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고혈압치료를 선도하는 의학회의 하나인 국제고혈압학회(ISH) 2006이 얼마전 일본 후쿠오카에서 개최됐다. 칼슘(Ca) 길항제는 높은 강압효과를 갖고 있어 임상현장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1일 1회 투여하는 장시간 작용형의 처방 빈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디하이드로피리딘계 Ca길항제라도 기존의 L형 Ca채널 외에 N형 Ca채널까지 차단하는 타입도 있어 양쪽 약제의 작용 차이가 주목되고 있다. 이번에는 학회에서 일반 연제를 통해 보고된 L/N형 Ca길항제 cilnidipine과 관련한 보고를 소개한다. Cilnidipine은 국내에서는 보령제약이 시나롱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ISH2006
L/N형 Ca길항제 Cilnidipine의 유용성 관련 최신 지견

cilnidipine은 아침-야간 평균혈압·혈압차 조절 힘든 고혈압환자에 유용
 Naoto Ashizawa
Division of Cardiovascular Surgery, Graduate School of Biomedical Sciences, Nagasaki University
 
조조고혈압은 아침, 특히 기상 후 3시간 이내에 가장 많이 일어나며 아침의 혈압상승은 표적장기 장애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향후 뇌혈관장애의 독립적인 예측인자이기도 하다.

아침혈압과 저녁혈압의 평균(Av-ME-BP) 및 아침혈압에서 저녁혈압을 뺀 수치(Di-ME-BP)가 모두 높은 경우 뇌혈관장애의 위험도 높다고 알려져 있다.

일본 나가사키대학 순환기내과 아시자와 나오토 교수는 조조고혈압을 보인 본태성 고혈압환자를 대상으로 cilnidipine의 효과를 검토했다.

대상자는 집에서 측정한 아침 수축기혈압이 135mmHg 이상이고 확장기혈압이 85mmHg 이상인 23명의 본태성 고혈압 외래 환자(남성 13명, 여성 10명, 평균 연령 66.9세).

기존 처방에 cilnidipine 10mg를 1일 1회 취침 전 추가 투여하였으며 외래 및 집에서 혈압을 측정했다(아침·저녁 2회).

대상자 전체의 평균 유병기간은 15.4년, 평균 투여 강압제수는 1.6개였다. 또한 합병증은 허혈성 심질환 5명, 심혈관질환 3명, 당뇨병 3명, 고지혈증 9명, 고요산혈증 9명이었다.

cilnidipine 추가 투여해 Av-ME-BP, Di-ME-BP 낮아져

Cilnidipine 추가 투여를 통해 집에서 측정한 아침 수축기혈압은 평균 150.2mmHg에서 132.7mmHg로, 확장기혈압도 87.8mmHg에서 77.5mmHg로 낮아졌다.

저녁에 집에서 측정한 수축기혈압이나 외래에서 측정한 수축기혈압도 모두 낮아졌다. 아울러 외래 심박수는 분당 71.2에서 66.4로 낮아졌다.

이어 cilnidipine 투여 전후의 Av-ME-BP와 Di-ME-BP의 관계를 관찰한 결과, 불규칙한 분포를 보였지만 각각 유의한 저하를 나타냈으며, 양쪽에는 그 합성 벡터인 빨간 화살표와 같은 변화가 나타났다(그림1).

 

이상의 결과를 근거로 아시자와 교수는 “L/N형 Ca길항제 cilnidipine은 아침 저녁의 평균 혈압치 그리고 혈압차이를 조절할 수 없는 조조고혈압 환자에 유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cilnidipine 투여로 자율신경기능 지표 개선
 Tatsuya Kai
First Department of Internal Medicine, Kinki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Ca길항제는 강력한 강압효과를 갖고 있는 반면 반사성 빈맥을 일으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L/N형 Ca길항제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적다고 알려져 있지만 구체적인 검토보고는 아직 적은 편이다.

일본 킨키의대 카이 타츠야 교수는 L/N형 Ca길항제 cilnidipine이 경·중등증 고혈압환자의 혈압, 맥박수, 자율신경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valsalva test를 이용해 연구한 내용을 발표했다.

자율신경기능 개선과 유의한 강압효과

방법은 경증~중등증 15명의 고혈압환자(남성 7명, 여성 8명, 연령 44∼79세)를 cilnidipine(1일 10mg)으로 3개월간 치료하고 치료 전후에 valsalva test의 II상 후기 및 overshoot에서 나타난 beat to beat blood pressure, 심호흡시의 심박변동, 수축기 및 확장기혈압, 맥박수를 측정했다.

그 결과, cilni-dipine은 수축기 및 확장기 혈압을 각각 유의하게 저하시켰다. 반면 맥박수는 치료기간 중 유의한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또한 valsalva test II상 후기 및 overshoot의 beat to beat blood pressure는 모두 유의한 저하를 보였다(그림2).

 

심호흡시의 심박변동 및 valsalva ratio는 치료 전후에 유의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혈압테스트에서 기립성저혈압도 관찰되지 않았다.

이상의 결과를 근거로 카이 교수는 “cilnidipine은 양호한 강압효과 뿐만아니라 교감신경의 α기능, β기능 양쪽에 모두 개선효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본태성고혈압에서는 원래 교감신경계가 항진되며 RA계 항진이나 인슐린저항성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는데 cilnidipine은 교감신경계의 항진을 개선하여 이러한 사이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작용은 교감신경 활성에 관계하는 N형 Ca채널의 차단에 의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결론내렸다.

뇌허혈 부위에서의 산소 대사에 미치는cilnidipine의 영향
 Naohiko Oku
Department of Nuclear Medicine, Osaka. University Graduate School of Medicine
 
Cilnidipine은 L형 Ca채널과 동시에 N형 Ca채널도 차단하는 작용을 가진 Ca길항제다.

이 듀얼 액션(dual action)은 혈관저항의 저하와 함께 교감신경 말단으로부터 노르아드레날린의 분비를 억제한다. 고혈압 모델을 이용한 실험에서 cilnidipine은 강압효과를 보이는 용량에서도 뇌혈류(CBF)가 유지됐다.

사람에서도 CBF에 영향을 주지 않고 효과적으로 혈압을 낮췄다는 보고가 있지만 구체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다.

오사카대학 순환기내과(현 효고의대 핵의학·PET센터) 오쿠 나오히코 교수는 고혈압과 경증뇌경색을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포지트론CT(PET)를 이용한 cilnidipine의 CBF 및 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했다.

허혈부위의 CMRO2, OEF는 상승, CBV는 저하

최근 발병한 라쿠나경색(피각 1명, 두정피질하 백질 1명, 뇌교 2명)을 일으킨 4명의 고혈압환자(남녀 각 2명, 평균 연령 66±5.7세)에 15O표식 가스 흡입을 이용한 PET 검사를 cilnidipine에 의한 강압요법 전후에 2번 실시하고 CBF, 뇌산소대사율(CMRO2), 뇌혈액량(CBV), 산소섭취율(OEF)을 계산해 보았다.

그 결과, cilnidipine 5mg/day(1명) 또는 10mg/day(3명)으로 5개월 간 치료한 결과, 혈압은 평균 156/85mmHg에서 137/ 76mmHg로 낮아졌다.

또한 뇌 전체의 평균 CBF는 치료전 38.3mL/min/100g, 치료 중 36.8mL/min/ 100g으로 변화가 없었으며 전체의 평균 CMRO2, CBV, OEF도 같았다(그림3).

 

한편 허혈 부위에 나타난 혈류 변화를 관찰한 결과, 국소 CBF는 2명에서 약간 증가, 2명에서 약간 감소 경향을 보였지만 평균치에 변화는 없었다. CMRO2 및 OEF는 약간의 상승 경향이, CBV는 저하 경향을 보였다.

이상의 결과로 오쿠 교수는 “이번 예비적 연구 결과에서 볼 때 cilnidipine은 경증 뇌경색을 가진 고혈압환자에 적용하는데 효과적이고 안전한 강압제”라고 말했다.

cilnidipine의 독특한 신장보호 작용기전 확실히 밝혀져
(고혈압 자연발병 래트 대상 검토)

 Akiyo Tanabe
Department of Medicine, Institute of Clinical Endocrinology, Tokyo Women''''''''s Medical University

신장 보호를 감안한 강압제 치료에서 RA계 억제제와 Ca길항제의 병용은 각각의 약리작용에서 볼 때 바람직하다는 사실이 여러 보고에서 밝혀지고 있다.

그 중 Ca길항제의 신장보호 작용의 주된 기전으로 사구체 내압의 강하를 통한 요단백 감소 등이 알려져 있으나 기타 직접적인 작용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나타난 것이 없다.

도쿄여자의과대학 내과 타나베 아키요 교수는 고혈압 자연 발병 래트(SHR-SP, 수컷 8주령, 1% 식염수 부하)를 강압을 보이는 용량(강압량)의 cilnidipine 투여군(n=5)과 강압을 보이지 않는 저용량(비강압량)의 cilnidipine 투여군(n=5)으로 나누어 신장 사구체 장애의 각종 마커를 비교 검토해 보았다.

그 결과, 강압군에서는 투여하기 전에 비해 혈압이 낮아졌고, 요단백이나 각종 콜라겐, TGFβ, PAI-1, MCP-1 mRNA도 감소했다.

강압하지 않은 군에서도 요단백, TGFβ, PAI-1, MCP-1 mRNA가 감소했다. 또한, 강압군에서는 혈장레닌의 활성이 증가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혈장 알도스테론 농도도 감소하여 신장 국소의 레닌 mRNA의 발현이 조절군과 같은 수준으로 됐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타나베 교수는 “강압량 뿐만아니라 비강압량의 cilnidipine으로도 신장 보호작용이 나타나 혈압강하 작용없이도 직접적인 장기보호 작용이 확인됐다(그림4).

 

강압량에서는 알도스테론 분비가 억제된 것 외에도 다른 Ca길항제와는 달리 레닌분비 촉진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알도스테론 억제 외에 Angiotensin II의 항진을 억제하여 장기 보호작용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Cilnidipine의 L/N형 Ca채널의 차단 작용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고찰하고 향후 심장이나 혈관 등 다른 고혈압 표적장기를 대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ilnidipine 시판후 사용성적과 ARB병용에 관한 조사
메타볼릭신드롬을 보인 고혈압에서 1차선택제로서의 가능성
 Hiroshi Itoh
Department of Internal Medicine, Keio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높은 심박수 환자에게 Ca길항제로서 cilnidipine 적극 적용

Ca길항제는 높은 강압효과를 가진 반면 빈맥을 보이는 고혈압환자에게는 혈압저하에 의한 반사성 빈맥 등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cilnidipine을 이용한 사용성적 조사에서는 디하이드로피리딘계 Ca길항제에 속하는 cilnidipine의 심박수 저하작용이 5천명 이상의 대규모 집단에서 최초로 증명되어 빈맥이 있는 고혈압환자에게 오히려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시사한 임상적 의의가 매우 크다.

메타볼릭신드롬 보인 고혈압에는 초기부터 cilnidipine 효과적

사용성적 조사와 ARB의 병용에 관한 특별 조사에서 밝혀진 cilnidipine의 심박수 저하작용에 대해서는 cilnidipine이 교감신경의 말단에 존재하는 N형 Ca채널을 억제한 결과, 교감신경계가 억제된다는 기전이 밝혀졌다.

비만을 기반으로 하는 메타볼릭신드롬에서는 교감신경계의 활성화가 중요한 인자임을 보여주는 증거가 모아지고 있어, 교감신경 활동의 항진, 즉 심박수의 증가나 인슐린 저항성 등의 병태 개선에는 교감신경계의 억제가 중요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메타볼릭신드롬을 보인 고혈압에서 약물요법을 고려할 경우, Ca길항제는 아무래도 2번째이고 1차선택제는 RA계 억제 작용을 가진 ARB이다. 그러나 교감신경 활성의 저하작용을 가진 cilnidipine만은 다른 ARB처럼 1차선택제로 할만한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중증 비만이면서 맥박도 빠른 증례에는 반드시 ARB가 아니라 cilnidipine을 선택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실제 임상에서 약간의 빈맥이 보이고 비만인 젊은 고혈압 남성의 경우에는 교감신경 억제를 위해 처음부터 cilnidipine을 투여하는 경우도 있다. cilnidipine은 이른 초기부터 메타볼릭신드롬의 강압치료에 이용할 수 있는 약제로 파악되고 있다(그림5).

 

교감신경을 감안한 강압제에는 α차단제, β차단제, 그리고 ARB 등 RA계 억제제가 있지만, 이번 조사 결과에서는 cilnidipine 역시 유력한 치료약물이 될 수 있음이 증명되었으며 장시간에 걸쳐 확실한 강압 작용을 가진 Ca길항제 cilnidipine이 임상적으로 무리없이 교감신경을 억제하는 것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로 인식되고 있다.

ARB에 감수성 낮은 증례에 cilnidipine 유용성 시사

cilnidipine과 ARB 병용에 관한 특별 조사는 cilnidipine의 시판 후 사용실태를 파악한 대규모 조사이다.

그 대상은 각종 ARB 단독 투여에서 cilnidipine과의 병용투여로 변경한 사례, 다른 Ca길항제와 ARB의 병용투여에서 cilnidipine과 ARB의 병용투여로 교체한 사례, 그리고 처음부터 cilnidipine과 ARB를 병용투여한 사례 등 3종류로 나누고 있다.

사용하던 ARB의 용량은 대개 1일 최대 용량에 가깝고 ARB에 낮은 반응을 보이는 증례가 많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따라서 이 ARB와의 병용에 관한 조사가 전달하는 가장 큰 메시지는 ARB가 효과를 얻기 어려운 증례에 대해 어떤 Ca길항제를 선택하면 좋을까라는 상황에서 cilnidipine은 새로운 강압효과나 심박수 억제가 기대되기 때문에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ARB와의 병용에서도 cilnidipine의 유용성이 높다는 증거를 입증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