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개정된 고혈압치료 가이드라인 2004(JSH 2004)가 발표된 지 2년이 지났다. 이 JSH 2004는 ARB와 Ca길항제를 비교해 주목을 끈 대규모 임상시험 VALUE(Valsartan Antihypertensive Long-term Use Evaluation)의 결과를 발표해 첫번째 고혈압진료 가이드라인이 됐다. 이 JSH 2004에서 제시된 ARB가 어떤 입지를 굳히고 있는지 고혈압 전문가 2명으로부터 고혈압 치료의 향후 방향에 대해 2회에 걸쳐 알아본다.

DIOVAN Meet The EXPERT (1)
고혈압치료의 1차선택 약물은 디오반
- 선택적 AT1 수용체차단제(ARB)·발살탄의 현재 위치와 향후 전망 -
 Ryuichi Morishita  Osaka University Graduate School of Medicine

 Issei Komuro Chiba University Graduate School of Medicine

ARB가 유망한 1차 약물로
ARB의 적극적 사용 주장한 첫번째 임상시험

Morishita
:JSH 2004는 대규모 임상시험인 VALUE가 발표된 이후에 나온 최초의 가이드라인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개인적으로 의미를 두는 것은 미국합동위원회 제7차 고혈압진료 가이드라인(JNC-7)을 근거로 「적극적 적응」 항목을 신설, VALIANT(Valsartan in Acute Myocar- dial Infarction Trial)와 VALUE의 결과를 토대로 안지오텐신II 수용체길항제(ARB)를 좀더 적극적으로 적용한다는 것이었습니다.

ARB의 적극적 적응을 심근경색 후 및 당뇨병까지 넓힐 수 있었던 것은 주목할만합니다(표).

 
또한 ACE억제제와 ARB에 아주 동일한 적극적 적응이 인정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VALUE에 의해 ARB가 Ca길항제와 심혈관질환 억제효과가 같거나 그 이상이라는 사실, 그리고 강압 외에 장기보호 작용까지 밝혀짐으로써 ARB의 존재가 각인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ARB의 입지가 확실해진게 JSH 2004의 핵심 포인트인 것같다. 그렇다면 고혈압치료 경향이 바뀌겠는가.

Morishita:ARB는 이미 1차 선택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VALIANT와 VALUE가 발표됨으로써 ARB에도 확실한 증거를 갖추게 되어 이제는 ARB와 ACE억제제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습니다.

JSH 2004에서도 ACE억제제와 ARB를 같은 급으로 평가하고 있음은 이를 증명해 주는 것입니다. 오히려 부작용을 고려하면 ARB가 ACE억제제를 대신하는 1st line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협심증에는 ARB보다 Ca길항제가 우수하지만 심부전, 심근경색 후, 신장애, 당뇨병 등에는 ARB가 뛰어난 효과를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Ca길항제와 동등하거나 그보다 나은 ARB가 1st line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Komuro:저 역시 JSH 2004에서 ACE억제제와 ARB가 좌실 비대에 적극적인 적응이 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Morishita:JSH 2004에서는 적극적 적응 항목에 좌실비대를 별도로 마련했는데요. 너무 세세하게 분류시켰다는 생각은 없는지요.

Komuro:좌실비대는 초기 장기장애입니다. 따라서 심부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또한 좌실비대 환자는 심근경색, 뇌졸중을 일으키기 쉬워 의사에게 좌실비대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라도 좌실비대를 강조한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심부전에 관해서는 ACE억제제나 ARB의 유용성을 보인 대규모 임상시험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효과적이며 심근경색에 관해서는 VALIANT의 결과가 매우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고혈압환자에서 발살탄의 심부전 억제효과와 당뇨병의 신규 발병 억제 효과-VALUE에서
VALUE는 Ca길항제와 ARB를 직접 비교해 여러 중요결과를 제시한 임상시험이다. VALUE 성적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게 있나.

Komuro:VALUE를 평가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이 시험이 강압효과를 비교하기 위해 디자인된 시험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VALUE 결과에서 Ca길항제와 ARB의 강압효과를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VALUE 전체의 결과에서는 Ca길항제의 강압효과가 크게 나타났지만, 시험 전에 강압제 치료를 받지 않은 「미치료군」에서는 ARB군과 Ca길항제군 사이에 강압효과 차이는 없었습니다.

우리가 실시한 VART(Valsartan Amlodipine Randomised Trial)에서도 ARB 발살탄과 Ca길항제 암로디핀에는 강압효과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2형 당뇨병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MARVAL나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Val-syst, 그리고 24시간 혈압을 관찰한 시험에서도 발살탄과 암로디핀의 강압효과에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VALUE에서 Ca길항제의 강압효과가 크게 나타난 것은 시험 전에 암로디핀등의 Ca길항제를 복용한 환자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VALUE 결과를 가지고 ARB의 강압효과가 Ca길항제보다 약하다고 결론내리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면 VALUE에서의 중요 포인트는 발살탄군이 강압도가 떨어지는 것과는 상관없이 (1)후기에 심부전 발병억제 효과가 크다는 점 (2) 당뇨병의 신규 발병을 유의하게 억제시켰다는 점(그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점이 JSH 2004에도 반영되어 당뇨병에도 ARB를 적극 추천하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VALUE에서 발살탄의 beyond blood pressure lowering effect가 나타났다고 보아도 좋을까.

Komuro:그렇습니다. ARB가 당뇨병의 신규 발병을 억제한다는 데이터는 이전부터 있었지만 VALUE를 통해 최종 입증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심혈관질환은 당뇨병이 발병한지 약 6년 후에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어 통상적인 대규모 임상시험에서는 당뇨병의 신규 발병례가 심혈관질환을 일으킬 때까지 추적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제 고혈압 치료는 10년, 20년 꾸준히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당뇨병의 신규 발병이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ARB와 Ca길항제의 강압효과에 대한 견해는

Morishita :Komuro 교수도 말한 것처럼 실제로 미치료군에서 동일한 강압효과가 나타났다는 점에서도 「Ca길항제와 ARB의 강압효과가 같은 경우」라는 전제 조건은 옳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발살탄은 하루 160mg까지 투여할 수 있지만 암로디핀은 5mg가 최대투여량이라서 VALUE에서 사용한 고용량 암로디핀은 실제 임상에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점에서도 실제 임상에서 얻어지는 발살탄과 암로디핀의 강압효과는 같다고 생각합니다.

JSH 2004에서 고령자 고혈압 치료의 1차 약제로 거론되고 있는 것은 Ca길항제, ARB, ACE억제제, 소량의 이뇨제 등 4종류인데요. 강압효과 순서로 보면 이 중에서 사실상의 1차 약제는 Ca길항제와 ARB라고 생각합니다.

JSH 2004에서 ARB는 사용하기 매우 쉬운 강압제로 자리잡은 것 같다

Morishita:기존에 Ca길항제가 많이 사용된 이유는 ACE억제제보다 강압효과가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강압효과와 안전성면에서 ACE억제제를 능가하는 ARB가 등장하면서 JSH 2004에서는 ARB와 Ca길항제가 동등한 강압제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JSH 2004는 ARB가 1차 약제로 위치를 확고히 알린 첫번째 가이드라인이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AT1 수용체 선택성과 inverse agonist 작용
현재 ARB 중에서 발살탄은 안지오텐신II 1형(AT1) 수용체에 대한 선택성이 높다. 이러한 특징이 강압효과나 장기보호작용에 어떻게 영향을 주나.


Komuro:현재까지는 안지오텐신 II 수용체에는 AT1와 AT2 2가지가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혈압상승이나 장기장애에 관여하는 것은 AT1 수용체, AT2 수용체는 이에 길항하는 작용을 갖고 있습니다.

때문에 강압제로는 AT1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억제하고 AT2 수용체는 억제하지 않는 ARB라야 합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AT1 수용체를 억제하면 피드백 현상 때문에 혈중 안지오텐신 II치가 높아져 AT2 수용체를 자극한다는 사실이 동물실험에서 증명됐습니다.

이 AT2 수용체 자극 작용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도 AT1 수용체 선택성이 높은 ARB가 매우 바람직한 약제입니다. 발살탄은 AT1 수용체에 대한 친화성이 AT2 수용체의 3만배로 높아 ARB 중에서는 가장 AT1 수용체 선택성이 높은 매우 우수한 ARB입니다.

최근 우리가 주장하는 역효능약(inverse agonist)의 개념에서도 발살탄은 바람직한 ARB입니다. Inverse agonist란 수용체에 대한 친화성이나 선택성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즉 「AT1 수용체의 활성을 가장 낮추는 작용을 가진 약제」를 의미합니다. 발살탄은 이 inverse agonist 작용을 갖고 있어 일반적인 경합 억제작용에서 안지오텐신 II와 경합하여 수용체를 억제시키고 이와 동시에 inverse agonist 작용으로 AT1 수용체를 좀더 강력하게 억제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안지오텐신 II가 많아 경합억제 작용 만으로는 AT1 수용체를 억제할 수 없거나 반대로 안지오텐신 II가 없는 상태에서의 AT1 수용체의 기초 활성, 그리고 「신전(extension)」이라는 메커니컬·스트레스에 의한 AT1 수용체의 활성까지 억제시킬 수 있습니다.

실제 임상에서 나타나는 영향은 향후 검토해 보아야 하겠지만, inverse agonist 작용을 가진 ARB는 그렇지 않은 ARB에 비해 임상적으로 훨씬 좋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1차 처방약으로 적합한 ARB
VALUE 후의 고혈압 치료의 방향성에 대해서....


Morishita :VALUE를 통해 강압제 단제투여의 효과 비교는 일단락됐습니다. 향후 초점은 최적의 병용요법이 무엇인지를 밝혀내는 방향으로 바뀔 것입니다.

일상 임상에서는 단제투여만으로 강압목표치에 도달하기 어렵고, 중등도~중증 환자에서는 2~3개의 강압제를 병용하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때문에 최적의 병용요법이 무엇인지를 해명하는게 VALUE 이후의 큰 과제입니다.

병용요법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현실적이라고 보는 것은 ARB와 Ca길항제의 병용입니다. 현재 가장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병용법인데다 관련 증거도 많습니다.

JSH 2004에서도 고령자 고혈압치료에서 최초로 ARB 또는 Ca길항제를 투여한 환자에 다른 약제를 병용할 경우 ARB와 Ca길항제의 병용이 가장 이상적이다고 추천한바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자연발병 고혈압 래트를 이용해 비교한 시험에서도 ARB를 기초로 한 약제 병용이 가장 유망하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ARB를 기초약제로 한 치료군에서는 어느 약제를 병용하더라도 심비대는 억제됐지만 Ca길항제를 기초약제로 한 경우에는 ARB를 병용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심비대가 억제되지 않았습니다.

유감스럽게도 병용요법을 검토한 대규모 임상시험으로는 HOPE(Heart Outcomes Prevention Evaluation)가 유일합니다. 하지만 HOPE에서는 충분한 강압이 나타난 군에 ACE억제제를 추가 투여하자 심혈관질환 발병이 22%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RA계 억제제를 병용함으로써 강압 외에 추가로 장기보호 효과를 얻을 수 있어 ARB에 거는 기대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합병증 가능성이 있으면 ARB를 우선 투여
실제 임상에서 ARB와 Ca길항제 어느 쪽을 먼저 투여하는 경우가 많은가.

Morishita :합병증을 가진 환자에게는 ARB를 먼저 투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뇨병의 가족력이나 내당능장애를 가진 환자나 비만한 환자에는 VALUE의 결과에서 처럼 당연히 ARB를 먼저 투여해야 합니다. 신장애가 있는 경우에도 ARB가 우선됩니다.

나아가 심비대, 심부전, 심근경색이 있는 경우에도 ARB가 우선입니다. 반대로 이러한 합병증이 없는 경우는 Ca길항제든 ARB든 상관이 없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고혈압환자는 합병증을 갖고 있습니다. ARB와 Ca길항제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Komuro:강압제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약제가 뛰어난 강압효과를 갖고 있느냐입니다. 1일 1회 복용으로 24시간 혈압을 확실히 억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으로 부작용이 없을 것, 세번째가 장기보호 작용이라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고혈압이 원인인 질환은 많습니다. 특히 뇌졸중 등은 강압을 통해 큰 억제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심부전, 신장애 등 기타 질환에 대해서는 강압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강압 외에도 장기보호 작용을 가진 약제를 선택하는게 바람직합니다.

즉 강압효과와 부작용 2가지 조건을 거의 만족하는 ARB가 고혈압치료의 1차약제가 되는 것은 당연하며, 추가로 장기보호 작용까지 갖고 있어 ARB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커다란 의미가 있습니다.

Morishita 교수도 말한 것처럼 합병증이 없는 환자에게는 어떤 강압제를 이용해도 상관없지만 고혈압환자의 상당수는 이미 어떤 장기장애를 일으키기 때문에 다른 위험요소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특히 동양인 환자의 상당수는 고령자인데다 콜레스테롤치도 높고 당뇨병도 증가하고 있어 ARB가 담당해야 할 역할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