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B형간염의 치료는 현재 핵산유사체의 시대를 맞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약제는 아직 완벽한 치료제가 아니어서 나름대로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B형 간염 대부분이 동아시아에 집중되어 있으므로 세계의 문제점이 바로 아시아의 문제점이며 또 우리나라의 문제점이다. 예측건대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기도 전에 또 다른 제제들이 소개되며 경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치료 전 환자에게 이들 약제의 효과와 문제점을 명확히 전달하는 습관이 중요하고 또 이에 관한 끊임없는 정보에 귀를 기울여 이 약제를 치료받는 환자에게 경제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손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건국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이창홍 교수


국내 만성간염의 48% 정도는 20년 내에 간경변증으로 진행되며 이중 70%는 B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B virus, HBV)에 의해 발생된다.

1980년 초 국내  HBV 보유율은 전 인구의 8% 정도였으나 신생아 예방백신 접종이 실시된 후 10년이 넘는 2000년도에는 10~19세 1.6%, 9세 이하는 0.6% 정도로 20세 이하에서 현저히 감소됐다.

그러나 백신 개발 전에 태어난 20~30대 이상은 남성 7.6%, 여성 3.4% 정도로 아직 높은 보유율을 보이고 있다.

모자감염이 주원인인 국내 HBV 보유자의 소위 면역관용기(immune tolerance phase: HBeAg 양성이나 간염은 없는 시기)는 대체로 30세 내외에서 끝나고, 간염으로 진행하지만 국내 HBV 보유자의 약 10% 정도는 e항원(+)이면서 간염 발생 없이 그 상태로 일생을 지나기도 한다. 이들은 현재의 항 바이러스요법에는 적응대상이 되지 않으며 정기적인 관찰을 하여 간암의 발생 여부를 감시하는 것뿐이다.


연간 약 10% e항원 혈청전환


만성B형간염 환자는 연간 5-10% 정도에서 약제의 도움 없이 바이러스 복제능의 약화와 함께 간염도 완화되는 시기를 경험하며, 이러한 환자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은 그 후에도 지속적으로 염증 없이 지낼 수 있다.

이러한 자연적인 e항원 혈청전환의 핵심은 바이러스의 복제능력의 약화에 있다. 간 질환의 진행이 심하지 않은 시기에 e항원 혈청전환이 발생하면 간경변증으로의 진행도 억제되고 간 세포암의 발생빈도도 저하되어 별다른 위험 없이 일생을 지낼 수도 있다.

과거에는 이들을 건강보유자(healthy HBV carrier)라고 지칭한 때도 있었지만 현재는 이러한 명칭은 없어졌고 2000년도 미국 NIH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의 B형간염 workshop에서 이러한 상태를 ‘비활동성 보유자’(inactive carrier state)로 정의하고 있다[표1].

[표1] 만성 B형 간염(전통적 분류)
 

현재 시행되고 있는 항바이러스 요법은 약제의 도움을 받아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함으로써 이러한 비활동성 보유자에 조속히 도달하려는 것이 목적이다.

이 workshop에서는 만성B형간염을 e항원 보유여부와 무관하게 혈청 HBV DNA가 양성이면서 간경변증이 없고 관찰 6개월 내에 ALT/AST의 상승이 있는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국내 만성B형간염의 20% 정도가 e항원(-) 만성B형간염 (e항원 음성, HBV DNA 양성)이며 이러한 형태는 e항원(+) 만성B형간염의 경과 중 e항원 혈청전환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발생된다고 알려져 있다[그림1].

[그림1] HBeAg, Anti-HBe, HBV DNA에 따른 B형 간염의 분류
 

e항원(-)인 환자의 연령대는 e항원(+) 간염보다 높으며 진행도 빠르다는 견해가 있고, ALT나 AST 수치가 실제의 염증을 반영치 못하는 경우도 많으며 항바이러스 치료를 했을 때 아직 적절한 치료종료시점을 모르기 때문에 더욱 장기간 사용해야 하는 특징을 보인다.

그리고 진단하기도 그리 쉽지 않아서 [표2]와 같이 3가지 형태가 있으며 이중 2형은 ALT, HBV DNA가 정상 비정상을 되풀이하며 진행하므로 한번 검사로서는 inactive carrier state로 오진하기 쉬운 형태임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림2]


[표2] e항원 음성 만성 B형 간염
 

[그림2] e항원 음성 B형 간염의 경과
 

핵산유사체가 주종 이뤄


현재 만성 B형 간질환의 항바이러스 치료는 핵산유사체(nucleoside or nucleotide analogs)가 주종을 이루는 시대이며 기존 B형간염환자의 상당수가 이미 라미부딘(lamivudine, LMV)을 사용하고 있고 새로운 항 바이러스제제도 속속 출현하고 있는 시점이다.

그러나 이들 약제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는 한편 치료대상의 선정에 논란이 있고, 약제 반응의 판정기준이 불명확하며, 경과관찰을 위해 현재보다 더욱 예민하고 적절한 검사법이 필요하고 장기적인 치료가 불가피하다.

따라서 치료종료 시점이 모호하고, 어떤 약제를 사용하든지 잠재적으로 내성변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등 나름대로 적지 않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환자에게 주는 경제적 부담이 점차로 가중될 것이라는 것도 큰 문제이고 향후 AIDS 치료와 같이 B형간염에서도 핵산유사체의 병용요법이 실시된다면 경제적 부담은 더욱 큰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에도 항바이러스치료는 간질환의 진행을 둔화시키거나 호전시키고 특히 간경변증의 비대상성화를 억제하며, 간이식 전후 바이러스 재감염의 치료에 유용함이 밝혀졌고 간암의 발생률도 저하시킬 것이라는 이론적인 바탕이 탄탄해지고 있어 좀 더 월등한 치료법이 출현하지 않는 한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들 약제의 발전이 계속될 것임이 틀림없다[그림3, 4] 여기서는 항바이러스제제 중 주로 경구복용하는 핵산유사체(nucleoside(tide) analogs)에 관하여 간략히 설명한다.


[그림3] 항바이러스 치료와 간질환의 진행

 

[그림4] 항바이러스 치료와 간암 발생율

 

핵산유사체의 일반적 특징


핵산유사체 항 바이러스작용의 공통점은 약제가 HBV DNA polymerase (HBV pol)을 억제하여(chain termination) 바이러스의 복제를 차단하는 것이다.

그러나 복제의 모체가 되는 비증식형인 간세포내 cccDNA (covalently closed circular HBV DNA)는 이러한 치료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므로 cccDNA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cccDNA 감염세포가 자연 소멸되거나 면역학적인 작용에 힘입어 소멸될 때까지는 이러한 치료가 바이러스의 생산을 100% 감소시킬 수는 없으므로 기존 cccDNA에서 복제되는 바이러스를 지속해서 억제할 필요가 있다.

현재 사용되거나 개발되는 핵산유사체들이 cccDNA 감염세포를 퇴치할 면역작용이 있는지는 불분명하므로 조기에 투약을 종료하면 재발하며 약제의 장기간 투여가 불가피한 것이며 이 과정 중 약제내성변이의 발생은 필연적인 결과이다.

치료 중 발생된 내성변이는 약제의 작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선택적으로 증식하여 일정한 수에 달하면 음전을 유지하던 HBV DNA가 다시 양전된다(viral breakthrough: V-BT). 염증이 재발된다. 

혈중 HBV는 매일 일정량이 생산되고 제거되지만 회전율(turnover rate)이 몹시 빨라서 일단 약제에 의해 바이러스의 복제가 억제되면 혈중 HBV는 급속히 감소하며 감소 효과는 투여 4주내가 가장 크고 (1차 감소기) 그 다음부터는 서서히 감소한다 (2차 감소기).

잘 알려진 바와 같이 HBV pol은 자체교정 (proofreading) 능력이 결여되어 있어 복제 중 다양한 변이의 바이러스들이 쉽게 발생되는 특징이 있다(viral quasispecies).


(1차 감소기)의 속도와 강도가 강할수록 혈중 HBV 농도가 신속하게 최대한 낮아질 것이고 결과로 약제내성변이의 원인이 되는 viral quasispecies의 절대량이 감소하는 것이다.

투약종료시기에 관한 지표 없어


현재 사용되는  lamivudine (LMV: zeffix)나 adefovir (ADV: hepsera) 등의 혈중 HBV 농도 억제력은 약 3 log 정도로 강하다고는 할 수 없고 이 두 가지 약제를 병용해도 HBV 억제력은 증강되지 않지만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

특히 ADV는 바이러스 억제력은 크지 않지만 이에 해당되는 HBV nucleotide와 구조가 유사하며 굴절력이 뛰어나 내성발생이 LMV보다 현저하게 적은 것이 특징이다.


핵산유사체 치료의 투약종료시기에 관한 현재의 지침은 아주 불안정하다. 국내 B형간질환자의 20%에 해당하는 e항원(-) B형간염에 관해서는 투약을 중지하면 대부분이 재발되는 것만 알려졌을 뿐 투약종료시기에 관한 지표가 아직 없다. 

e항원(+) B형간염에서는 LMV에 한해서 e항원의 혈청전환 후 1년 이상의 투약 후 종료하는 것이 현재 종료 지침인데 구미지역의 보고와는 달리 국내환자는 이러한 지침을 따르다보면 투약종료 후 60%가 재발되며 이중 20%정도는 e항원(-)로 재발된다.


재발률이 높은 이유로서 HBV genotype과 연관성을 제시하고 그 중 특히 genotype C가 재발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는데, 우리나라 환자는 거의 모두 genotype C에 속한다.

이러한 경우 LMV의 경험을 미루어 보면 LMV를 재투여하면 일정기간은 효과가 있으나 투여중지기간에 바이러스의 회전율(turnover)이 왕성해져서 내성변이 발생을 오히려 촉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실제 상당수가 조만간 V-BT를 보인다.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 치료 위해 추가노력 필요


종전까지는 핵산유사체 치료의 주 대상은 HBV DNA(+)인 B형 대상성 간질환 환자가 우선이었으나, 경험이 축적되면서 비대상성 간경변 환자 중에서 LMV 치료가 통계적으로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적지 않다. 치료에 반응하는 일부 환자는 복수, 황달 등이 소멸되고 간기능 검사수치도 호전되는 현저한 치료효과를 보인다.

그러나 다양한 합병증으로 인한 악화요소를 가지고 있는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 중에서 어떤 환자가 이러한 항바이러스 약제에 반응을 하는지는 감별할 방법이 아직 없다. 호전된 환자도 V-BT가 발생되면 잠재적으로 다시 악화될 위험이 있고 전술한 바와 같이 e항원 혈청전환이 이루어진 예라도 투약을 중지하면 재발률이 높다.

그러므로 이러한 비대상성 환자를 치료할 경우 환자에게 약제의 잠재적인 위험요소 (자의중단, 내성 등)에 관한 교육을 철저히 하고 여러 다른 잠재적인 악화요인을 열심히 찾아 제거하는 치료가 동반되어야 한다.

항바이러스치료와 바이러스 검사법의 문제점

e항원(+) 간염은 e항원 혈청전환 후에 치료를 종료하여도 자주 재발하므로 투약종료시점을 e항원 혈청전환 후 1년 이상 사용한 후 종료하고 종료 후 6개월~1년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e항원(-) 간염은 그나마 종료시점이 없어 결국 V-BT가 발생되기까지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흔하며 이러한 형태의 간염은 HBV DNA가 104 copies/ml 정도에서도 상당수의 환자에서  간염이 진행됨이 보고되고 있어서 HBV DNA의 치료기준을 105 copies/ml 이상으로 하는 현 치료지침에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재발가능성이 높은 환자가 누구인가를 예측할 수도 없고 약제내성변이가 나타나도 V-BT가 발생되어야 비로서 임상진단이 가능한 이유는 현재 사용되는 HBV DNA 검사 예민도가 너무 낮은데 원인이 있다.

현재 임상에서 사용되는 signal amplication assays로는 105copies/ml 이하의 HBV DNA는 검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HBV DNA검사를 예민한 방법으로 교체해야될 필요성이 있다.

근래 급성B형 간염에서 완치된 환자 또는 비활동성 HBV 보유자에서도 수년간 미량의 HBV가 복제되고 있음이 보고되고 있다. LMV 치료 경험에서 보면 혈청 HBV DNA가 104 이하로 된 환자들의 상당수가 e항원 혈청전환이 일어나고 치료를 종료해도 장기간 재발이 없는 환자가 적지 않음도 알려지고 있다.

이를 보면 투약으로 인하여 HBV DNA가 충분히 낮아지고 모종의 알려지지 않은 조건이 충족되면 HBV의 완전박멸 없이 투약을 종료해도 성공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근래에 103copies/ml 까지도 검출할 수 있거나 (HBV bDNA), 102 copies/ml 까지도 HBV DNA를 쉽게 검출할 수 있는 target amplication PCR assays(real time assay)가 저렴한 가격으로 시판되고 있으므로 이를 임상에서 도입하면 위에 언급한 많은 점이 보완될 것이며 내성변이도 V-BT전에 조기에 발견하여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표3, 그림5]

[표3] HBV DNA 검사 기준

 

[그림5] HBV DNA 검사법과 측정범위

 

참고로 간암발생과 HBV DNA의 관련성에 관한 최근의 보고를 인용한다면 HBV DNA의 예민한 검사법의 필요성이 좀 더 강조될 것으로 생각된다.[그림6]

[그림6] HBV DNA양과 간암 발생의 위험도

 

치료중단 6~12개월 이상 재발없어야


재삼 강조하지만 상술한 예민한 검사법을 동원해도 충분한 기간을 사용치 않으면 재발되는 것은 근래에 새로이 등장하고 있는 새로운 핵산유사체들에서도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핵산유사체 치료를 받는 환자들에서 일정기간 치료 후 투약을 종료했을 경우 HBV DNA가 음전되고, sALT가 정상화되며, e항원 혈청전환이 이루어지고, 조직상의 호전된 예들은 어떤 기간까지 재발이 없어야 치료반응자(sustained responder)로 취급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해서도 명확한 기준을 제시할만한 근거는 아직 궁색하다.

그러나 e항원(+) 간염에서 LMV 투약종료시점을 e항원 음전 또는 혈청전환으로 했을 때에, 재발의 90% 이상은 6개월 내에 발생되고 나머지 5% 정도가 6~12개월에 발생되는 것을 참조하면 어떠한 기준에서 투약을 종료하든 간에 치료중단 후 6~12개월 이상 재발이 없는 예를 치료반응으로 취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새 핵산유사체들의 특징과 향후방향


LMV, ADV 외에도 B형간염 치료에 사용하는 핵산유사체로 최근 미국 FDA의 공인을 획득한 entecavir를 비롯하여 ADV와 구조가 거의 유사한 tenofovir가 있고 clevudine, emtricitabine 등 여러 가지 약제가 있다.

결국 이들은 약제에 의한 viremia의 (1차 감소기)의 속도와 강도를 강화하여 viral quasispecies를 단시간내 최대한 억제하여 내성발현을 둔화시키는 것을 1차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2차로 기존의 cccDNA 감염세포가 자연 소멸될 때까지 특별한 부작용이나 내성발현 없이 좀 더 장기간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이들은 장기간 사용시의 부작용이 아직 확실히 규명되지는 않은 약제들이며 현재까지 언젠가는 내성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잠재된 약제들이다.

AIDS의 치료경험에서 보듯이 B형 간염에서는 핵산유사체를 내성발현 없이 장기간 사용하려면 이론적으로는 2~3개의 서로 다른 안전성이 확보된 핵산유사체 또는 다른 항바이러스제제와의 병합요법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이에 대한 안전성 실험이 결여되어 있고 자료도 충분치 않으며 약제들이 대부분 고가이므로 당분간은 약제를 바꿔가면서 시행하는 소위 sequencial monotherapy가 유행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어떠한 약제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것(1st line therapy)이 유리한가에 관한 약제들간의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덧붙여 핵산유사체는 아니나 기존 인터페론의 단점을 보완한 Peg-interferon이 B형 간염치료제로서 새로이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e항원 음성 B형간염에서는 경구 항바이러스제제가 종료시점이 아직 명확하지 않고, Peg-interferon의 경우 1년 치료 후 비록 반응률은 높지 않지만 반응자에서는 치료를 종료해도 재발률이 적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향후 이 약제의 이용도 증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