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혈전약물 복용 환자의 출혈 합병증 위험을 검토한 다시설 공동 전향적 관찰연구인 BAT(Bleeding with Antithrombotic Therapy) 연구 결과가 Stroke(2008; 39: 1740-1745)에 게재됐다.

중등·중증 출혈의 연간 발생률은 단일 항혈소판제에서 1.21%(두개내출혈 0.34%), 와파린과 항혈소판제를 병용한 경우에는 3.56%(0.96%)였다. 한국인과 비슷한 일본인에서는 두개내출혈이 많고 항혈전요법에 따른 발생률 증가가 우려되지만 BAT 연구에서는 서구의 보고와 비슷한 출혈위험이 나타났다.

W+A/P 출혈 위험은 W 단독의 1.76배

BAT 연구는 일본내 19개 시설에서 실시된 전향적 관찰 연구로서 뇌혈관장애나 심혈관질환 발병 후 항혈소판제나 와파린을 복용 중인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2003년 10월∼06년 3월에 4,009례(남성 2,728례, 여성 1,281례, 평균 69±10세)가 등록되어 단일 항혈소판제(단A/P군, 47.2%), 항혈소판제 2제 병용(복A/P군, 8.7%), 와파린(W군, 32.4%), 와파린·항혈소판제 병용(W+A/P군, 11.7%)의 4개군으로 나누어 출혈 합병증의 빈도를 조사했다.

연구 당시에는 클로피도그렐이 일본에서 승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단A/P군의 71%가 아스피린, 복A/P군의 63%가 아스피린과 티클로피딘을 병용했고, W+A/P군의 71%가 아스피린을 이용했다.

대상자의 54.8%가 뇌혈관장애를, 67.3%가 심질환을 일으켰는데 전자는 단A/P군과 복A/P군에서 후자는 W군과 W+A/P군에서 많았다.

19개월(중앙치) 동안 추적한 결과, 두개내출혈 31례를 포함한 중증 출혈(출혈사망, 두개내출혈, 출혈성 쇼크, 4단위 이상 수혈이 필요한 빈혈)이 57례, 입원이 필요한 중증 출혈이 51례 발생했다.

중등증과 중증을 합친 출혈 합병증의 연간 발생률은 단A/P군에서 1.21%, 복A/P군에서 2.00%, W군에서 2.06%, W+A/P군에서 3.56%(그림)였다.

 

환자 배경으로 조정한 다변량 회귀분석 결과에서는 와파린에 항혈소판제를 추가할 경우 중등증·중증 출혈위험이 1.76배(95%신뢰구간 1.05∼2.95, P=0.031), 단일 항혈소판제에 다른 항혈소판제를 추가할 경우 전체 출혈위험은 1.37배(95%신뢰 구간 1.07∼1.76, P=0.014)였다.

출혈 예방에는 혈압관리가 핵심

이번 보고를 정리한 일본국립순환기병센터 내과 도요다 가즈노리(豊田一則) 박사는 “항혈전요법에는 일정한 출혈 위험이 동반되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제와 용량의 선택, 불필요한 병용요법의 회피, 혈압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두개내출혈을 일으킨 와파린 복용자에서는 관찰기간 중에 혈압이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나 자세한 분석이 진행 중이다.

서양보다 출혈위험 안높아

일본인은 염분 섭취량이 많아 서구인에 비해 고혈압이나 두개내출혈의 빈도가 상당히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BAT 연구에서 나타난 항혈전제 복용자의 중등증·중증 출혈 합병증의 빈도는 최근 서구에서 보고된 결과와 거의 동일해 특별히 높다고는 할 수 없다().

 

도요다 박사는 “역학 연구에서 일본인의 두개내출혈 빈도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항혈전제 복용 환자에서는 발생률 차이가 없는 원인은 일본인이 항혈소판제나 와파린 투여량이 서양인에 비해 적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심방세동 환자에 실시하는 와파린 요법에 대해 서구 가이드라인은 프로트롬빈시간 국제표준비(PT-INR)의 추천 수치를 2.5 이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BAT 연구에서는 와파린 복용 환자의 등록시 PT-INR의 중앙치는 2.0 이하로서 일본 가이드라인 추천치(70세 이상 PT-INR 1.6∼2.6)로 관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절히 사용하면 출혈위험 회피

이번 지견은 항혈전제 사용법에 대해 어떤 것을 시사하는 것일까. 도요다 교수에 의하면 일본인의 경구 항혈전요법으로 인한 출혈 위험은 특별히 높지는 않지만, 연간 100명 중 약 1.0∼3.5명이 출혈 사고로 입원하는 상황이다.

일정한 빈도로 출혈이 일어난다면 근거없이 처방을 계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예를 들면 어지러움이나 실신이 주요 증상인 환자, 그리고 MRI에서 뇌경색이 아니라 대뇌심부 백질병변만 검출된 환자에 안이하게 항혈소판제를 처방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처방은 뚜렷한 효과가 없어 항혈소판제 투여에 적합한 동맥경화성 병변의 유무를 좀더 자세히 조사해야 한다.

2개의 항혈소판제 병용(특히 아스피린과 티에노피리딘계 약물의 병용)이나 와파린과 항혈소판제의 병용은 단제 치료에 비해 출혈 합병증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이 BAT 연구를 비롯한 많은 연구에서 밝혀져 있다.

환자의 병태에 따라 항혈전제 병용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원칙적으로 불필요한 병용요법을 피해 적절한 치료약과 강도를 선택한다.

예를 들면 항혈소판제를 복용하는 도중에 뇌경색을 포함한 혈전성 혈관질환을 일으킨 경우, 우선 다른 약제로 변경하고 그래도 효과가 부족하면 2제 병용을 투여하는 등의 수순을 밟는다.

또한 와파린은 항혈소판제에 비해 출혈 위험이 높아 원래 적응증인 심원성 뇌색전증의 예방 목적 이외에 동맥경화를 이유로 뇌경색 예방에 이용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권장할 수 없다고 도요다 교수는 설명한다.

두개내출혈 전에 혈압 상승

항혈전요법의 출혈 합병증을 얼마나 막을 수 있는지에 대해 BAT 연구는 하나의 단서를 제시하고 있다.

와파린 복용 중에 두개내출혈을 일으킨 환자는 등록시 경과 관찰 중 발생하자마자 외래 진찰시 혈압을 검토하면 시간적으로 혈압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도요다 교수는 “원래 혈압이 높은 환자나 와파린 복용 중에 혈압이 상승하는 환자는 두개내출혈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출혈 위험을 고려한 항혈전제 복용 중인 환자의 최적 강압수치를 포함해 검토를 진행하고 있지만, 출혈 합병증 예방을 위해서는 혈압 측정, 생활습관 개선지도나 강압 관리를 포함한 혈압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