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히스타민제효과 졸음과 무관

두드러기나 아토피성 피부염 등의 피부질환에 대한 항히스타민제 효과는 어떤 약이든 일정한 약효를 보이지만 약제간 효과 차이에 뚜렷한 증거는 적은 편이다. 한편 항히스타민제 복용으로 발생하는 졸음 등은 의사나 약사 모두 주의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졸음을 강력하게 유발시키는 약이 효과적이라는 생각에 여전히 약제 효과만을 중시하여 항히스타민제를 처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부작용은 QOL을 저하시킬 뿐만아니라 운전시 교통사고를 일으킬 위험이 높다. 미국 등에서는 항히스타민제 복용 후 운전을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 중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교토대학 피부과 미야치 요시키 교수와 2명의 전문가(히로시마 대학 히데 미치히로 교수/교토 여자의과대학 카와시마 마코토 교수)로부터 항히스타민제의 효과와 부작용, 가이드라인에 근거한 약제선택과 사용법에 대해 알아본다.
미야치 요시키 교수 교토대학교수
히데 미치히로 교수 히로시마대학
카와시마 마코토 교수 교토 여자의과대학

항히스타민제 효과, 졸음과 무관!
가이드라인에 근거한 가려움 치료에는 제2세대 항히스타민제가 필수
 
Miyachi 피부과 영역의 큰 명제인 가려움 치료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우선 ‘두드러기 혈관성부종의 치료 가이드라인’을 만든 Hide 교수로부터 가이드라인에 근거한 항히스타민제의 선택과 사용법에 대해 들어보겠습니다. 

Hide 두드러기는 그 병태에 히스타민이 직접 관여하고 있어 항히스타민제의 효과를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질환입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우선 병형을 진단한 후 이에 근거한 치료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항히스타민제는 병형에 상관없이 제1선택제가 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있을 때만 복용하는 것은 잘못이며 두드러기가 만성적으로 반복되는 타입에는 증상이 사라져도 얼마간은 계속 복용해야 하고, 병세가 진정 된 다음에 서서히 약을 중단하는게 기본입니다.

항히스타민제 선택에 대해서는‘제2세대가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는등 약간 소극적인 주장도 있지만, 제1세대 보다 안전성이나 효과면에서 우수해 최근들어 처음부터 제2세대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하는 의사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다만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약제를 어떻게 가려서 사용하느냐가 의사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Miyachi  두드러기는 병태 자체에 히스타민이 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항히스타민제가 가장 적합한 영역이지만 이에 비해 아토피성 피부염은 병태가 다양합니다. 

Kawashima 습진·피부염군의 병태에 히스타민이 깊이 관여하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때문에 아토피성 피부염에서는 스테로이드 외용제나 면역조절제를 사용하는 항염증외용치료가 제1선택이며, 항히스타민제는 보조적인 역할을 담당합니다.

다만 히스타민이 일부 가려움증에 관계하고 있다는 사실은 가려움을 확실하게 억제시키지 못할 경우 피부를 계속 긁게 되어 결국에는 염증을 억제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항히스타민제 병용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만성두드러기같은 만성피부질환은 지속적인 약물요법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려움 억제효과가 확실히 증명돼 있고 장기투여시 안전성이 우수한 제2세대 항히스타민제를 중심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봅니다.

“졸음 유발한다”는 오해 불식시켜야

Miyachi  가려움 치료에서는 확실히 항히스타민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약제 마다 효과에 차이가 있는지요.

Hide  제2세대 항히스타민제 중에는 대조약제(케토티펜)에 비해 유의하게 효과적인 약제도 있는데요, 약제간 차이보다는 개인차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Miyachi  앙케이트 조사에 의하면“효과가 강력한 약제일수록 졸음도 심하다”고 오해하는 피부과의사가 68.2%로 절반 이상이었습니다(그림1).

 

의사가 그렇게 설명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그대로 믿게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환자가 실제로 느낀 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Kawashima  과거에는 ‘졸리다는 것은 효과가 있다는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 탓에 의사나 환자 모두 ‘졸음이 강한 약은 효과가 좋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사결과 등을 보면 환자가 평가한 효과에는 거의 차이가 없고 졸음의 발생빈도는 펙소페나딘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그림2).

 

Hide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가 항히스타민제 등의 치료를 받고 나서 졸음을 느끼게 되는 것도 부작용에 의한 졸음과 치료효과를 착각하는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Miyachi  졸음은 약제가 뇌로 이행하는 성질이 높다는 것을 의미할 뿐 졸음이 심할수록 항히스타민 작용이 강하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최근 EBM(증거주의 의학) 시대에서 약제 투여로 인한 가려움의 억제효과를 실제로 검증한 것은 Kawashima 교수가 실시한 시험입니다.

펙소페나딘은 졸음·장애유발 적어

Kawashima  아토피성 피부염을 대상으로 한 항히스타민제의 시험에서는 에비던스 레벨 B가 하나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C에 해당하는 에비던스밖에 없지만 펙소페나딘의 개발시험에서 아토피성 피부염에서 가려움을 억제시키는 효과를 확인하는 시험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 1주간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항히스타민제를 병용한 군이 스테로이드외용제 단독군보다 우수하다는 사실이 입증됐습니다(그림3).

 

Miyachi  항히스타민제의 효과가 같다면 부작용이 좀 더 적은 치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항히스타민제에서 유발된 졸음은 생리적인 것과는 다르다고 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졸음의 발생빈도가 낮은 펙소페나딘을 이용하여 실시한 크로스오버 시험 결과 환자 만족도는 졸음이 적은 펙소페나딘에서 높다는 결과가 나온바 있습니다.[Masahiro Takigawa 60(11):1071, 2006 Clinical Derma]

또한 졸음이 QOL을 저해시킨다는 데이터도 많이 보고돼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장애유발(impaired performance)을 고려하여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고 운전할 경우 처벌까지 고려할 정도로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반면 일본에서는 대부분 장애유발을 고려하지 않고 약제를 처방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견해 차이를 어떻게 좁일 수 있을까요.

Kawashima  지금까지의 약제 처방 패턴에 대해서는 효과가 가장 우선이었고 부작용은 그 다음의 고려 대상이었습니다. 또한 약진(drug eruption)이나 간·신장애에는 특히 유의해왔지만 향후 항히스타민제에 대해서는 졸음이나 장애유발을 쉽게 느낀다는 것은 위험한 현상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봅니다.

Hide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만성두드러기는 만성질환이라서 항히스타민제에 의한 졸음이나 장애유발 역시 장기간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되도록 부작용이 적은 약제를 선택해야 하는데 이런 면에서 볼 때 펙소페나딘을 사용해야 하는 의미는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Miyachi  항콜린작용에 대해서는 무엇을 주의해야 할까요.

Hide  제2세대 항히스타민제라도 약제에 따라 요배출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고령자에서는 전립선비대증이나 녹내장에 유의하고 있습니다.

향후 요구되는 가려움 조절이란

Miyachi  향후 가려움 치료에는 어린이를 포함해 순응도와 QOL을 감안한 토털 케어(total care)를 실시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마지막으로 향후 항히스타민제에 필요한 조건에 대해 들어보겠습니다.

Hide  효과와 안전성이 균형을 이루는 제2세대 항히스타민제가 바람직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펙소페나딘은 안전성과 가려움 억제효과에서 세계적인 에비던스를 갖고 있어 우수한 항히스타민제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약제 우수성에만 의존해선 안됩니다. 앞으로는 근치성이 좀더 높은 작용기전을 가진 약제를 개발하는게 과제입니다.

Kawashima  졸음과 작용의 분리가 항히스타민제의 궁극적인 목적이지만 실제로는 너무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 문제는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방법론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세계적으로 높이 평가된 펙소페나딘의 가려움 억제효과의 증거는 단기적인 가려움 억제효과를 입증한 것입니다. 앞으로는 항히스타민제를 장기간 사용하여 중증도나 환자의 QOL이 개선됐는지를 확인하는 게 남은 과제입니다.

일본에서는 전국 80개 대학의 피부과 의사가 동일한 프로토콜로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3개월간 QOL조사를 했는데요, 여기서 펙소페나딘이 중증도, QOL을 유의하게 개선시켰다는 결과가 얻어져 펙소페나딘의 약제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입증됐습니다(그림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