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압제의 1차 선택의 하나로 ARB가 부상했다.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사용빈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어 고혈압 약물의 패러다임 쉬프트가 일어났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에는 지난호에 이어 「ARB의 강압효과」라는 주제로 발살탄의 현재 위치에 대해 알아본다.

DIOVAN Meet The EXPERT (2)
1차선택 강압제 ‘ARB의 강압효과’ 
- 선택적 AT1 수용체차단제(ARB)·발살탄의 현재 위치 -

 Ryuichi Morishita  Osaka University Graduate School of Medicine

 Issei Komuro Chiba University Graduate School of Medicine

강압효과 뛰어난 발살탄


Komuro:강압요법을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24시간에 걸친 엄격한 강압입니다. 그러나 고혈압으로부터 장기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강압 뿐만 아니라 RA계 억제도 중요합니다.

현재 강압제 중에서도 ARB가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같은 ARB라도 강압효과에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Fogari R 등은 경·중등증 고혈압환자를 대상으로 각종 ARB의 강압력 차이를 검토한 일련의 데이터를 보고했는데요.

발살탄군(1일 80mg:20명), 칸데살탄군(8mg:20명), 로살탄군(50mg:20명)의 투여 12주 후 강압효과를 비교한 결과, 발살탄군에서 가장 강력한 효과가 나타났습니다(Curr Ther Res 61:669-679, 2000).

또한 발살탄군(80mg:30명), 로살탄군(50mg:30명), 텔미살탄군(40 mg:30명)의 강압효과를 비교한 결과, 투여 2·4주 후에 모두 발살탄군에서 가장 강력했으며, 이후 2주가 지난 시점부터 강압에 유의차가 나타났습니다(그림1).

 

이 보고에서는 또 24시간 혈압 컨트롤에 대해서도 언급됐는데요. 발살탄군에서는 morning surge까지 포함한 24시간 혈압을 다른 2군보다 유의하게 억제시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Morishita:지난번 보고된 VALUE의 단독 치료군을 층별 분석한 연구(REAL VALUE)에서는 발살탄군(평균 투여량 1일 117.0mg), 암로디핀군(평균 투여량 7.1mg) 모두 강압효과가 같다고 나타났습니다(그림2).

 
현재 한국과 일본에서 승인된 최대 투여량은 발살탄 160mg, 암로디핀 5mg이기 때문에 REAL VALUE에서의 암로디핀 투여량은 일상 임상에서 투여되는 양보다 약간 많습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는 발살탄이 더 강력한 강압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있습니다.

임상현장에서 실감하는 ARB의 강력한 효과

Komuro:ACE억제제는 장기보호 작용은 기대되지만 강압효과에 관해서는 ARB이 우수하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임상현장에서 실감하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발살탄군(160mg:73명)과 에날라프릴군(20mg:71명)의 강압효과를 비교한 결과(PROBE법), 투여 16주 후에 발살탄군에서 큰 강압효과가 나타났습니다(Fogari R et al:Eur J Clin Pharmacol 59:863-868, 2004).

Morishita:서양에서 발표된 ACE억제제의 성적도 투여량에 문제가 있습니다. 심근경색 후 대규모 임상시험 VALIANT에서는 발살탄군과 ACR억제제 캡토프릴군이 동등한 예후 개선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그러나 목표투여량을 보면 발살탄이 160mg(80mg×2)인데 비해 캡토프릴은 150mg(50mg×3)이었습니다. 한국이나 일본에서의 캡토프릴 최대 승인용량도 150mg이지만 중심 용량의 상한선인 75mg(25mg×3)도 대부분의 환자는 기침 부작용 때문에 사용이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현장 임상에서 발살탄이 캡토프릴보다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응률 뛰어난 발살탄 

Komuro
:ARB는 매우 우수한 강압제이지만 효과를 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Corea L 등은 경·중등증 고혈압환자를 대상으로 발살탄 80mg(84명)과 암로디핀 5mg(84명)의 반응률을 검토한 결과(이중맹검시험, 좌위 확장기혈압이 시험종료시 90mmHg 미만 또는 시험시작 당시보다 10mmHg 이상 감소를 반응으로 정의), 발살탄군 66.7%, 암로디핀군 60.2%로 발살탄군에서 유의차는 아니지만 뛰어난 경향이 있다고 보고했습니다(Clin Pharmacol Ther 60:341-346, 1996).

Morishita:경·중등증고혈압을 대상으로 발살탄군(160mg:528명)과 로살탄군(100mg:521명)의 반응률을 비교한 결과(이중맹검시험), 61.6% vs 54.5%으로 발살탄군에서 유의하게 높았다는 보고도 있습니다(그림3).

 
ARB에 따라 반응률(responderate)에 차이도 있어 반응률이 높지 않는 ARB를 사용한 결과만으로 ARB 전체의 반응률을 판단해 오해가 생기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Komuro:ARB는 안지오텐신II(A II) 억제제이기 때문에 높은 레닌에는 효과적이지만 낮은 레닌에는 효과적이지 않다는 견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Oparil S 등은 경·중등증 고혈압환자를 대상으로 발살탄을 이용한 9건의 임상시험(4,067명)을 통합 분석한 결과, 발살탄이 저레닌 빈도가 높은 미국흑인의 혈압을, 비흑인과 마찬가지로 투여량에 의존하는 형태에서 위약 보다 유의하게 저하시킨다는 사실을 보고했습니다(그림4).

 
Morishita:미국의약품집(PDR:Physicians'' Desk Reference)에는 ARB 가운데 유일하게 발살탄이 인종차·성차·연령에 관계없이 강압효과를 보여준다고 기재돼 있습니다.

Komuro:발살탄이 흑인에도 효과적인 이유는 어디에 근거하나요?

Morishita:자세한 이유는 모르지만, Marc de Gasparo 등은 SHR에서 발살탄이 유의하게 나트륨 이뇨를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보고해(3rd International Symposium on Angiotensin II Antagonism. London 2000), 흑인에서 나타나는 발살탄의 강압 효과에는 나트륨 이뇨가 관여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Komuro:그렇다면 레닌이 적은 동양인에도 해당될 수도 있겠군요.

Morishita:그렇습니다.

ARB와 항노화

Komuro:ARB는 매우 많은 기초연구 및 대규모 임상시험을 포함한 임상연구에서 고혈압의 표적장기인 뇌·심장·신장에서의 장기보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약제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한편 우리는 동맥경화 기전 중 하나로 노화 연구를 하고 있는데요. A II는 세포 노화에도 관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포노화는 세포의 분열 주기를 정지시키는 분자(p53, p21, p16 등)의 발현과 밀접하게 관련하지만 AII는 혈관구성 세포에서 small G단백질인 Ras를 활성화시켜 세포노화를 일으킵니다.

AII가 세포노화를 촉진시키는 것은 AII가 세포노화에서 특징적인 베타-갈락토시다아제 양성세포를 증가시켜 p53 활성을 높인다는 우리의 기초연구에서도 입증됐습니다(Kunieda T et al:Circulation 114:953-960, 2006).

따라서 AII억제제인 ARB에는 항노화제(안티에이징약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화된 배양내피세포에서는 접착 인자 ICAM-1이나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증가, NO합성 효소(eNOS) 활성의 저하 등이 나타나지만, 예를들어 발살탄은 염증 마커인 CRP를 감소시키거나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중요한 전사인자인 NF-κB의 결합 활성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이 정상인 8명을 대상으로 한 검토에서 보고됐습니다(Dandona P et al:J Clin Rndocrinol Metab 88:4496-4501, 2003).

ARB의 항노화약물로서의 가능성에 대해 Morishita 교수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Morishita:원래 노인과학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ARB가 혈관노화를 억제할 가능성이 제시된 사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항노화에서는 혈관연령의 개선이 중요합니다.

혈관 연령을 가늠하는 지표의 하나로서 맥파전도 속도(PWV)가 있는데요. 최근 고혈압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시험에서 발살탄(80mg:21명)은 시험시작 당시보다 PWV를 유의하게 개선시켰지만, Ca길항제 니페디핀 서방정(20mg:20명)은 개선시키지 못한 것으로 보고됐습니다(Munakata M et al:Am J Hypertens 17:1050-1055, 2004).

혈관내피 기능의 개선이라는 점에서도 ARB는 Ca길항제나 β차단제보다 우수한 것은 확실하기 때문에 혈관연령의 개선에는 ARB가 가장 기대할 수 있는 약제라고 생각합니다.

장기의 ‘보호’ 보다는 ‘개선’

Komuro
:고혈압환자 12명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발살탄(80~160mg)은 암로디핀(5~10mg)보다 내피기능을 유의하게 개선시킨다고 보고됐지만, 여기에는 발살탄에 의한 NO생산이 관여한다고 생각합니다(Tzemos N et al:Am J Hypertens 14:A66-A67, 2001).

Morishita:저는 ARB가 고령자에 합병증을 얼마나 억제시킬 수 있을까라는 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복부 대동맥류는 고령자에 많은 합병증이지만 우리는 토끼에서 데코이(핵산 의약품)를 이용해 전사 인자인 NF-κB와 ets를 동시에 억제시키면 복부대동맥류의 진행을 예방할 수 있음을 보고했습니다.

데코이를 투여하면 matrix metalloproteinase (MMP)-2, MMP-9 활성의 감소가 나타나고 VCAM-1이나 MCP-1 등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유전자 발현도 억제됐습니다(Miyake T et al:Gene Ther 13:695-704, 2006).

최근에는 발살탄에서도 동일한 데이터가 얻어졌습니다. 기존부터 복부대동맥류에는 혈압관리가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역시 강압효과+AII억제가 큰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ARB가 섬유화 개선 인자인 간세포증식인자(hepatocyte growth factor:HGF)를 증가시키고, 심근에서 미끄럼(slippage)을 촉진시켜 심장을 확대시키는 페리오스틴이라는 접착 억제인자를 억제시킨다는 데이터도 얻어졌습니다.

ARB가 심근의 섬유화를 단순히 억제만 시키는게 아니라 개선시킨다는 사실도 여러 연구자가 보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ARB의 이러한 작용은 단순한 장기보호 효과가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인 ‘장기개선 효과’라고 생각됩니다.

항노화를 둘러싼 Komuro 교수의 연구도 이러한 장기개선 효과로 이어질지 기대됩니다. 보호라는 것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효과가 있어 좋아진다는 것은 보호라고 할 수 없습니다. 심부전에 대한 ARB의 효과도 보호라기 보다는 개선이라고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Komuro:당뇨병성 신부전 역시 기존에는 불가역적인 변화로 생각됐지만, 현재는 ARB 투여로 가역성이 될 수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ARB는 분명히 장기 개선제라고 할 수 있겠군요.

Morishita:지난번 정상 고혈압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TROPHY(The Trial of Preventing Hypertension)에서 ARB 칸데살탄이 고혈압의 발병을 억제한다는 데이터가 보고됐습니다(Julius S et al:N Rngl J Med 354:1685-1697, 2006). 이 데이터에서도 ARB는 역시 장기 개선제라고 느꼈습니다.

Komuro:그렇다면 ARB 투여량도 재고해야 할까요?

Morishita:미세알부민뇨를 동반하는 2형 당뇨병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IRMA(Irbesartan in Patients with Type 2 Diabetes and Microalbuminuria Study)-II에서는 150mg보다 300mg인 ARB 이베살탄(아프로벨)이 좀더 유의하게 당뇨병성 신부전으로의 진행을 억제시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Parving H-H et al:N Rngl J Med 345:870-878, 2001). 즉 ARB 투여량을 늘리면 더 많은 장기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ARB는 강압효과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투여량이라도 좀더 용량 의존적으로 장기개선 효과를 보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중심 용량에서 강압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즉시 다른 강압제를 병용하기 보다는 역시 최대 용량까지 사용한 다음에 병용을 하는 것이 장기개선면에서는 장점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ARB에는 부작용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강압요법에서 이러한 사용법을 추천할 수 있습니다.

환자가 ARB로부터 장기 개선이라는 혜택을 얻기 위해서는 ARB를 되도록 빨리·가능한 고용량을 가능한 길게 투여해야 합니다.

Komuro:저도 같은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