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규모 스터디 ASCOT-BPLA(Anglo-Scandinavian Cardiac Outcomes Trial-Blood Pressure Lowering Arm)가 발표되면서 최적의 혈압관리에 적합한 약물이 무엇인지 확실히 구별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를 주도한 피터 시버 박사(Peter Sever)에 따르면 치료약물이 이뇨제와 베타차단제에서 ACE억제제나 Ca길항제로 사용의 중심이 옮겨지고 있다고 말한바 있다[본지 2005년 10월 26일자 1133호]. 유럽심장학회(스톡홀름)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시버 박사는 칼슘길항제인 amlodipine에 ACE억제제인 ACERTIL(세르비에社)이 부가될 때 비로소 제대로 된 고혈압치료가 가능하다는 개인적인 견해도 밝혀 고혈압치료 약물의 본격적인 세대교체가 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다음은 당시 박사와 가진 인터뷰내용이다.

“ACERTIL추가해야 amlodipine제기능 발휘”
單劑로는 혈압관리 어려워 CCB에 ACEI 반드시 필요
 피터 시버 박사
ASCOT 연구 공동의장 英 런던임페리얼칼리지

Q : 기존의 항고혈압 치료제와 새로운 항고혈압 치료제를 비교 연구한 ASCOT-BPLA 연구를 실시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지 이유를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A : 이러한 연구를 구상하게 된 것은 10여 년 전인 199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고혈압 환자 치료에 힘쓰고 있던 우리들에게는 크게 두 가지 걱정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이뇨제, ß-차단제, 등 기존 치료제를 사용한 위약 대조, 혈압 강하 임상연구에 대한 메타 분석 결과를 검토한 결과, 기존 치료제로는 고혈압 환자를 관동맥질환(CHD)으로 부터 보호하는 데 있어 부족한 점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뇌졸중의 경우, 40% 정도의 사고 발생 감소 효과는 환자의 이완기 혈압을 6~7mmHg 정도 강하시키면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임상연구에서도 확인된 바 있지요. 하지만 관동맥질환의 경우 위험도 감소는 16%에 불과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HDFP(Hypertension and Detection Follow-up Program) 결과를 메타 분석해 보면, 관동맥질환(CAD)에 대한 보호 효과는 20~25% 정도를 기대했지만, 8%에 불과했습니다.

따라서 기존의 항고혈압 약물 치료법으로는 관동맥질환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하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HDFP에서 특별 치료와 일반 치료가 비교되었고, 두 치료법의 차이는 혈압 때문만은 아니었기 때문에 메타 분석은 적절한 분석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제시된 많은 가설이 있었습니다만,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은 ß차단제와 이뇨제를 비롯해 많은 약제들이 콜레스테롤, 혈당, 칼륨과 같은 대사인자(metabolic parameter) 조절의 개선을 일으키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역효과 때문에 혈압강하 효과의 장점이 제한적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기존 치료법을 계속 실시해야 하는가에 대한 우려가 있었습니다.

두 번째 관심은 1990년대 중반에는 ACE억제제(이하 ACEI)와 칼슘채널차단제(이하 CCB)가 고혈압 치료를 위해 새롭게 개발된 약물로서 이보다 더 나은 새로운 약물이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고혈압 환자를 치료하는 우리 같은 연구자들은 신약이 기존 치료제보다 효능이 더 좋은지 매우 궁금했습니다. 특히 관동맥질환 예방 효과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이유들이 동기가 되어 ASCOT연구를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Q : 교수님 생각에, ASCOT 연구의 주요 결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 ASCOT-BPLA의 핵심 연구결과는 심혈관 사망을 포함에 대부분의 심혈관질환 사고의 경우, amlodipine과 ACERTIL(성분명 perindopril)을 사용한 새로운 치료전략이 아테놀롤(atenolol)과 이뇨제를 사용하는 기존 치료법보다 훨씬 더 예방효과가 우수했다는 것입니다[그림1].

[그림1] 심혈관 사망의 감소 효과
 

뿐만 아니라 ß차단제와 이뇨제를 투여 받은 환자들의 경우, ACERTIL과 amlodipine을 투여한 환자들에 비해 새로운 당뇨병의 발생이 30%나 더 높았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큰 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새로운 치료전략이 기존 치료법에 비해 장점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비치명적인 심근경색과 관동맥질환으로 구성된 일차 평가항목은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는데 이는 다음의 세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우선 데이터 안전성 모니터링 위원회(DSMB)의 권고에 따라 임상연구를 조기에 종료했기 때문입니다. 임상연구를 조기에 종료한 이유는 amlodipine과 ACERTIL로 치료한 환자에 경우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에 대한 장점이 기존의 치료법과 비교하여 뚜렷했기 때문입니다 [그림2].

[그림2] ASCOT BPLA의 결과
 

이는 혈압강하 연구에서는 매우 드문 현상입니다. 치료군 간의 비교에서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이 다른 비교군 보다 높다면, 그리고 그 차이가 명확하다면 그 임상 연구는 중단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일차 평가항목에 포함된 사고 건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여주기 위해 필요한 1,150건에 도달하지 못하고 903건에서 중단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왜 통계적으로 유의한 사고 건 수에 도달하지 못했는가는 다음의 두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ASCOT-LLA가 종료되었을 때 스타틴(statin) 약물을 투여받은 사람들의 수도 늘어 심근경색 사고 건수가 대폭 줄어들었는데, 이는 처음에 임상연구를 계획했을 때 예상하지 못한 효과였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임상연구가 시행되는 도중에 관상동맥 재개통술(coronary revascula-rization), 관상동맥 우회술(coronary bypass)과 같은 급성 관동맥증후군(ACS) 환자 치료법에 큰 변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새로운 치료법들은 심근경색 사고 건수를 줄이기 위한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필요한 만큼 일차 평가항목 사고 건수를 얻지 못한 것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치료전략이 매우 설득력 있는 결과를 나타냈다고 생각합니다.

Q : 연구 결과 중에 가장 놀라운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A : 가장 놀라운 결과는 아마도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과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감소입니다.[그림1, 3]. 지난 몇 년 동안의 메타분석 결과를 보면 새로운 치료법과 기존 치료법 사이에 심혈관 질환과 관계된 평가항목에서 전반적으로 차이가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3]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 감소
 


CCB나 ACEI가 더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인 임상 연구도 있지만, 혈압 관리를 넘어선 전체적 개념에 있어서의 장점은 메타 분석에서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감소에 있어 ASCOT에서 확인된 효과를 보기는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Q : ACERTIL은 죽상동맥경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혈관내피세포 기능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이 ASCOT-BPLA 연구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십니까?

A : ASCOT연구에서 CCB와 ACEI의 병용 치료가 기존 치료제보다 우수한 결과를 나타낸 것은 상당한 논란거리입니다. 물론 ASCOT-BPLA에 따르면, 두 치료법은 혈압 조절에 차이가 있었습니다.

특히 임상연구가 실시된 첫 해에 이러한 차이가 두드려졌습니다[그림4]. 이러한 혈압강하의 차이가 혹은 다른 인자들이 심혈관 질환 평가항목에서 나타난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추가적인 통계 분석을 실시했습니다.

[그림4] 혈압강하 효과의 비교
 

그리고 이러한 분석 결과를 이미 Lancet에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통계의 문제는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며 불완전하다는 것입니다. 심혈관 질환 평가항목에 대한 영향이 혈압 강하 때문인지 아닌지 알고 싶으시겠지만, 연구 결과와 함께 우리는 다음과 같이 결론지었습니다.

일부의 경우 혈압의 강하에 따라 뇌졸중 발병에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만, 이러한 경우는 반반 이라는 것입니다[그림5]. 그리고 비록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 결과의 차이는 HDL-C(콜레스테롤)의 차이로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림5] 치명·비치명 뇌졸중의 예방
 

이제 아직 설명하지 않은 효과들만 남았군요. 차이를 설명하는데 동원될 수 있는 많은 가설들이 존재합니다. 혈관내피세포 기능부전에 대한 영향일 수도 있고, 병리생물학(pathobiology)에서 중요한 염증 진행과정에 대한 영향일 수도 있으며, 불안정형 플라크의 안정화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만, 정확한 것을 알 수는 없습니다. 현재로서는 추측에 불과할 뿐이죠.

Q : ASCOT 연구결과 발표가 있었으니, 이제 준수해야 할 권고 사항에 대한 세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 현재 관동맥질환이 없거나 심장질환의 기왕력이 없으면서 atenolol로 치료 받고 있는 고혈압 환자를 위한 권고사항으로는 무엇이 있습니까?
- 현재 관동맥질환이 없거나 심장질환의 기왕력이 없으면서 새로 고혈압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을 위한 권고사항으로는 무엇이 있습니까?
- Amlodipine만으로 치료 받고 있는 고혈압 환자들을 위한 권고사항으로는 무엇이 있습니까?

A : 가장 쉬운 첫 번째 질문부터 답하도록 하겠습니다. 관동맥질환이 없으면서 새로 고혈압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은 ß차단제를 일차 치료제로 계속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합니다.

합병증이 없는 고혈압 환자의 경우, ß차단제를 더 이상 일차 치료제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과도한 당뇨병 발병과 심혈관질환 사고 증가가 ASCOT 연구에서 확인되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질문은 ß차단제로 치료받고 있는 고혈압 환자들에 관한 것이었죠? 이 환자들이 잘 관리되고 있다면 이들에게는 혈압 조절이 가장 중요합니다. 혈압 조절을 잘 하는 것이 각기 다른 치료법들의 장점을 상회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혈압 조절이 잘 되고 있고 증상도 없으며 관동맥질환도 없을 경우, 계속해서 ß차단제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ß차단제 사용을 중단함으로써 혈압 조절에 실패할 경우, 그 위험이 다른 치료제를 사용해 얻는 잠재적 효과보다 훨씬 더 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들처럼 이 환자들이 잘 관리되지 않는다면 저 같으면 amlodipine과 ACERTIL을 사용하는 전략을 부가적으로 실시하여 혈압을 조절할 것입니다. 혈압이 잘 조절되면, 그 때 ß차단제 사용 중단을 고려할 것입니다.

Amlodipine으로만 치료 받고 있는 고혈압 환자들의 경우, 다시 말하지만, 그 환자의 혈압이 잘 조절되고 있고 증상이 없으면 그대로 놔두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고혈압 환자의 90%가 관리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ACERTIL을 추가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 ASCOT 연구에서의 새로운 당뇨병 발생 감소를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A : 이 질문에 세 가지 가능한 답이 있습니다[그림6]. ß차단제와 이뇨제를 복합 처방하게 되면 인슐린 저항이 증가합니다. (이에 대한 증거도 충분합니다.) 또 인슐린 분비와 인슐린 민감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어 역효과를 일으켜 당뇨병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림6] 새로운 당뇨의 발생을 예방
 


두 번째 가능성은 ACERTIL과 같은 ACEI가 인슐린 민감도를 개선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할 데이터도 있습니다만, 중립적이라는 데이터도 있습니다.

그리고 세번째는 CCB와 ACEI를 병용했기 때문에 나타난 부가적인 효과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ß차단제의 역효과 때문에 ACERTIL과 amlodipine군에서의 새로운 당뇨병의 발생이 낮았다고 생각하며 그러한 원인이 80% 정도를 차지하고 amlodipine과 ACERTIL의 복합 처방에 대한 작용이 20% 정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Q : ASCOT-BPLA 연구 결과에서 명심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자세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 ASCOT 연구에서 명심해야 할 사항이 3가지입니다. 첫번째는 혈압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ASCOT 연구에서 알 수 있듯이 기존 치료제를 사용하건 신약을 사용하건 혈압 조절이 잘 될 경우 사고 발생이 대폭 감소하는 경향을 보입니다[그림4]. 따라서 혈압 조절이 선행되어야 하겠습니다.

두번째로 고혈압 환자에게 스타틴 제제를 사용하면 뇌졸중과 관동맥질환 예방에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또 새로운 혈압 치료제는 기존 치료제에 비해 관동맥질환과 뇌졸중에 대한 보호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세 번째로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보면 우리는 이제 자신있게 고혈압 환자의 뇌졸중과 심장마비 사고를 5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는 많은 고혈압 환자에게는 희망을 주는 소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