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질환을 취급하는 피부과 현장에서 ‘가려움증’은 자주 만나게 되는 질환으로, 그 치료는 여전히 커다란 숙제거리 중 하나다. 가려움의 메커니즘은 어떻게 해명되고 있으며, 임상적으로는 어떻게 대응하는게 좋은지 등 가려움에 대한 최신 정보에 대해 3명의 전문의로부터 들어본다.

 Makoto Kawashima  Department of Dermatology, Tokyo Womens Medical University

 Kenji Takamori   Department of Dermatology, Juntendo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Akihiko Ikoma  assistant professor at the Department of Dermatology, Kyoto University

가려움증을 차단하는 항히스타민제

itch-scratch cycle은 다양한 메커니즘으로 가려움 유발

Kawashima  먼저 피부병을 치료하는데 있어 어째서 가려움증을 억제해야 하는지에 대해 들어보겠습니다.

Takamori  옛부터 itch-scratch cycle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가려운 곳을 긁으면 가려움증이 악화되고 더 긁게 된다는 악순환을 말하는데요. 최근에는 이뿐만 아니라 긁는 행위가 다양한 질환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예컨대 피부 표면(각질층)의 차단막을 파괴시키거나 keratinocyte가 자극되어 염증성의 cytokine이 유도되어 피부염 병세가 악화되는 것이지요.

또는 신경섬유를 자극시켜 신경 말단에서 substance P라는 peptide가 나와 그것이 비만세포 등과 결합하여 히스타민을 유리시키거나 substance P자체가 혈관내피 세포 등과 결합하여 혈관의 확장, 즉 홍반을 일으킵니다. 또한 직접적으로 다른 신경을 자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substance P는 지금까지 비만세포에만 작용한다고 생각돼 왔지만 실은 substance P가 결합하는 NK1receptor는 여러가지 세포에 있기 때문에 다른 신경의 NK1receptor와 결합하여 가려움을 일으키거나 keratinocyte의 막에 있는 NK1receptor와 결합해 염증성 cytokine을 유도시키거나 혈관내피 세포와 결합하여 접착 인자의 발현을 유도합니다.

그 결과, 호산구나 호중구 등의 염증세포가 나온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입니다.

Kawashima  itch-scratch cycle이라는 말은 피부과에서는 자주 사용되는 말이지만, 그 메커니즘이 대단히 뚜렷해졌네요.

차단막 파괴로 인해 cytokine이 생산되어 autocrine적으로 혹은 paracrine적으로 해당 피부의 국소에서 면역담당 세포나 신경, 혈관 등을 감싸는 염증이 일어납니다. 그 계기가 되는 것이 긁는 것(소파)이며 이를 멈추도록 하는게 매우 중요해진 것이지요.

Ikoma  저는 항상 ‘가려움의 신경’을 발견한 것이 가려움 연구의 돌파구가 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통증이라든지 가려움은 동일한 신경상의 자극 차이로 생각돼 왔기 때문이지요.

Kawashima  Ikoma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에 관해서 ‘가려움 과민’이라는 개념을 제창하셨지요.

Ikoma  만성통증 환자에게 ‘통증과민’의 현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으며, 이것이 통증 조절에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에 주목되고 있습니다. 한편 가려움은 특별히 주목되진 않았지만, 가려움 과민 역시 임상적으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민이란 바꿔 말하면 ‘신경 역치의 저하’입니다(그림1).

 

통상적으로 가려움을 일으키지 않을만한 자극에도 가려움이 발생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가려움을 억제시킬만한 통증의 자극에도 가려움을 일으키는 경우도 이에 해당됩니다.

이는 아토피 피부염 이외에 습진성 질환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으로, 가려움의 말초신경이 어떤 형태로 지속적으로 활동할 때 일어난다고 생각되고 있으며, 습진이 없는 피부에 실험적으로 전기 자극을 주어 가려움을 일으킨 경우에도 유발됩니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긁는 등의 기계적 자극으로 가려움의 신경이 더욱 활발해져 가려워지게 되고 또한 계속 반복됩니다.

방금전 말씀하신 itch-scratch cycle이 장기적인 사이클에서의 악순환이라고 한다면 가려움 과민에 의한 itch-scratch cycle은 초단기적인 악순환이라고 생각합니다(그림2).

 

Kawashima  ‘긁기 때문에 가려워진다’라는 개념은 치료나 환자 지도에 모두 매우 소중한 개념이라고 생각되네요

지각신경이 표피안까지 침입, 가려움 역치 낮추는 건조피부

Kawashima  가려움을 일으키는 피부 질환에는 피진이 발생한 국소에서 나타나는 말초성 가려움과 외형상으로 피진은 없지만 가려움을 호소하는 중추성 가려움의 2가지 병태가 있습니다.

우선 말초성 가려움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아토피 피부염이나 노인성 건피증 등 피부가 건조해지는 피부 질환의 경우 가려움을 심하게 호소합니다. 우리는 ‘피부가 건조한다든가 가려움 역치가 낮아진다’고 표현해 왔지만 그 메커니즘은 어떤지요.

Takamori  통상의 지각신경은 표피와 진피의 경계부에서 끝나고 있지만, 건조피부 같은 경우에는 신경섬유가 표피안으로 비집고 들어가 각질층 바로 밑에까지 도달합니다(그림3).

 

정상적인 경우에도 일부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건조한 피부에서는 숫적으로 매우 많습니다.

또한 건조피부는 차단막이 파괴돼 있기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물리적 또는 화학적인 자극을 매우 받기 쉬운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가려움 역치의 저하라고 생각합니다.

Kawashima  중추성 신경의 감작에 대해서는 어떤지요.

Ikoma  마찬가지로 건조한 상태에서 C섬유가 성장하여 역치가 내려가 활동하기 쉬워지면, 말초 가려움의 C신경이 계속적으로 활동하는 상태가 됩니다. 말초의 C신경이 계속적으로 활동하면 척수 레벨에서 2차 뉴런의 역치가 낮아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통증 과민 연구에서 밝혀진 것이지만, 가려움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2차 뉴런의 역치가 내려가면 어떻게 될까요. 예를 들면 촉각을 전달하는 말초신경(Aβ 신경)이 가려움을 일으킬 정도가 아닌데도 가려움의 2차 뉴런을 자극하여 가려움으로 느끼게 만듭니다.

따라서 피부에 손을 대는 것만으로도 가려워지는 상태가 일어납니다. 이는 말초 신경의 역치 저하만 가지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몰핀으로 동통 억제한 연구에서 발견된 ‘opioid peptide’가 초래한 가려움증

Kawashima  한편 말초 외에 중추에서부터 시작되는 가려움에 대해서도 많은 이해가 진행돼 왔는데요.

Takamori  중추성 가려움은 원래 암말기 환자 등의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몰핀을 사용하면 통증은 억제되지만 반대로 가려움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연구가 시작됐습니다.

중추성 가려움에는 몰핀과 구조가 닮은 opioid peptide가 관여하며 β endorphin이 μ receptor와 결합하면 가려움이 유발되고, dynorphin이 κ receptor와 결합하면 가려움이 억제된다는 사실이 나타났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peptide나 receptor는 피부의 keratinocyte에도 존재한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중추성 가려움’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opioid peptide, opioid receptor가 관여하는 가려움’이라는 편이 적당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Kawashima  신부전이나 담즙울체성간경변, 혈액투석 환자의 가려움에는 opioid peptide가 관계한다고 하던데요.

Takamori  아토피 피부염에서 혈중에 β endorphin이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어, 복잡한 아토피 피부염의 가려움에는 중추성 가려움의 메커니즘도 관여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나는 아토피 피부염에 PUVA 요법을 하고 있는데요. 이 요법을 통해 가장 먼저 개선되는 증상은 가려움입니다. 습진이 남아 있어도 가려움이 멈춥니다. 이는 기존에는 비만세포로부터의 탈과립을 억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됐지만 과연 그 정도일지를 알아보기 위해 중추성 가려움이라는 점에서 조사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아토피 피부염은 μ receptor가 매우 많고 κ receptor 수가 정상치보다 낮아진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것이 PUVA 요법을 하면 가려움을 유발하는  μ receptor가 사라져 가려움을 억제하는 κ receptor가 많아진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표피내 신경섬유가 사라져 버린다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가려움치료제 항히스타민제는 장기간 복용 고려한 선택을

Kawashima  지금 PUVA 요법의 이야기가 나왔지만 가려움에 대한 메커니즘이 해명되면 치료방법도 바뀌게 될까요.

Ikoma  무수한 mediator의 관여가 지적되고 있어 하나하나 대응시켜 가는 것보다는 염증 자체를 억제해 버리는 방법, 그 중에서도 염증을 광범위하게 억제할 수 있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Kawashima  특정질환만을 치료해서는 가려움 전체를 억제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군요.

하지만 히스타민이 최적의 치료제라는 사실은 틀림없어 항히스타민제의 특징을 얼마나 잘 이끌어내 사용할 것인가가 치료상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항히스타민제를 선택하는 경우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계신지요.

Ikoma  무엇보다 히스타민의 H1수용체에 대한 길항작용의 세기에 관심이 있습니다(그림4).

 

여기에 Bepotastine besilate(상품명:타리온)에 나타난 것처럼 Tmax가 짧다는 점, 즉 신속하게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또한 여러가지 mediator가 가려움을 일으킨다는 점을 고려하면 항히스타민 작용 뿐만 아니라 다른 항알레르기 작용이 있는 약이 좀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Takamori  저는 알레르기 염증, 특히 아토피 피부염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호산구라고 봅니다. 여기에서 나오는 ECP나 MBP 등의 조직장애성 단백, 활성산소 등이 조직 장애를 일으키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제어하는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호산구를 활성화시키는게 interleukin -5(IL-5)이지만, bepotastine은 비만세포에서 IL-5 생산성을 억제시키기 때문에 이를 통해 호산구의 활성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매우 유용한 약물로 판단하고 있으며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Kawashima  또한 이 약은 약물상호의 작용이 없는데다 식사의 영향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복용하기 간편해 처방하기 쉬운 약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만성 두드러기나 아토피 피부염 등의 경우는 장기간 복용해야하기 때문에 저렴한 약보다는 보다 높은 효과의 약이 바람직합니다. 이러한 점에서도 bepotastine은 사용할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