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은 당뇨병의 전(前)증상인 내당능이상(IGT) 단계서부터 이미 높아진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에서 입증된 바 있다. 따라서 심혈관질환의 예방을 고려한 IGT 치료법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주목되고 있는 것이 식후고혈당의 중요성이다. 실제로 대규모 임상시험 STOP-NIDDM을 통해 알파 글루코시다제 억제제(α-GI) 아카보스(상품명:글루코바이)를 이용한 식후고혈당 치료가 당뇨병 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도 억제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최근 열린 제49회 일본당뇨병학회에서 일본 게이오대학 내과 이토 히로시(伊藤 裕) 교수는 자신이 제창한 ‘메타볼릭도미노(metabolic domino)’ 현상의 개념을 설명하고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후고혈당 치료를 포함한 조기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STOP-NIDDM을 주도한 몬트리올대학 장 루이스 치아손(Jean-Louis Chiasson) 교수는 시험 성적을 소개하고 당뇨병, 심혈관질환 양쪽 모두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후고혈당 치료가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식후고혈당, 당뇨병발병·심혈관질환 진행의 열쇠

-강연 1-
메타볼릭도미노-비만에서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지는 도미노현상 어떻게 억제할까
 이토 히로시 교수 게이오대학 내과

메타볼릭신드롬은 단순히 여러 가지 생활습관병이 겹쳐져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비만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아디포사이토카인(adipocytokines) 분비와 인슐린 저항성이 고혈압, 고지혈증, 고혈당 등을 야기하는 병태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 최근에 나타난 공통된 견해다.

바꿔 말하면 나쁜 생활습관이 복잡하게 얽혀져 도미노처럼 발생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 대해 이토 교수는 ‘메타볼릭도미노’라고 이름 붙이고, 종착지는 심혈관질환의 발생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도미노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 교수는 식후고혈당 치료제인 α-GI이나 항염증작용을 겸비한 생활습관병 치료제로 조기 치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타볼릭도미노 현상의 근원에는 나쁜 생활습관으로 인한 비만(특히 내장지방 축적)이 존재한다. 이것이 비정상적인 아디포사이토카인 분비이나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켜 고혈압과 식후고혈당, 고지혈증을 일으켜 메타볼릭신드롬을 유발시킨다. 그런 다음에는 당뇨병과 관련 합병증, 그리고 각종 동맥경화성질환 등의 위험인자가 대거 나타나게 된다(그림1).

[그림1]메타볼릭도미노
 

메타볼릭도미노는 미리 억제해야

이러한 현상을 억제하려면 메타볼릭도미노의 초기 단계서부터 열쇠가 되는 인자를 타깃으로 치료해야 한다. 여기서 이토 교수가 ‘열쇠가 되는 도미노’로 제시한 것이 식후고혈당이다.

대규모 임상시험 STOP-NIDDM(2002)에서는 IGT를 동반한 비만자에게 α-GI인 아카보스를 투여함으로써 당뇨병은 물론 고혈압의 신규 발병을 유의하게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식후고혈당은 당뇨병과 고혈압 발병 양쪽에 관여하며 아카보스는 이러한 질환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아카보스로 식후고혈당 치료해 심근경색 64% 감소

식후고혈당을 타깃으로 한 α-GI요법은 당뇨병 치료의 최종 목적인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때 공복혈당을 낮추는 요법보다 더 많은 장점을 제공한다.

잘 알려진 것처럼 심혈관질환을 야기하는 대혈관 장애는 미세혈관 장애와는 달리 HbA1C 저하를 통해 얻어지는 뚜렷한 억제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그러나 아카보스를 이용한 7건의 위약대조 무작위 비교 시험인 메타분석(MeRIA7, 2004)에서는 아카보스의 심혈관질환 억제효과가 35%(p=0.0061), 심근경색 억제효과는 64%(p=0.0120)라는 결과가 나타났다.

또 Monnier 등의 검토(2003)에 의하면 HbA1C에 대한 공복혈당과 식후혈당의 상대적 기여도는 HbA1C 8% 미만인 환자의 경우 식후혈당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그림2).

[그림2]HbA1C에 대한 공복시혈당, 식후혈당의 상대적 기여
 

이 지견은 미세혈관 장애보다 경도의 당대사 이상으로 발생한 대혈관 장애의 억제에는 식후고혈당을 개선시키는게 효과적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염증을 억제하는 장점도

한편 메타볼릭도미노 대책에서 이토 교수가 식후고혈당과 함께 중시하는 것이 바로 ‘염증’이다.

메타볼릭신드롬 환자의 혈중 CRP(C반응성단백) 농도가 높다는 사실은 일찍부터 지적돼 왔다. 당시는 동맥경화가 이미 진행돼 있음을 보여주는 소견으로만 생각됐었다. 하지만 최근 메타볼릭도미노의 출발점인 비만이 염증 반응을 촉진시켜 이후 도미노 현상에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 발단이 된 것은 2003년 Wellen 등의 문헌이다. 그는 비만자의 지방조직에는 염증이 나타나고 비만이 진행되면서 마크로파지의 침윤이 진행한다고 보고했다. 이어 Curat 등은 지방조직에 대한 마크로파지의 침윤은 BMI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2004), Cancello 등은 외과적으로 체중을 줄인 환자의 지방조직에서는 마크로파지 침윤이 줄어든다는 사실(2005)을 제시해 Wellen 등의 가설을 증명했다.

따라서 비만에 동반되는 비정상적인 아디포사이토카인 분비나 인슐린저항성 등의 변화는 지방세포의 양적 증가 외에 염증이라는 질적 변화로도 유발된다는 설이 유력해지고 있다.

이토 교수는 이러한 지견을 근거로 지방조직이나 혈관염증을 고려한 치료를 조기, 즉 메타볼릭신드롬의 근원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식생활 개선이나 적절한 운동을 통한 비만 치료 외에도 지질대사나 혈압, 식후혈당 개선제의 예방적 복용 역시 도미노 현상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결론내렸다.

-강연 2-
아카보스 이용한 식후고혈당 치료는 당뇨병 외 심혈관질환 억제에도 효과적
 장 루이스 치아손 교수 몬트리올대학 내과

IGT환자를 대상으로 식후고혈당 개선제 아카보스의 당뇨병 발병억제효과를 검토한 STOP-NIDDM.

치아손 교수는 이 연구의 성적을 설명하면서 식후고혈당 치료가 당뇨병 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을 억제하는데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뇨병의 유전적 요인에 착안한 서브시험의 분석 결과도 소개했다. 치아손 교수는 PPAR감마2 유전자와 간성(肝性) 리파아제의 유전자 다형(多形)이 당뇨병 발병위험에 관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아카보스는 당뇨병 36%, 심혈관질환 49% 감소

IGT를 특징으로 하는 식후고혈당은 당뇨병 외에 심혈관질환 발병의 중대한 위험인자다. 이는 최근 여러 역학연구에서 제시됐다. 그 중 하나인 Coutihno 등의 메타분석(1999)에서는 심혈관질환의 상대적 위험이 공복 혈당보다는 식후 혈당과 더 밀접하다는 사실이 보고됐다. 즉 식후고혈당 치료는 IGT환자의 당뇨병 발병 외에 심혈관질환의 발병 억제에도 효과적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치아손 교수는 식후고혈당 개선제 아카보스의 당뇨병 예방효과를 검토한 대규모 임상시험 STOP-NIDDM을 실시했다. 캐나다, 독일, 오스트리아 등 9개국, 40개 시설이 참가한 이 시험은 다시설 공동 이중맹검시험 무작위 위약대조 비교 시험이다.

IGT 1,429명을 아카보스 100mg 1일 3회 투여(714명) 또는 위약군(715명)으로 무작위로 나누고 1차 엔드포인트로서 2형 당뇨병 발병 여부를 비교했다. 분석 대상은 아카보스군 682명, 위약군 686명이며 평균 3.3년간 추적했다.

그 결과, 2회의 경구당부하검사(OGTT)에서 평가된 당뇨병 발병은 위약군에서 165명, 아카보스군에서 105명으로 나타나 아카보스 군에서 36%의 억제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p=0.003, 그림1). 이 효과는 나이와 성별, BMI 수치에 좌우되지 않았다.

[그림1]STOP-NIDDM/아카보스가 IGT례의 당뇨병 발병에 미치는 영향
 

2차 엔드포인트인 고혈압(140/90mmHg 이상)과 심혈관질환(심근경색, 협심증, 혈행재건술, 심혈관사, 울혈성심부전, 뇌졸중/뇌혈관장애, 말초혈관장애)의 발병에 대해서도 검토됐다.

그 결과, 고혈압은 위약군에서 115명이 발병한데 비해 아카보스군에서는 78명으로 34%라는 유의한 억제효과(p=0.006)가 확인됐다. 또한 심혈관질환은 위약군에서 32명 발병한데 비해 아카보스군에서는 15명으로 49%라는 유의한 억제 효과가 나타났다(p=0.03).

치아손 교수는 이번 연구결에서 아카보스가 여러 심혈관질환 중 특히 심근경색을 억제하는 효과가 컸다고 강조했다. 위약군에서는 12명이 발병한데 비해 아카보스군에서는 단 1명만이 발병해 91%의 억제 효과가 나타났다(p=0.02). 또한 심전도 소견상 심근경색이 나타난 증례를 포함시켜도 위약군 19명, 아카보스군 2명으로 아카보스군이 매우 적었다(p<0.001).

말초혈관장애를 제외한 다른 질환의 발병 역시 유의하지는 않았지만 아카보스군에서 적게 나타났다(그림2).

[그림2]STOP-NIDDM/아카보스가 IGT례의 심혈관사고발병에 미치는 영향
 

STOP-NIDDM에서는 또 동맥경화의 지표인 내중막두께(IMT)에 미치는 아카보스의 영향이 115명을 대상으로 한 서브그룹이 분석됐다. 그 결과, 3년 후에 나타난 경동맥 IMT는 아카보스군에서 유의하게 억제된 것으로 확인됐다(p=0.027).

아카보스 효과는 2시간 혈당치와 인슐린감수성에 非의존

이처럼 STOP-NIDDM에서는 아카보스가 IGT에서 당뇨병으로의 진행 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의 발병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 억제효과에는 어떤 인자가 기여하고 있는 것일까.

치아손 교수의 검증 결과, 아카보스는 75g OGTT 2시간 혈당치를 유의하게 저하시킨 것으로 나타났다(p<0.0001). 또 베이스라인의 2시간 혈당치에 따라 대상을 4개군으로 나눠 조사해도 아카보스는 모둔 군에서 당뇨병 발병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치료시작 1년 후의 인슐린 분비와 인슐린 감수성에 미치는 아카보스의 영향에 대해 검토한 결과, 인슐린 분비에 미치는 효과는 크지는 않았지만 개선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슐린 감수성 지표(ISI)는 약 17% 유의하게 개선됐다(p<0.0007). ISI는 낮을수록 당뇨병 발병위험이 높지만 아카보스는 ISI 수치에 상관없이 위약에 비해 당뇨병 발병을 감소시켰다.

또한 아카보스는 체중이나 BMI, 중성지방이라는 파라미터도 유의하게 저하시켰다. 하지만 아카보스의 당뇨병, 심혈관질환의 발병 억제작용은 체중 등의 변화를 보정한 후에도 나타났다고 한다.

특정 유전자다형 당뇨병발병 관련할 수도

STOP-NIDDM에서는 당뇨병의 유전적 요인에 착안한 분석도 실시 중이다. 치아손 교수는 지금까지 얻어진 지견의 일부를 소개하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PPAR감마 2유전자와 관련해 여성의 경우 12Ala 아렐은 Proq12Pro형에 비해 당뇨병으로 진행되기 어려우며 아카보스 치료에 대한 반응도 더 우수했다. 한편 PGC-1알파유전자인 Gly482Ser다형이 있을 경우 당뇨병으로 진행되기 쉽지만 Gly482Ser형을 가진 경우와 비교할 때 아카보스를 통해 얻어지는 당뇨병 억제효과는 큰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간성 리파아제 유전자와 관련해 A-250A형을 가진 경우라면 당뇨병 발병위험이 2.3배 높아지며 정상 내당능으로 회복되기 어렵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아울러 아디포사이토카인 유전자에 관한 분석결과도 얻어졌다. 아디포사이토카인 유전자의 1염기 다형(SNP)+45에서는 G아렐을 가진 경우가 당뇨병 발병위험이 1.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SNP+45 G아렐 외에 SNP+276T아렐까지 존재할 경우에는 4배로 높아졌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여성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처럼 SNP를 여러개 갖고 있는 고위험 환자일수록 아카보스에 의한 당뇨병 억제효과는 크게 나타났다(그림3).

[그림3]아디포넥틴유전자 SNP+45G아렐, SNP+276T 아렐의 유무에 따른 2형 당뇨병 발병률과 아카보스 치료의 영향
 

치아손 교수는 “당뇨병 발병 위험에는 특정 유전자의 다형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하고 성별과 아카보스 치료 반응성을 비롯하여 다른 후보 유전자에 대해서도 분석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