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고 알려져 있어 지적하신데 대한 방증이 될 수도 있겠군요.

Matsumoto   역시 강압치료를 받던 환자와 미치료 환자는 구별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혈압차 있는데도 초기 암로디핀 우위효과가 없어진 이유는?

Mitsuyama   VALUE 시작 당시 4mmHg였던 혈압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뇌졸중 발병률도 줄어들어 시험종료때 오즈비는 발사르탄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양쪽군의 혈압차이가 없어진게 아니라 끝까지 약 2mmHg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병률에는 유의차가 없었습니다. 혈압이 뇌졸중의 최대 위험인자라고 한다면 VALUE 시험의 전 기간을 통해 강압도가 컸던 암로디핀군이 지속적으로 우세를 유지해도 이상하지 않았을 텐데요.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Matsumoto   방금 전에도 지적한 것처럼 발사르탄군에서 초기에 많이 나타난 현상은 혈압의존성이 강한 뇌출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혈압이 안정되면서 같이 줄어들었을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죽상동맥혈전성 경색, 심원성 뇌색전 등의 허혈성 뇌졸중이 문제가 되는데요. 물론 이러한 타입에서도 고혈압은 강력한 위험인자이지만 이외에 지질대사이상, 당대사이상 등도 관련이 있습니다.

VALUE의 대상은 고 콜레스테롤혈증이 31%, 당뇨병이 33%, 흡연자가 24%를 차지하는 고위험 환자입니다(표).

 

시험 후반부에는 이러한 병태가 타깃이 되면서 RA계를 억제하는 발사르탄이 항동맥경화, 혈관내피 기능개선 등의 플러스 알파 작용으로 뇌를 보호하는 효과를 발휘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Mitsuyama   이를 발사르탄의 강압 이외에 다른 효과라고 생각해도 좋을까요.

Matsumoto   뇌졸중의 병형이 뚜렷하지 않아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럴 가능성은 높다고 생각합니다.

Mitsuyama   뇌졸중 예방은 강압이 전부라고 합니다만, 병형에 따라서는 부족한 경우도 있군요.

Matsumoto   병형에 관계없이 엄격한 강압이 뇌졸중 억제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여러 임상시험에서 입증됐습니다. 다만 동맥경화가 근본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뇌경색의 경우에는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등도 위험인자가 되기 때문에 혈압 뿐만 아니라 이러한 대사이상의 관리도 동시에 중요해지는 것이지요.

당뇨병 발병 억제는 뇌졸중 예방에도 중요한 의미

Mitsuyama   VALUE에서는 발사르탄군에서 신규 당뇨병의 발병이 유의하게 억제됐는데요. 이것이 뇌졸중 예방에 바람직한 영향을 줄 수도 있을까요.

Matsumoto   VALUE에서 나타난 당뇨병과 뇌졸중의 관계에 대해서는 향후 분석을 통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당뇨병이 뇌졸중의 중요한 위험인자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Hisayama Study (1988~96년)에서도 당뇨병 환자의 뇌경색 발병률은 정상환자에 비해 남성에서는 3.5배, 여성에서는 2배로 높아졌습니다(그림3).

 

병형 별로 보면 동맥경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죽상동맥혈전성 경색은 물론 뇌의 미세동맥에서 발생하는 무증후성 뇌경색에도 당뇨병이 밀접하게 관여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 고혈압이 원인이 된다고 생각되는 열공뇌경색에도 당뇨병이 관련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인슐린 저항성을 기반으로 고혈압, 내당능이상, 지질대사이상이 겹쳐서 나타나는 메타볼릭신드롬과 뇌졸중의 밀접한 관계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당뇨병에서 시작하여 동맥경화를 거쳐 뇌졸중으로 진행하는 환자가 향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따라서 이를 어떻게 예방할 것인지가 향후의 중요한 과제입니다. VALUE의 성적은 그 중 하나를 시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Mitsuyama   뇌졸중에서도 혈압 강하 뿐만 아니라 당뇨병이나 메타볼릭신드롬을 감안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Matsumoto   고령화에 관련하여 또하나 우려되는 것은 심원성 뇌색전이 급증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심방세포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다행히도 ARB는 심방세포의 발병을 억제시켜 심원성 뇌색전을 예방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Ca길항제에서는 이러한 효과는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VALUE에서 나타난 심원성 뇌색전의 발병률에 매우 큰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LIFE에 이어 ARB의 뇌졸중 예방효과 입증한 VALUE

Mitsuyama   RA계 억제제를 이용한 뇌졸중의 1차, 2차 예방시험으로는 HOPE, PROGRESS, LIFE 등이 있습니다. 이들과 비교할 때 VALUE 결과는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Matsumoto   VALUE에서 발사르탄은 뇌졸중 예방효과를 가진 암로디핀과 동일한 유효성을 발휘했습니다. 이는 중요한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감스러운 것은 병형이 제시되지 않았는 점입니다.

LIFE에서는 ARB 로살탄이 β차단제 아테놀롤보다 뇌졸중 발병위험을 유의하게 저하시켰습니다. 그리고, 그 후 분석에서 죽상동맥혈전성 경색이나 심원성 뇌색전 모두 확실히 억제된 사실이 보고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뇌졸중 기왕례의 예후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PROGRESS에서는 ACE억제제 페린도프릴과 이뇨제 인다파마이드를 병용하자 뇌졸중 재발률이 유의하게 저하됐습니다.

VALUE의 경우도 뇌졸중이나 TIA 기왕례가 20% 포함돼 있기 때문에 그 서브 분석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Mitsuyama   VALUE에서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Matsumoto   VALUE에서는 발사르탄, 암로디핀 모두 엄격한 강압을 달성하고 뇌졸중 억제를 실현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제대로 혈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재인식시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하나 병용요법의 중요성을 들 수 있습니다. Ca길항제에서 발사르탄으로 갑작스럽게 약을 교체하면 혈압을 상승시키는 것은 틀림없다고 생각됩니다. 대상례의 대부분은 시험 전 2~3개의 강압제를 병용하고 있었는데요.

이러한 병용요법을 받다가 단제로 변환시킨 점도 혈압조절을 어렵게 만든 요인입니다. 고위험 환자의 경우 아무리 뛰어난 강압제라도 단제로는 제대로 된 혈압관리가 어렵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VALUE는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장기예후 고려하면 ARB가 제1선택

Mitsuyama   지금까지의 증거, 그리고 VALUE의 결과를 근거로 했을 때 ARB의 뇌보호 작용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Matsumoto   뇌보호 효과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강압입니다. 발사르탄은 목표치에 도달하는 강압 효과를 나타냄으로써 뇌졸중 발병을 Ca길항제와 동등하게 억제시켰습니다.

따라서 뇌보호 작용은 충분히 입증됐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시험 후반부 성적에서는 강압을 넘어 뇌보호 작용도 시사됐다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Mitsuyama   마지막으로 뇌졸중 예방을 위한 제1선택제로서 ARB, Ca길항제의 어느 쪽이 맞는다고 생각하십니까.

Matsumoto   다양한 측면이 있어 단적으로 말하긴 어렵습니다. 혈압 조절 면에서는 2개 약물 모두 손색이 없습니다. 장기 예후를 고려하면 위험인자로서의 메타볼릭신드롬, 당뇨병, 그리고 여기에 동반되는 무증후성 뇌경색 등의 소혈관병변 예방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ARB가 바람직하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심방세동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를 억제시키는 의미에서도 ARB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ARB에는 청년에서 중고령자까지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반면 비용면에서는 당연 Ca길항제이지요. 뇌졸중은 고령자에서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며, VALUE의 대상자처럼 고위험 환자에서는 ARB나 Ca길항제 하나만으로는 조절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병용요법이 기본이며 이때 ARB나 Ca길항제 중 어떤 것을 메인 약제로 해도 상관없다고 봅니다.

Mitsuyama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