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국민병으로 일컬어지는 당뇨병. 전문가들은 조만간 당뇨 대란(大亂)이 닥쳐 국가적 위기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전세계적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당뇨병은 특히 아시아지역에서 가히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 범위에 포함돼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오는 2025년에 1천만명의 당뇨병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국내의 상황을 외국의 데이터와 비교하여 향후 예방책을 모색해 본다.

고대구로병원 내분비내과 
백세현 교수


한 질병의 사회적인 의미는 질병이 얼마나 경제적인 부담이 되는가, 개인의 건강유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그 질병이 얼마나 많이 발생하며 그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등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당뇨병은 유병률과 발생률이 높고 만성적인 질병의 경과와 합병증으로 인해 많은 경제적 부담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학적인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한국에서 당뇨병과 관련한 각종지표에 대하여 믿을만한 통계는 충분치 않다.

그러나 여러 연구기관과 학자들에 의한 부분적인 통계등을 통찰력을 가지고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기존의 외국 자료와 관련하여 비교 관찰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할 수 있다.
 

2025년 가서는 전 세계 당뇨환자 3억3,300만명


현재 전 세계적으로 2003년에 대략 1억9,400만명의 당뇨병 환자가 있다고 추산되며, 이는 20~79세 사이 인구의 5.1%에 해당한다. 이 환자수는 2025년까지 3억3,300만명(6.3%)으로 증가할 것이다[그림1,2].

[그림1] 2003년 전세계 당뇨병 유병률
 

[그림2] 2026년 전세계 당뇨병 유병률


 

2025년까지 폭발적인 당뇨환자의 증가는 동남아시아에서 있을 것이 확실하다. 환자의 증가정도가 아시아권에서 가장 심각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하지만 2025년 유럽의 9.1%, 북아메리카의 9.7%가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이게 될 것이며 동남아시아에서는 7.5%까지 환자수가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의 각종 통계연구에서 우리나라는 이미 이 모든 수치를 앞서고 있어 심각한 문제이다.


현재 520만명 당뇨환자로 추정


1971년에 전라북도 옥구군조사(도서 지방 제외)에서 10세 이상주민 13만4,238명중 1만8,156명을 조사대상으로 한 결과 10세 이상 주민의 당뇨병 유병률은 0.91%였으며 30세 이상 주민의 당뇨병 유병률은 1.5%였다.

1990년 전국 결핵 실태 조사와 병행하여 시행된 전국 규모의 역학조사에서 당뇨병의 유병률은 7.9%(남자 5.1%, 여자 8.7%)로 관찰됐고, 조사 당시 본인이 당뇨병을 갖고 있음을 알고 있었던 사람은 20% 미만에 불과했다.


1993년 경기도 연천군에서 2개 읍, 8개 면 전 지역을 대상으로 무작위 집단 표본조사를 실시하여 20개 부락의 30세 이상 성인 3,804명을 선택했지만 2,520명(66%)만이 12시간 공복확인 후 75g 경구당부하검사에 참여했다.

세계보건기구의 진단 기준에 따른 당뇨병(제2형 당뇨병)의 유병률은 9.1%(남자 10.6%, 여자 7.9%) 내당능장애의 유병률은 11.8%(남자 12.5%, 여자 11.3%)였다. 이 경우에도 조사 당시 당뇨병이 있는 것을 알고 있었던 사람은 당뇨병으로 판명된 사람의 44%에 불과하였다.

1995년 같은 지역에서 다시 실시된 조사에서는 당뇨병과 내당능장애의 유병률은 각각 10.1%(남자 12.3%.여자8.2%) 12.2%(남자 11.3%,여자13.1%)였다.

고령화 사회로의 진행과 함께 노인인구에서의 당뇨병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차에 1999년, 2002년에 걸쳐 서울 서남부지역(구로구, 관악구, 양천구, 강서구) 60세 이상 노인인구를 대상으로 75g 경구당부하검사를 시행하여 당뇨병환자의 유병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1999년 조사에서는 1,737명중에서 당뇨병의 기왕력이 있던 사람은 196명(11.3%)이었고, 조사기간 중 새로 진단된 당뇨환자가 157명(9.0%)으로 당뇨환자의 유병률은 21.3%였다. 내당능 장애는 337명(19.4%)으로 당뇨환자수와 유사해 지속적인 환자증가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국내의 전국적인 조사가 마땅치 않던 차에 당뇨병학회역학위원회에서 2002년도부터 시행한 조사가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 이 조사는 2004년 당뇨병학회역학위원회보고에서 경기서울지역의 보건소, 병의원, 종합병원 등을 무작위로 추출하여 조사한 결과를 전국단위로 확대 추정하는 결과를 발표했다.

1,2,3차 의료기관 1,229개의 모집단에서 참여율 72%, 조사인구 16만3,95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를 이용해 전국으로 확대했을 경우를 추정한 결과 전 국민 4,598만5,289명중 522만4,881명(11.36%)이 유병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물론 이 조사는 전 수를 조사한 것이 아니고 경기, 서울지역의 일부조사를 토대로 전국 인구추정을 한 것이므로 명확한 유병률을 보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간과 할 수는 없다.


국내 2형 당뇨병 역학연구 어려워


제 2형 당뇨병 역학의 문제점으로 많은 환자에서 제2형 당뇨병의 임상적 발병 시기가 명확치 않아 제1형 당뇨병과는 달리, 제2형 당뇨병의 발생과 관련된 역학적 연구를 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국내에서는 경기도 연천군 지역에서 1993년과 1995년에 당뇨병 역학조사를 해서 당뇨병의 발생률을 파악한 연구 결과가 보고 되어 있다.

1993년에 당뇨병이 없었던 2,266명의 대상 중 1,193명이 추적됐으며, 이들 중 67명이 경구당부하검사에 의해 당뇨병으로 확인됐다. 연간 조발생률은 2.8%였고, 1990년의 표준 인구로 보정한 연간발생률은 2.5%(남자 3.2%, 여자 1.5%)였다.

당뇨병의 발생률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증가했고, 남자가 여자에 비해 더 높았다.

한편 서남부서울지역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1999년과 2002년에 추적된 350명의 당뇨병 연간 조발생률은 2.9%, 연령 성별보정 후 2.5%를 보였으며 정상내당능 장애에서의 발생률은 1.6%였던 것에 비해 공복혈당장애나 내당능장애가 있던 환자에서 당뇨병으로 이환되는 경우는 6.6%를 보여 심각한 발생률을 보였다.  

당뇨병역학연구 국가차원의 문제


현재까지의 한국인에서의 당뇨병유병률과 발생률은 통계적으로 충분치 않은 점이 있으나 그간의 일반적 연구를 종합하면 현재 한국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적게는 6~7%에서 많게는 11.5%까지로 예측되며 60세 이상의 고연령층에서는 20%이상으로 생각된다.

연간 조발생률은 세계적으로 높은 편이며 인구의 고령화를 고려할 때 당뇨병은 향후 필연적으로 폭발적인 증가를 보일 것이다. 따라서 당뇨병의 예방과 치료, 이에 앞서 정확한 통계연구의 시행은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국가적인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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